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4 대공가의 일상2021년 07월 14일 03시 00분 0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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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젤 전하가 15세라는 사실이 발각되고 나서 며칠 후.
나도 스트레스 발산......엄격한 교육이 일단락되어서, 그 사람을 아들 취급하는 것에도 익숙해졌다.
그렇게 라이젤을 대하면서 지내고 있었는데, 오늘은 아침부터 어딘가 다른 낌새였다.
"제스트 대공, '지각지각, 모퉁이에서 부딪히는 이상적인 만남' 이란 무슨 뜻일까?"
"알버트, 마리 그 바보 녀석을 데려와."
"예!"
집무실에 들어오자마자 그런 말을 꺼내는 라이젤.
물을 것도 없이 출처는 미즈다 마리다.
"각하, 부르심에 따라 대령했습니다!"
"잘 왔다, 마리. 그래서? 변명거리는 있나?"
"네에!? 자, 잠깐만요 각하! 오해예요! 전 요즘 완전 조용하게......"
"모퉁에서 부딪히는 이상적인 만남 맞지?"
"아, 그거 전데요."
"역시 너였잖아! 그럴 거라고 생각했다고!!"
"순식간에 간파하다니, 역시 제스트 각하세요!"
"수 공, 대공가는 이런 일이......"
"일상이니 익숙해지세요, 라이젤 공."
나의 아이언클로 때문에 움찔대며 경련하는 마리.
"그런 문구가 나온다는 말은, 또 뭔가를 한 거지? 이번엔 뭐냐!"
"마마마마마말할게요!! 말할 테니까, 손을! 이대로는 두개골이 위험해요 각하!"
"주인님, 일단은 미혼여성이니 용서해주세요. 피부를 만지고 있는 것이니, 상황에 따라서는 의심하는 자가 없다고도 할 수 없으니까요.
".......알버트 경, 저걸 보고도 단정치 않은 상상이 드는가?"
"드래곤도 울리는 각하의 손이니......저런 바보는 한번 체험해야 알 수 있는 노릇이라 어쩔 수 없지 않겠소."
"각하께서 얼굴을 움켜쥐게 되면 귀족 자녀들이 밀어붙일 거라구요! 그리고 '상처입었다' 라던가 '잊지 못할 추억이었습니다' 라는 이유로 추근댈 것이 분명하잖아요! 그 정도도 이해 못하니까 똥개와 종마인 것이에요!"
".......종마."
"하하하, 집사공은 신랄하구나. 라이젤 공, 풀죽지 마시오."
실제 여동생한테 똥개라고 들어도 풀죽지 않는 알버트는,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라이젤은 그렇게 낙담하지 마. 사실이니 어쩔 수 없잖아. 그건 제쳐두고서......마리, 거기 앉아."
"네, 네에!"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상사인 내가 이렇게 말하면 순순히 의자에 앉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경우는 달랐다.
주저없이 바닥에 정좌한 것이다.
"호오, 정좌가 필요한 짓을 또 저지른 건가."
"라이젤 공, 각하께서 저런 눈매를 하고 있을 때는 조용히 있는 게 정답입니다."
"그걸 알고 있다면, 어째서 전에는......라이젤 공도 그래요. 요즘 정좌를 몇 번이나 했다고 생각하시나요?"
나와는 관계없이 뒷쪽에서 수의 설교를 듣는 2명이었지만 무시한다.
"가, 각하. 이게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하지만 말이죠!?"
"변명은 나중에 듣겠다. 먼저 이걸 읽어볼 테니 그대로 기다리고 있어."
그만 존재가 잊혀져가고 있던 마리가, 다른 사람들처럼 가슴에서 얇은 책을 꺼내들어서 건넸다.
"각하, 그 책의 절반은 살살 좀......"
"조용히 해, 미즈다마리."
"......네."
나도 조금 더 상냥한 말투를 쓰고 싶었다.
하지만, 이 책의 제목을 보자 그런 말투밖에 쓸 수 없었던 것이다.
'신병 밤의 특훈 ~귀신 중사의 엿보기구멍~'
벌써 안 좋은 예감만 듭니다.
"......어이, 이것의 어디에 '모퉁이에서 꽈당' 이 있는 거냐? 한결같이 교관과 신병의 그거였던데....."
"........네?"
고문과도 같은 30분을 견딘 나에게 돌아온 대답은 끔찍했다.
"아, 그게 아니라 이거였습니다."
"너, 정말 적당히 좀 하라고? 알겠어?"
무심코 대공이 아닌 본래의 내가 나오고 말았지만 어쩔 수 없다.
"이건 평범한 남녀취향의 보급판이니, 각하께서도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평범한? 그럼 이건.....됐다. 설명하지 않아도 돼. 이쪽이지?"
그녀가 말하는 보급판이라는 책의 제목은, 꽤 다소곳한 것이었다.
'전입병 ~소꿉친구와 전우~'
이번엔......괜찮아 보입니다.
"........마리, 넌 이런 책을 쓸 줄 아는 건가."
"제스트 대공, 내게도 3권을 빨리 읽게 해줬으면 하는데."
"큭! 소꿉친구의 기특함이 눈물샘을.......이 알버트, 감동했습니다!"
"마리 경, 전권을 3부씩 주세요. 아니, 사겠습니다. 이건 베아트리체 안주인님과 아가씨한테도 드려야합니다!"
"아, 네. 어라? 여러분, 마음에 드셨나요?"
마음에 든 정도가 아니다.
라이젤에 이르러서는 '제국군의 필수조건으로서 이 책의 독파' 를 도입하겠다는 말을 했다고?
"이 내용이라면, 어디에서든 팔릴 거다. 어째서 이걸 빨리 나한테 갖고 오지 않은 거냐, 너는. 작위를 올려줘야겠다."
"네에!? 그 정도까지인가요?"
"그 정도다. 자연스럽게 쓰여진 내용으로 정조교육에 쓸 수 있고, 애국심도 가르칠 수 있다. 황제폐하께 보여주고서 군의 견본으로 도입할 수 있는 수준인데?"
"그, 그 정도나 큰일에 쓴다구요?"
이 녀석은 재능을 잘못 썼던 거구나.
"먼저 직할군과 상위귀족한테 도입시키고, 그리고 나서 하급귀족에 보급시킨다. 그리고 평민들도 알기 쉽게 만든 것을.....만들어야겠지. 이건 일대사업이 될 거다!"
"역시 주인님, 바로 전문의 부서를 세워서 관리시키겠습니다."
"라이젤 공, 이렇게 되면 저는 전령을 가게 될 터인데. 제도의 선물로 뭐가 좋겠소?"
"알버트 경, 그럼 뭔가 단 것을 부탁하고 싶네."
"그렇게나 대대적으로 나의 책이......."
감동에 젖어 부르르 떨고 있을 마리는, 앉은 채로 고개를 숙이며 떨고 있었다.
역시 자기가 쓴 것이 퍼진다는 것은 감개무량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여 모두가 그녀를 따스한 눈길로 바라보고 있자, 홱 하고 일어서더니 외치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외전으로서 야시시한 전개의 얇은 책을 발행한다면, 천문학적인 매상이!!"
"그걸 그만두라고 말하지 않았나!! 이 바보같은 녀석!!!!"
감동이 아닌, 아픔 때문에 우는 마리의 소리가 들린다.
오늘도 대공가는 평상시 그대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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