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88 드물게도 도움이 되는 마리
    2021년 07월 13일 18시 07분 5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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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5943db/203/

     

     

     

     "이쪽이 수왕폐하와 에밀리아 재상의 초상화입니다. 또한 밑그림의 단계지만 색칠도 해놓았는데, 도안은 이걸로 어떠신가요?"

     

     격식차린 동작으로 미소지으며 설명하는 마리의 옆에서 홍차를 한 모금.

     그 후, 이야기를 잘 들어보니 '지금 화제인 마리 경이 초상화를 그려줬으면 한다' 뿐이었던 것이다.

     물론 백합을 연상시키는 모습이 아니어도 문제없다는 모양이다.

     

     "오오, 정말 귀여운 그림체구나! 에밀리아!"

     "네. 저도 처음으로 보는 그림체네요.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세계의 그림과는 다르게, 마리의 약간 데포르메시킨 애니메이션 풍 그림체가 큰 인기인 모양이다.

     

     "수왕폐하와 재상공의 사이좋은 모습을, 제가 제대로 그리도록 하겠으니 안심하시길 바랍니다."

     "이 도인으로 좋으시다면 완성품을 후일 보내드리겠습니다, 수왕폐하."

     

     "그래! 부탁한다. 그래서 댓가는 어느 정도나 필요해?"

     

     상대는 왕족이니, 저렴하게 받으면 오히려 실례일까?

     아니, 돈을 요구하는 것은 더 위험하겠지.

     

     "아뇨, 이번엔 양국의 친교의 증표로서 진상하겠습니다. 개인적인 의뢰라면.......다음번 까지 요금표를 만들어오겠습니다."

     "오오! 그렇게 부탁한다!"

     "과연, 진상품인가요."

     "......요금표? 저기, 또 그려도 괜찮은가요?"

     

     " '순수하게', '불건전하지 않은', '우애의 그림' 이라면 불평하지 않겠다. 네 사악한 감정을 담아내지 말라고?"

     "아뇨, 저는 순수한 여자애들끼리가......."

     

     "담아내지 말라고!?"

     "네! 하지 않겠습니다!!"

     

     약간 살기가 깃든 내 시선에 끄덕이는 마리.

     이 녀석도 정말 질리지를 않는구나......

     

     

     "제스트 각하, 예술이란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군요."

     "너, 저걸 예술이라고 밀어붙일 셈이냐?"

     

     회담이라는 이름의 일러스트 조르기가 끝난 후, 진지한 업무의 뒷처리를 하면서 대기실에서 홍차를 마시며 말해주었다.

     

     "하지만, 평범한 그림덕분에 동맹이 성립되는 것과 같았잖아요? 만일 이것이 자매의 금단의 사랑을 그린....."

     "전쟁이 일어난다고!! 절대 그리지 마!!"

     

     "그, 그렇게 진지한 표정으로 혼내지 말아주세요......가벼운 유머라구요, 각하."

     ".......뭐, 공식석상에선 제대로 행동하고 있어서 괜찮다고는 생각하지만 주의하라고? 경우에 따라서는 도와줄 수 없게 되니까."

     

     이번 회담으로 말하자면 이 녀석은 백점만점이었다.

     

     "하지만 각하도 큰일이었나 보네요? 군사와 외교로 정말 바쁘신 것 같던데.....제대로 휴식은 취하고 계신가요?"

     

     "아니......휴식인가.......요즘은 전혀 없었지."

     "네?"

     "확실히 각하는 너무 일하십니다.....역시 술집으로....."

     "똥개는 가만히 있어요. 마리 경도 놀랐지요? 주인님께선 부하를 쉬라고 내보내면서 자신은 일하고 계신답니다. 조금은 몸을 소중히 해주셨으면 합니다."

     

     "부하들은 제대로 쉬고 있지? 그럼 내가 조금 더 바쁜 거야 상급귀족의 책임이니 어쩔 수 없지 않겠어?"

     "아, 각하. 죄송하지만 그건 좀 달라요. 일본과 마찬가지로 상사가 쉬지 않으면 부하도 쉬지 못하는 법이에요. 그러니 각하께서 적극적으로 쉬셔야 해요."

     

     드물게도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의견을 낸 자는 썩은 마리였다.

     

     "마리 경의 말대로입니다, 각하."

     "주인님, 이건 마리 경이 맞습니다."

     

     "그, 그럼.....이 동맹설립의 알림을 보내고서, 구 드워프 왕국의 건이 일단락되면......"

     "주인님은 그렇게 말씀하시면서도 결국은 계속 일하고 계십니다. 그러니 그 편지를 모두 쓰면 안주인님께 진언해서 휴가를 취하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점령지에 있는 구 드워프 왕국의 지배체제가 정착되지 않는 사이에는....."

     "통치방향을 검토하려면 황제폐하의 판단도 필요하겠죠. 그렇다면, 폐하의 의향이 결정될 때까지는 변경벡께 맡기면 거의 문제없을 것입니다."

     

     ".......황태자전하의 교육도 있는데....."

     "그거야말로 이 똥개한테 맡겨두면 되는 일입니다."

     "음! 그렇습니다, 각하!"

     

     "그럼......그렇게 할까. 조금 느긋하게 쉬기로 하겠다."

     "그게 좋습니다, 주인님."

     "각하, 부디 정양하고 오시길. 교육은 제게 맡기시고."

     "저도 이번 초상화를 다 그리면 쉬도록 할게요."

     

     마지막에 마리가 슬쩍 휴가를 요청했지만 뭐 괜찮겠지.

     

     "그래. 그럼 그렇게 매듭지어졌구나. 난 편지를 계속 쓰겠지만.... 각자 자유롭게 있어라."

     

     모두가 고개를 끄덕인 것은 확인하고서 잉크를 묻힌 깃펜을 들어서 쓰려고 한 순간,

     팡 하고 기세좋게 문이 열리는 것이었다.

     

     "무례한 것! 각하의 안전이거늘!"

     

     "전령병입니다! 베아트리체 안주인님의 편지를 가져왔습니다!"

     

     그렇게 소리친 전령병이 품에서 봉투를 꺼내들어보였다.

     저 봉투는 긴급연락용인데? 구 드워프 왕국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수고했다. 바로 확인해보마......아, 답신이 필요한가. 바로 보고 답신을 써줄 테니 기다려라."

     "예!"

     

     허리를 굽히며 고개를 숙이는 전령병에게, 수가 마실 것을 건네주었다.

     

     "사양말고 쉬도록 해라. 수, 간식도 내어줘라."

     "네, 곧장 내어드리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각하."

     

     전령병이 방구석에 앉은 것을 보고, 난 곧바로 편지를 열었다.

     

     "......뭐?"

     

     이것은 예상 외의 한 문장이었다.

     

      『황태자전하의 그 행동은 연기였습니다. 우수한 분입니다.


     ※ 미즈다 마리는 작가의 오너캐로 보인다.

     

     ※ 주인공이 제대로 쉬지 못하는 이유는, 술집에 가면 혼나고 술집에 안 가면 항상 누군가가 부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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