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26 바보와 맹장은 종이 하나 차이
    2021년 08월 31일 02시 09분 4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728x90

     원문 : https://novelup.plus/story/133552962/271917334

     

     

     

     릭은 대략적인 사정을 말하며 로랑을 감쌌다.

     상처도 대단하지 않다고 하며 어떻게든 아루루를 진정시켰다.

     

     "일단 옷 좀 입고 와!"

     "예예. 알았다고. 아가씨."

     "시끄러. 예는 한번만 말해!"

     "예예예예예예."

     

     반라의 로랑은 방을 나가서 곧장 옷을 갈아입고 왔다.

     그의 옷은 꽤 소박한 것이었다.

     

     "조금 더 복장에 신경쓰는 게 어때."

     "빨래는 하고 있는데."

     "그런 게 아니란 말이다. 뭐 알몸보다는 낫겠지만......"

     

     아루루는 왠지 진저리가 난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옷은 그렇다 치고. 로랑, 왜 릭하고 싸운 거야!"

     "응?"

     "싸우라고 말하지는 않았다고! 말리라고는 했지만......!"

     "그랬었나."

     "뭐~? 그랬었나, 라고오?"

     "그렇게 화내지 마, 아루루."

     "이건 당연히 화가 나지! 우리 용사한테 무슨 일이 생겼다면......!"

     

     아루루는 로랑에게 항의하는 동안 다시 화가 치밀어오른 모양이다.

     로랑은 태연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생일을 축하했을 뿐이라고."

     "뭐가 생일축하냐!"

     

     거친 소리를 내며 테이블을 팡팡 치는 아루루.

     로랑은 왠지 즐거워보인다.

     

     "성격은 아버지와 닮았네, 아루루."

     "지금 아빠......아니 아버지는 관계없잖아!"

     "자주 이런 느낌으로 말했었지."

     "그러니까! 화제를 되돌리란 말야!"

     

     아루루는 부끄러운 건지 화내는 건지 모르겠다.

     릭은 웃음이 나오려는 것을 참았다.

     

     ".......옛 관습이야."

     "뭐라고오? 용서 못 해!"

     "아루루, 그건 화낼 일이 아닌데......"

     

     아루루는 이제 로랑이 무슨 말을 해도 격노하는 듯하다.

     이건 화내다가 지치기를 기다릴 수 밖에 없겠다고 릭은 생각하였다.

     

     "뭐 마지막까지 들어보자고. 옛 관습이라니 그게 뭔데?"

     "모험시대의 관습. 신입을 갑자기 덮치는 거지."

     "덮쳐?"

     "시험하는 거다. 물론 누구나 덮치는 건 아니지만."

     

     로랑은 즐거워 보이는 표정이었다.

     

     "다시 말해 릭 군을 시험해봤다는 뜻이라고."

     "뭐? 우리 용사를 멋대로 시험하지 마!"

     "용사 릭아크우드의 기념할만한 생일이라서, 나 나름의 축하인사를 해준 거다."

     "뭐가 축하냐."

     "우리 방식의 환영인사를 젊은 용사한테 해준 거라고. [검은개미] 류로 말이지."

     

     

     그가 말하는 '우리' 라는 것은, 예전에 그가 이끌었던 용병단을 뜻한다.

     

     검은개미 용병, 예전 이 땅에서 최대의 세력을 자랑했던 용병단이다.

     

     지금은 이 나라에 용병은 존재하지 않는다.

     전부 위법이다.

     

     

     그런 로랑이, 릭에게 말했다.

     

     "우리들은 장래가 기대되는 신입이 있으면 무방비할 때 덮치는 짓을 했다."

     

     로랑은 탁자에 손을 괴고는 가만히 릭을 바라보았다.

     

     "우는 녀석도 있는가 하면, 언변으로 헤쳐나가려는 녀석도 있었다. 쏜살같이 도망치는 녀석도 있었고. 뭐 여러가지다. 본성이 드러나서, 그 녀석을 잘 알 수 있지."

     "본성......"

     "릭 군처럼 싸우려는 녀석도 가끔은 있지만, 정말 드물다."

     

     아루루는 언짢은 표정으로 로랑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한편 릭은 호기심을 견딜 수가 없는 상태다.

     

     "저기 로랑. 싸우려고 하는 자들은 역시 유망한 자들이야?"

     "아니, 그렇지도 않아. 그런 테스트가 아냐."

     

     로랑이 그렇게 말하자, 릭은 아쉬워했다.

     

     "이 테스트에 정답은 없어."

     

     로랑은 그렇게 나무랐다.

     

     "그리고 누구한테나 시험하는 게 아니라고 아까 말했잖아."

     "로랑, 거기서 싸우는 녀석을, 넌 어떻게 보았지?"

     

     이번엔 아루루가 물어보았다.

     로랑은 잠시 생각하는 것처럼 책상을 손가락으로 두들겼다.

     

     ".......바보나 맹장, 아니면......양쪽 모두."

     

     아루루는 릭을 곁눈질하였다.

     

     "그보다, 그 두 가지는 동일할지도 몰라. 결과론에 불과해. 죽으면 바보고, 살아남으면 맹장일 뿐. 난 운좋게 살아남아서 맹장이라고 불렸다. 죽으면 바보로 불렸을 거고. 사실 거기에는 아무런 차이도 없어."

     

     아루루는 크게 한숨을 쉬었다.

     릭은 약간 불만스럽게 아루루를 보았다.

     로랑은 짐짓 점잔을 빼며 아루루에게 말했다.

     

     "이제 알겠습니까, 아루루 감독관공?"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