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22 <모험시대는 끝났다니까> 첫 심부름 퀘스트
    2021년 08월 27일 01시 34분 0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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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ovelup.plus/story/133552962/274126754

     

     

     

     그런 결심을 했지만, 일상이 바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

     릭은 평소대로 식사하고, 잠자고, 집을 보면서 몇몇 가사일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독서는 여전히 내키지 않았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자, 아루루가 집에 왔다.

     

     

     "여어 용사 릭, 법률 지키고 있냐아?"

     "지키고 있어."

     "좋아좋아."

     

     이건 두 사람의 항상 하던 인사고, 딱히 특별한 의미는 없다.

     

     "자. 약속했던 열쇠."

     "고마워."

     "받아."

     

     아루루는 헛간의 열쇠를 호주머니에서 꺼내서 릭에게 건네주었다.

     의외로 순순히 넘겨줬다고 릭은 생각했다.

     

     릭은 손 안의 열쇠를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기억 속의 열쇠보다는 훨씬 작게 보였다.

     아직 아루루의 체온이 남아있다.

     

     "커졌네, 릭의 손은."

     "그럴려나."

     "그래."

     

     아루루는 조각이라도 감상하는 것처럼 릭의 주변을 한바퀴 돌았다.

     정면으로 돌아오더니, 그의 얼굴을 지긋이 바라보았다.

     

     "왜 그래?"

     

     그녀는 아무말 없이, 눈을 감았다 떴다를 반복하였다.

     마치 그렇게 해도 릭의 모습이 사라지지 않는지를 확인하는 것 같았다.

     

     "정말로 오늘 그 열쇠를 쓸 거야?"

     "그럴 셈인데."

     "......그래. 그럴 거라 생각했어."

     

     아루루는 뒷짐을 지더니, 뒤로 돌아서는 창밖을 보았다.

     좋은 날씨다. 나무가 소리내며 빛나고 있다.

     

     "아루루는 안 와?"

     "음. 여기서 기다릴래."

     "어? .......그래."

     

     릭은 단념했다.

     그보다도, 조금 놀랐다.

     

     어린 시절에 틀어졌던 일을 다시 해보기.

     그것은 둘이서 하고 싶었다.

     그보다, 둘이서 가는 것이 당연했다.

     

     아루루도 무섭다고 말하면서 당연하게 따라올 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녀의 모습을 보면, 갈 생각은 없어보인다.

     내쫓기는 듯한 기분이 든다.

     

     "릭. 저기 그, 뭐냐."

     "응."

     "조심해."

     "......알았어."

     "넌 나의 용사니까."

     "응."

     "그건 어린 시절부터 계속 그랬어."

     

     아루루는 이쪽을 돌아보았다.

     역광을 받아서, 아루루의 윤곽이 빛나고 있다.

     

     "그리고 나는 용사감찰관이 되었지."

     "응."

     "감찰관이라서, 네 마음에 들지 않는 일도 해. 하지만 그것은 널 지키기 위해서야."

     "그래 그럼......갔다 올게."

     

     릭은 뭔가 석연치 않은 채로 집을 나왔다.

     내쫓긴 듯한 기분이 사라지지 않은 채였다.

     

     나갈 때 봉을 손에 들었다. 호신이 필요할지는 모르지만, 없는 것보단 나으니.

     문을 닫고 걸어가자, 집 안에서 아루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아! 이 '첫 심부름' 을 지켜보는 듯한 기분!"

     "꼬맹이 취급하지 말라고!"

     

     릭은 돌아보고서 그렇게 말했다.

     그 덕에 약간 기분전환이 되었다.

     

     

     "여어 대장."

     

     주변을 바라보며 걸어가자, 티스텔의 목소리가 들렸다.

     목소리가 난 곳을 보니, 티스텔이 굵은 나뭇가지에 다리를 걸치고 거꾸로 매달려 있었다.

     

     "뭐하는 건가요, 티스텔 씨."

     "피를 머리 쪽으로 보내고 있어."

     "아 예."

     "요즘 컨디션이 좋지 않아. 도통 잠들 수가 없어서 말야."

     "그, 그런가요."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해서 거꾸로 매달린다니 무슨 논리야?

     건강관리라기보다, 동물의 습성같다.

     

     "아가씨는 어디에 있지?"

     "집에서 기다리.....는데요."

     "그런가."

     

     티스텔은 간략한 대답을 한 뒤, 상체를 가볍게 들어서 자세를 되돌리며 나무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릭의 집 쪽으로 부리나케 걸어갔다.

     

     뭐 됐어. 빨리 확인해버리자.

     

     

     

     하지만, 헛간에 다가간 릭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더욱 이상한 광경이었다.

     

     금속갑옷을 입은 남자가 대검을 지면에 꽂은 채로 문 앞에 서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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