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14 내게 하루 종일 감시당하고 싶어?
    2021년 08월 21일 21시 18분 4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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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ovelup.plus/story/133552962/717150510

     

     

     

     "정말이지 몇 번이나 하는 거야, 그 얘기."

     

     아루루의 말이 릭의 회상을 방해한다.

     조금 전까지 떠올렸던 꼬마시절의 모습이, 눈앞의 아루루와 겹쳐보인다.

     

     순식간에 10년이 지난 느낌이 든 릭은 현기증같은 감각을 느꼈다.

     그 정도로 헛간에서 일어났던 일의 기억은 선명하고 또렷하다.

     

     "확실히 릭과는 함께 헛간에 들어갔었고 찬장에도 숨기는 했어. 찬장의 안쪽에서 찰싹 달라붙은 것까지는......사실이지만."

     아루루는 약감 겸연쩍은 듯 릭에게서 눈을 돌렸다.

     "맞지?"

     "하지만 나한테는 그런 [용사여~] 같은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만."

     

     아루루는 릭이 말한 누군가의 목소리를 따라해보였다.

     그 일에 대해서는 릭과 몇 번이나 대화했었기 때문에, 아루루도 릭이 말했던 기억을 대부분 외우고 있다. 다만, 그게 현실이라고는 생각치 않는다.

     

     "그러니까. 그건 네가 꾼 꿈이다만."

     "하지만 말야."

     "하지만이 아니라고. 왜냐면 그 뒤에 우리들, 정신차리고 보니 집의 침대에서 자고 있었잖아."

     "그......랬지."

     

     릭은 마지못해 수긍했다.

     

     "우리들, 그냥 거기서 자버렸던 거야. 어린 시절에는 어느 사이엔가 잠드는 일이 자주 있잖아. 그래서 릭의 부모님이 우리들을 발견해서 데리고 온 다음 재워준 거겠지."

     "그래도 말야."

     "또 그 패턴."

     

     아루루는 진저리가 난다는 투로 말했다.

     

     "저기. 역시 말야......"

     "그건 안 된다만."

     

     릭이 말하기 전에, 아루루가 제지했다.

     

     "마지막까지 말하지 않아도 알겠다만. 또 다시 그 헛간에 가보려는 거지. 그건 안 된다고 몇 번이나 말했다만. 위험할지도 몰라."

     "위험하지 않아."

     "위험해. 만일 릭이 말한 대로 이상한 목소리가 정말로 들린다면, 그곳에는 뭔가 이상한 것이 있다는 뜻이라고. 그런 곳에 날 또 다시 데리고 갈 셈이야? 이 연약한 아루루를?"

     "그거, 모순되지 않아? 꿈이 아니라는 걸 확인하자는 거잖아."

     "만의 하나의 일이 있다고! 어쨌든 위험해!"

     "그럼 내가 혼자서 가볼게."

     "안 돼. 가면 안 돼. 이것은 행정명령이니라."

     

     아루루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렇게 말해도, 내 멋대로 갈 수 있어. 아루루도 날 계속 감시하는 게 아니니깐 말야. 저녁 무렵이 되면 집으로 돌아가잖아."

     "뭐야 그 말투는. 내개 하루 종일 감시당하고 싶어?"

     아루루는 얼굴을 붉혔다. 그리고 이어 말했다.

     "그, 그건 이미 결혼인데."

     

     "그런 뜻이 아냐! 몰래 가보겠다고 말하는 거야!"

     "부모님이 말리고 있잖아."

     "16살도 되었으니, 이젠 멋대로 들어가도 너그러이 봐줄......거라 생각해."

     "흐음. 그런가."

     "그래."

     ".......그래서, 열쇠는 있는 거냐."

     "그 헛간의 열쇠? 지, 지금은 없는데."

     

     릭은 한순간 움찔했다.

     어린 시절에 한번 열쇠를 훔친 이래, 부모는 헛간의 열쇠를 릭의 손에 닿는 곳에 두는 일이 없었다. 그 날 이후, 그 열쇠를 본 적은 한번도 없다.

     

     "찾아보면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해."

     "못찾을 거다. 집을 뒤집어 엎어도 말이지."

     "어떻게 아는 거야."

     "글쎄. 난 릭의 집에 대한 일은 릭 이상으로 잘 아니까."

     ".......아! 설마!"

     "그래! 그 설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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