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15 어머니의 열쇠 쟁탈전2021년 08월 22일 21시 24분 4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원문 : https://novelup.plus/story/133552962/942490605
"후후후."
아루루는 제복의 호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그것은, 그 열쇠였다.
"엘리시아 아주머니는, 나에게 열쇠를 맡긴 것이니라!"
"뭐? 왜? 어머니가 왜 너한테."
"글쎄. 보나마나 릭이 또 헛간에 가고 싶어한다고 예상한 거겠지."
아루루는 뽐내는 표정으로 열쇠를 흔들었다.
"그래서 릭이 열쇠를 찾지 못하도록 내게 맡긴 거다."
"돌려줘."
"네 것도 아닌데."
아루루는 릭을 똑바로 가리켰다.
"잘 들어. 엘리시아 아주머니의 말로는, 그 헛간의 열쇠를 아크우드 집안의 부인이 대대로 관리하기로 되어있대. 그러니 이 열쇠는 원래 엘리시아 아주머니의 것이고, 네 것이 아니란 뜻이니라."
"뭐 그런 이야기 들어본 일이 없었는데."
"그야 그렇겠지."
"왜?"
"얼마 전에 그렇게 결정했다고 말했으니까. 내게 열쇠를 건네줬을 때."
"......아놔 어머니는 맨날 그래!"
"어쨌든, 그래서 지금 이 열쇠는 내가 맡아두고 있는 거다만!"
릭은 팔짱을 끼고 작게 신음소리를 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작전을 생각하고 있다.
그러다 쭈뼛거리며 아루루에게 손을 내밀었다.
"......빌려줘."
"서, 설마 스트레이트하게 부탁할 줄이야."
"부탁이야! 빌려줘도 상관없잖아!"
"어떻게 할까나~"
아루루는 열쇠를 위로 들어서, 넘겨주지 않겠다는 포즈를 취했다.
하지만 아루루의 키로는 그렇게 해보았자, 지금의 릭이 여유롭게 닿을 수 있는 높이다.
"그거 그냥 뺏을 수 있겠는데."
"아 강제로 빼앗을 셈이구나! 이 짐승! 남자는 틈만 나면 이런다니까!"
"누가 듣기에 오해하겠어!"
"이쪽한테도 생각이 있다고!"
생각이라니 뭔데?
라고 릭이 묻지 전에, 아루루는 옷소매를 당기고 열쇠를 안에 넣었다.
"아 뭐하는 거야!"
"가슴에 끼웠다만."
아루루는 자신의 가슴을 검지로 가리켰다.
너무나 예상 외였기 때문에 릭은 멈칫하였다.
"자 어쩔래. 강제로 내 가슴에 손을 집어넣어서 뺏을 거야?"
".........."
"해 봐! 강제로 여자의 가슴을 만지는 건 범죄라고? 그런 짓을 해도 좋다고 생각해? 응? 나를 만지면, 즉시 범죄로 판정하겠습니다."
".......치, 치사해......"
"하하하, 이젠 손쓸 수 없지?"
다 이겼다는 미소를 짓는 아루루.
"헤~이. 겁쟁이."
"법률을 그런 식으로 써도 돼?"
"윽."
"아루루, 그런 일을 하기 위해 용사감찰관이 된 거야?"
약한 곳을 찔린 아루루는, 공중에서 손을 휘휘 저었다.
"시끄........어."
손짓 때문에, 열쇠가 아루루의 가슴에서 떨어져 바닥에 굴렀다.
가슴 사이에 끼우지는 못했던 모양이다.
아루루는 서둘러 열쇠를 밟은 뒤 주웠다.
릭은 그만 내뿜었다.
"아니, 웃어!?"
"이건 웃을 수 밖에 없잖아!"
"웃어도 되는 일과 안 되는 일이 있다고."
"농담하는 건 그만두고, 빌려줘."
"안 돼. 지금 많이 화났어."
아루루는 열쇠를 끌어안으며 고개를 돌렸다.
이외로 가능하지 않을까, 라고 릭은 생각했다.
아루루의 반응에서, 약간 망설임이 생긴 것이 느껴진다.
"저기 아루루, 알고 있잖아. 내게 이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어깨에 손 올리지 마!"
".......부탁 좀 하자. 열쇠 빌려줘."
"계속 부탁하지 말라고, 꼬맹이냐!"
릭의 여태까지의 겸험에서 볼 때, 아루루는 밀어붙이기에 꽤 약하다.
아루루는 잠시 신음소리를 내며 고개를 돌렸다.
