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16 모험가는 다시 말해 무직이나 마찬가지니까2021년 08월 22일 23시 12분 0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원문 : https://novelup.plus/story/133552962/619158632
"여어, 아가씨. 에~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티스텔은 약간 부자연스런 말투로 말했다.
"고용주가, 아, 아니. 나으리가 말한 통금이."
"알아. 슬슬 돌아가려고 했던 참이다."
"그거 잘 됐군요. 여어. 대장."
티스텔은 릭의 어깨를 가볍게 쳤다. 그녀는 릭을 대장이라고 부른다.
"자, 널 위해서 케이크 한 조각을 남겨뒀다고. 자."
"이거 감사."
아루루가 접시에 올려진 케이크를 내밀었다.
티스텔은 같이 올려져 있던 포크로 케이크를 찌른 다음, 한입에 먹었다. 떨어진 크림을 손으로 받아내고는, 그것도 입에 쑤셔넣었다.
"거친 식사법이네."
"습관이라서."
엄지로 입가에 묻은 크림을 닦는다.
"먹을 것은 입에 넣을 수 있는 사이에 넣어둬야죠."
"티스텔 씨, 함께 케이크를 먹었어도 좋았는데."
"불렀지만 오지 않은 거다. 매번 그랬지만."
"그. 저는 고용된 몸이라서요."
티스텔은 황급히 케이크를 삼킨 뒤 말했다.
"하인이 주인의 연회에 동석할 수는 없잖습니까, 관례가 그런걸요."
"난 그런 거 신경쓰지 않는데. 글치 아루루."
"맞아. 나도 같이 먹자고 항상 권유했었어."
"다 함께 먹는 편이 좋잖아."
"뭐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티스텔은 하품을 한 뒤, 릭을 돌아보았다.
"어쨌든 생일파티에 갈만한 신세가 아니라서요. 아가씨와 대장이 알콩달콩 지내는 걸 방해하는 것도 그렇고, 그 옆에서 케이크만 먹고 있으면 몸둘 바를 모르게 되잖습니까."
"딱히 알콩달콩하지 않았어."
"맞아."
"정말로?"
"어이."
"맞아."
"예이예이. 잘 알겠스무니다."
티스텔은 어이없다는 듯한 얼굴로 말했다.
"저기, 티스텔 씨. 전에 해줬던 이야기 계속해 줘."
"전의 이야기라니 뭐였더라?"
"모험가 이후에 용병이 되었다는 이야기."
"아아. 그거. 뭐, 내 경우는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말야. 어느 쪽이건 제대로 된 직업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지만......"
티스텔은 아루루의 반응을 살피려는 듯, 흘끗 눈짓을 했다. 릭이 모험에 흥미를 가지는 것을 아루루가 싫어하기 때문에, 그녀의 입장에선 말하기 어렵다. 그 뒤에, 어느 정도 공감이 간다는 듯 씁쓸한 미소를 릭에게 보였다.
"그 사이에도 몇 가지 일을 했었지.......모험가란 다시 말해, 무직이나 마찬가지니까. 괜찮은 일이 그리 많은 것도 아니라서, 돈이 바닥나면 어떻게든 버텨야 해. 내 경우는 그래서 용병이 된 거고."
"그 사이에 어떤 일을 했는데?"
"대장이 들어서 재밌어할만한 게 아니라구요."
티스텔은 자신의 과거에 대해, 항상 그런 말을 했다. 말하고 싶지 않다기 보다는 정말로 듣기에 적당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그녀는 릭이 옛날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것을 항상 이상하게 생각하면서, 뭐든 재미없다는 것처럼 말했다.
"주점의 문지기같은 거랄까요."
"그건 무슨 일인데?"
티스텔은 놀란 듯한 표정으로 릭을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어디보자. 아~ 가끔 가게 안에서 싸우거나 토악질을 하는 취객을 내쫓내서, 가게 바깥에서 싸우게 하거나 토하도록 시키는 거. 정말 보람찬 일이었지. 3일 만에 잘렸지만."
"왜 잘렸어?"
"내가 내쫓은 취객은 전부 가게에 돌아오지 않아서 말야. 마스터가 내던지라고 해서 정말로 던졌는데, 그게 위험했어. 말한대로 해서 그런가."
릭은 웃었지만, 아루루는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 외에는 무슨 일을 했는데?"
"뭐, 여러가지...... 아가씨, 대장은 이런 이야기를 듣고 왜 재미있어할까요."
티스텔은 약간 귀찮다는 표정으로 아루루에게 말했다.
"아 그거. 릭은 일하지 못하는 게 불만인 모양이다. 전부터 그런 일을 말했었는데, 16세가 되니 또 고민하고 있는 거다. 자신이 다른 무언가가 아닌 단순한 용사인 것이 신경쓰이는 모양이다만."
"사치스런 고민이구만요, 대장."
티스텔은 이를 드러내며 웃은 다음, 어깨를 토닥였다.
"티스텔 씨, 용사를 본 적 있어?"
"지금 보고 있는데요."
"그게 아니라, 다른 용사 말야. 옛날의."
"뭐, 몇 명은......"
티스텔은 아련한 눈길을 하며 말했다.
조금 전과는 다르게, 그녀의 눈에는 몇몇 동경심이 깃들어 있었다.
"용사는 정말 마법이나 법률로 묶어둬야만 할 정도로 위험할까? 그렇게나 강한 걸까."
"......강해요."
그녀는 바로 대답했다.
"강해. 손쓸 수 없을 정도로."
"그렇게나?"
"대장, 당신 말야, 용사가 강하지 않다면 일부러 법률을 만들고 마법도 걸어놓고 감시하기 위한 관리도 붙여놓겠냐고."
"......나, 어떻게 해야 좋을려나."
"음~"
티스텔은 신음소리를 내었지만, 뭔가 생각하는 모습도 아니었다.
그녀는 아루루 쪽을 흘끗 본 뒤에 말했다.
"......법률을 지키시라고."
아루루의 방식으로 말한 것처럼 보였다.
"맞아. 법률을 지켜."
아루루가 그에 맞장구를 쳤다.
정말이지, 하는 생각만 났다.
"아가씨, 슬슬 통금이."
"아직 괜찮잖아. 요즘엔 해가 기니까."
"귀가가 늦어지면 제가 혼나기 때문에 좀."
"알았다 알았어. 그럼 갈게, 릭. 법률 지켜."
아루루는 좀 아쉬운 듯 손을 작게 흔들며 마차에 탔다.
릭도 손을 흔들어주었다. 항상 작별할 때는 미련이 남는다.
어쨌든, 아루루가 말한 며칠만 기다리면 열쇠를 건네줄 것이다.
오랜 기간 금지되었던 그 장소에 다시 한번 들어갈 수 있다.
뭔가 나를 자유롭게 해 줄 것이 그곳에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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