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87 수왕의 요청
    2021년 07월 13일 17시 22분 1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728x90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5943db/202/

     

     

     

     "돌아오셨나요, 주인님. 꽤 즐거우신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얼음장같은 미소를 짓는 수가 그렇게 말하니 뭐라 말할 수가 없었다.

     

     "똥개와 함께라면 몰라도, 에밀리아 재상과 함께였다고 들었는데요?"

     "아니, 그게 말이다......."

     

     도움을 청하려고 알버트를 보았지만, 녀석은 이미 방의 구석에서 정좌하고 있었다.

     

     "우리 영지에서도 도입할까 하는 훌륭한 가게를 소개받았다. 전쟁고아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가게다."

     "그런 가게가 있었나요?"

     

     "그래. 병사가 상주하고 있고 아이들과 즐겁게 놀 수 있는 가게였다. 그거라면 우리 영지에도 도입하기 쉽지 않을까?"

     ".......그렇네요. 맞선에 응용할 수 있어보이네요. 카츄아 아가씨와 상담해서 도입해볼게요."

     

     "그건 돌아가고 난 뒤에 부탁한다."

     "주인님의 상냥함에 부하들도 기뻐할 겁니다."

     

     기분이 꽤 좋아진 수가 미소지으면서 의자에 앉았지만, 그렇게 상황이 잘 굴러가지는 않았다.

     

     "그 건은 알겠지만, 밤중에 빠져나간 건에 대해서 자세히 들어볼까요. 안주인님께서도 '잘 부탁해' 라고 말씀하셨으니, 여자인 에밀리아 재상과 즐겁게 마셨다는 부분은 보고드리겠습니다."

     

     그 대사가 끝나기도 전에, 나도 알버트의 옆에 정좌하였다.

     그것만은 제발 봐주십쇼.

     

     

     

     "말씀은 이해했습니다. 하지만 미혼 여성과 마시러 갔다니 역시 문제가 됩니다."

     "말씀하신대로입니다."

     "그래. 반성한다."

     

     진심의 사과를 하는 똥개를 따라서 사과하는 나.

     

     "똥개는 특히 반성하세요. 베아트리체 아가씨한테 '알버트 경이 주인님을 꼬드겼다' 고 제대로 보고드릴 거니까요."

     "......유서의 준비를 해야겠다....."

     

     아련한 눈길로 허공을 바라보는 똥개였지만, 저렇게 말은 했어도 수가 감싸줄 것이 분명하다.

     

     "그럼, 슬슬 몸단장을. 수왕폐하와의 회담 시간이 머지 않았으니까요."

     "벌써 이런 시간이었나......"

     

     그런 무자비한 말을 듣고서, 아직 술냄새가 남은 몸에도 불구하고 업무모드로 들어가는 나였다.

     

     

     

     "음? 제스트 대공, 안색이 나빠보이는데 괜찮아?"

     "아뇨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수왕폐하. 어젯밤에 에밀리아 재상과 마을의 시찰을 했었는데, 그만 너무 마셔버리고 말아서......"

     

     메이드의 안내로 들어간 응접실에서, 수왕폐하는 대뜸 그렇게 말한 것이다.

     

     "오오! 에밀리아와! 그러고 보니 그 가게에 갔었다고 들었는데."

     "그건 수왕폐하께서 생각하셨다고 들었습니다. 훌륭한 혜안에, 감복했습니다."

     

     "하하하, 에밀리아도 처음엔 반대했었지!"

     

     제일 화려한 소파에서 고개를 끄덕이는 에레노라 왕.

     

     "그 정도로 사이좋게 지내준다면, 이쪽으로서도 다행이야. 아, 나한테도 편히 대해도 상관없다고?"

     "하하하, 수왕폐하를 상대로 편하게 대한다니요....."

     

     "그룬 제국을 상대로 일부러 싸움을 거는 짓은 안 해. 제스트 대공이 상대라면 더욱 그렇고."

     "......재미있는 농담이십니다."

     

     "농담이 아닌데......실제로 에밀리아는 머리를 싸매고 있었다고?"

     "재상공이 말입니까?"

     

     "제스트 대공의 측실이라면 좋지만, 첩이나 애인이 되면 평판이 좀......"

     "......저기, 무슨 말씀이십니까?"

     

     "애초에 저는 부인 한 명만 있으면 되니 그런 자는 필요없습니다. 어째서 그런 이야기가 되었던 겁니까?"

     "음? 그럼 드래곤의 이빨을 받은 대가는 어떻게 해야 좋은 것이야?"

     

     "국내에서도 그런 쪽의 혼담은 많이 받았었지만, 전 정말로 부인 이외의 여자는 필요없습니다. 드래곤의 이빨도 훈련중에 손에 넣은 것이니 신경쓰지 마시길."

     "후, 훈련으로 드래곤과 싸운다는 말이냐!?"

     

     "예, 적당히 강한 덕분에 병사들한테서 인기있는 상대입니다."

     "......제스트 대공의 흑기사와 발키리부대가 귀신처럼 강하다고 일컬어지는 이유를 잘 알겠구나."

     

     나는 대답은 하지 않은 채, 미소지으며 홍차를 마셨다.

     

     "그렇게 강도높은 훈련을 말이지......부러울 따름이야."

     "수왕폐하도 알버트의 아들과 결혼한다면 한 집안 식구같은 것입니다. 조만간 초대할 테니 드래곤과 놀아보시겠습니까?"

     

     "뭣이!? 괜찮은가 제스트 대공!!"

     "저기.......에밀리아 재상과 상담하고 나서 오셔야 합니다?"

     

     어린이한테 장난감을 쥐어줬을 때의 눈으로 기뻐하는 건 흐뭇한 일이지만, 내 손을 거머쥐는 건 어떻게 해야하지? 

     어쩔 수 없이 쓴웃음을 짓고 있자, 문을 노크한 재상이 들어왔다.

     

     "실례하겠습니다......아, 뭔가 수왕폐하께서 기뻐하실만한 일이라도 있었나요. 하지만 남자인 제스트 대공의 손을 그렇게 가까이에서 쥐면 민폐가 될 텐데요?"

     "으음! 그랬었나."

     

     "민폐는 아니지만, 수왕폐하께 민폐가 끼칠만한 소문이라도 나면 큰일이니까요."

     "제스트 대공, 죄송합니다. 언니는 나쁜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래! 솔직한 기쁨을 표현했을 뿐이다!"

     

     곤란한 표정의 재상이 정말 불쌍해보인다.

     그 일을 실감한 것은 이 남자의 표정을 보고 나서였다.

     

     "각하, 입실해서 저도 회담에 나와달라고 에밀리아 재상공께서 말씀하셨는데 어떻겠습니까?"

     

     그래 똥개다.

     수왕은 똥개의 여성 버전이라고만 생각되는 것이다.

     

     "그, 그래. 그렇게 해라."

     "예!"

     

     "그래! 제스트 대공의 부하인 마리 경을 소개해주지 않겠어? 부디 여자들끼리의 우정을 그린 '백합' ? 같은 이야기를 나와 에밀리아를 주체로 써줬으면 하는 거다!!"

     "푸~~~~~웃!!!"

     

     일국의 왕을 향해 홍차를 내뿜었다.

     그런 불경죄MAX의 행동을 했지만, 수왕은 웃으면서 용서해주었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