"........어머니와 나 누구의 부탁을 들어줄래."
"이분법으로 내몰지 마!"
"아루루도 알고 싶잖아. 사실 그 헛간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야, 알고는 싶지만."
아루루의 말꼬리가 약간 사그라든다.
그녀는 급히 도리질 치더니, 열쇠와 릭의 얼굴을 교대로 보았다.
".......정말로 위험해지면 어쩌려고 그래."
"괜찮다니까. 어차피 우리 부모님은 아루루한테 열쇠를 건네줄 때 이렇게 될 거라고 알고 있었어."
"그, 그런가?"
"어머니는 몰라도 아버지는 이 정도야 예상했겠지. 그래서 아루루한테 열쇠를 빌려줬다는 말은, 이제 아루루만 괜찮다고 하면 괜찮다는 뜻."
릭은 그런 논리로 아루루를 설득하였다.
결국은 수긍하였다.
"알았어......하지만 며칠 기다려. 그게 조건이다만."
"왜?"
"그게 조건이다. 안 된다면 넘겨주지 않아."
"......알았어."
"좋아. 어쨌든, 오늘은 돌아갈래."
"아, 벌써 돌아가는구나."
릭은 창밖을 보았다.
해는 기울어져 있지만, 아직 어두워질 때는 아니다.
평소의 아루루와 비교하면 빨리 돌아가는 편이다.
"실은, 최근 아빠.......아버지께서 통금시간을 설정해놓았다만."
"통금?"
"정해진 시간까지 돌아가지 않으면 혼나."
릭은 아루루의 아버지, 클라우드의 얼굴을 떠올렸다.
아루루는 왠지 점잔빼는 자세를 취했다.
"너도 꽤 나이가 찼으니, 조금 더 분별있게 행동한다고나 할까, 조심해라. 라고 말했지. 뭐 다시 말해서, 릭이 이상한 짓을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거지만."
"흐음~"
"흐음~이 아니라고! 조금 더 신경써서 대답해! 어쨌든 이제 돌아가겠다만! 생일 축하해. 그럼 이만!"
아루루는 그렇게 끝맺은 차에, 유리창을 가볍게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아가씨~ 슬슬 통금시간이에요~"
바깥에서 목소리가 들린다.
약간 쉰 듯한, 하지만 야무진 여자의 목소리였다.
릭은 그 목소리의 주인을 알고 있다.
"아, 티스텔 씨다."
"티스텔! 잠깐만 기다려!"
두 사람이 일제히 소리를 내자, 창문에 커다란 그림자가 나타났다.
둘의 대화가 끊기는 것을 재고 있던 모양이다.
키가 높은 여자가 있었는데, 머리 꼭대기가 창가에서 끊겨보일 정도다.
그녀가 티스텔이었다.
"티스텔 씨. 안녕하세요."
릭이 인사하자, 티스텔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볼일이 끝나자 곧장 발길을 돌렸다.
"아, 그래. 케이크. 티스텔 씨한테도 줘야지."
"아아 맞아. 갖다줘야겠어. 그 녀석 안 오니까."
아루루는 아직 남은 케이크를 접시로 옮겼다.
두 사람이 그걸 들고 바깥으로 나가자, 티스텔은 문 옆에 기대며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여자 치고는 키가 꽤 크다. 평균적인 남자의 머리 하나 정도는 더 높다.
그녀는 보리색 머리카락을 머리 뒤로 아무렇게나 묶고 있었다.
노출된 귀에는 뭔가의 이빨로 만든 듯한 귀걸이가 세 쌍이 있다.
갸름하고 이목구비가 뚜렷한 얼굴에, 안광은 예리하며, 눈동자는 금색의 고리를 떠올리게 한다.
이마 위의 머리카락 부분에서 오른쪽 눈가에 걸쳐, 흉터가 똑바로 나 있다.
품이 넓은 셔츠 위로, 농부들이 자주 입는 앞치마가 달린 바지를 입었고, 그 끝자락을 부츠에 아무렇게나 쑤셔넣고 있다. 그것들은 가죽과 징으로 보강되어 있어서 가죽갑옷에 가깝다.
거기에서 튀어나온 근육질의 긴 팔에는 몇몇 상흔이 있었는데 잘 그을린 피부와 대비되어 잘 보인다.
자, 이런 모습을 한 자를 보았을 때, 이 땅의 주민들은 이렇게 판단할 것이다.
물론 귀족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농민이나 상인이나 장인과도 어딘가 다르다.
그러한 자는......
아마도 전직 모험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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