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7 저택의 경비2021년 07월 12일 14시 29분 4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5943db/191/
"보세요! 이 정열의 빨강이 빛나는 금은빛 무늬! 이 기법은 카츄아 아가씨 사양만의 특별한 호화로움과 화려한 분위기여서, 고위귀족의 아가씨들한테 큰 인기랍니다!"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설명하는 점원이었지만, 나와 타셀의 시선은 꾀죄죄한 상자에 못박혀있었다.
"걱정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부실하게 만들지는 않았습니다! 이 빨강색과 금은색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들었지만, 가격은 다른 사양과 같은 것입니다!!"
그게 아니다.
"아하, 이 상자가 신경쓰이시나요. 안목이 있으시네요....."
점원의 살짝 볼을 타고 흐르는 한줄기의 땀을 놓치지 않았다.
"이 사양의 상자는, 엘프족에게 친숙한 영목을 사용했습니다. 차분한 어른의 분위기와 귀여움을 겸비한 카츄아 아가씨께 어울리는 상자와 내용물이라고 말할 수 있겠죠."
".........영목?"
"나으리, 이 상회의 의뢰로 모험가길드에'유목의 회수와 운반' 이 내걸려 있는 모양입니다."
타셀의 말에 의해, 이번에야말로 숨길 도리가 없겠다며 땀을 흘리는 점원.
"아니, 그.......그런 실례되는 일은 하지 않습니다! 그건 이 가게 종업원의 식사를 위한 장작으로서."
"유목을 장작으로 쓰겠다는 믿기 어려운데."
"적어도 '외국의 진귀한 나무를 입수하기 위해' 라는 쪽이 낫겠군요."
"여, 역시 안목있는 손님이십니다. 당점의 비밀인 고급목재의 입수처를 간파하고 계실 줄이야."
"호오. 그렇게 나왔나."
"얕볼 수 없군요. 마침 잘됐다며 둘러대는 모양이군요."
".......처음에 발매된 베아트리체 님 사양보다 비싸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카츄아 아가씨 사양은 상자까지 힘쓰게 되면 대적자가 나버립니다. 만든 당사자가 카츄아 아가씨를 진심으로 존경하고 있다며 무리해버려서......다른 상품으로 적자를 메꾸려 해도 담당자끼리 견제하고 있어서 그것도 못하고....."
딱한 이야기다.
점원은 체념한 모양인지 주절주절 그런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렇다면, 빨강이 기조인 통상판 카츄아 아가씨 사양을 팔면 돼. 이 호화사양은 '특별한정판' 으로서 비싸게 팔 수 있다면, 귀족으로서의 신분차를 가격에 반영시키지 않는다는 불만도 나오지 않겠지."
"그거라면 대공가에 신청해도 허가가 나오겠군요."
"........그 방법이 있었구나!!!"
"말씀을 옆에서 들었습니다. 당점의 주인장입니다. 그렇게 하도록 하겠으니, 오늘의 일은 이걸로 부디....."
옷차림이 좋아보이는 중년남성이 나와서는, 슬쩍 가죽주머니를 내밀었다.
"받도록 하겠습니다. 그 대신.......그렇군요. 저 옷감과 장식품을 사지요. 아, 이 머리장식도 살까요."
"대금입니다. 나으리께서 들고 계신 머리장식만은 들고 가겠습니다. 남은 것은 이 장소로 옮겨주시길."
그렇게 말한 타셀은 품에서 금화가 든 주머니와 장소가 쓰여진 종이를 내밀었다.
"이거 매우 실례했습니다. 부디, 이제부터도 돌봐주시길. 이후에는 이런 일이 없도록 조치하겠습니다."
만일 가만히 뇌물을 받고서 떠난다면 단순한 귀족의 심부름.
지금처럼 뇌물을 받아둔 후, 쇼핑을 하고 나서 뇌물 이상의 돈을 건네는 것은 '귀족 본인이 몰래 왔고, 이 정도의 일은 무마시킬 수 있는 계급이니 입막음은 걱정말라' 의 의미다.
"자주는 오지 못하겠는데. 이 점원이 우수해서 그만 감싸주고 싶었던 거다. 아, 측실이나 애첩의 것은 충분하니 걱정없다."
"이건 말씀대로 받아두도록. 안주인님께서 아신다면 큰일나니까."
"......거기까지 말하지 않아도 돼."
대귀족답게 끝내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에서 미끄러졌다.
"난 부인한테 휘둘리고 있지 않은데?"
"알고 있습니다."
"부인이 무서워서 측실과 애첩이 없는 게 아니라, 사랑하고 있기 때문인데?"
"물론 알고 있습니다."
결국은 쓸데없는 지출에 불과했던 장보기를 끝내고서, 사이좋게 마을을 걷고 있다.
"그보다도, 슬슬 준비를 해주시길. 저택이 가까워졌습니다."
"그래. 뭐, 나와 타셀이라면 고생은 안 하겠지만......"
"예. 평범한 장소였다면 그렇겠지요......하지만, 저 저택의 경우는 힘든 상황입니다."
"하하하, 타셀은 걱정도 많구만. 아무리 저 저택이라 해도 그렇게까지 어렵......"
딱 마을의 중심지.
왕성이 있었던 장소는 언덕으로 되어있다.
그 장소에 지금 내 저택이 있는 것인데.......
".......뭐야 이건."
저택의 주변은 다른 건물과의 사이에 50미터 정도 평지가 있을 터인데, 그렇지가 않은 것이다.
"뭐야 이건."
문제는 그 평지의 상황이다.
유일한 입구인 돌바닥의 통로에는, 흑기사들이 빼곡히 서 있었다.
주변에 방풍의 결계를 쳐놓아서 그런지, 침입자가 있다면 너무 눈에 띄어버린다.
"안쪽의 저택 부근에는 물의 결계도 있습니다. 상공은 드래곤들이 비정기적으로 날아다니고, 용기사부대도 교대로 감시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내부에는 수인족 여성병사들이 냄새로 경호하고 있고, 안주인님의 방 부근에는 발키리부대의 정예가 진을 치고 있습니다......그리고......"
"또 있나?"
"안주인님의 방에는, 안주인님 스스로 암속성마법으로 방어결계와 탐지결계를 쳐놓았습니다. 거기다 지금은 어머니이자 궁정마도사인 라미아 님까지 계십니다."
".....으, 음."
이건 좀 무리가 아닐까?
"슬슬 마중이 올 거라 생각됩니다. 마을에 들어서기 조금 전부터 탐지되고 있었으니, 곧 오겠죠."
"무슨 말인지......"
내가 대답하려고 했던 순간, 몸이 부유감에 휩싸였다.
"어서오세요, 제스트 님."
[아버지, 토토가 데려왔어요! 잘 되었나요!?]
커다란 천막이 쳐진 침대 위에 자빠진 자세로, 등뒤에서 안겨진다.
내 정면에는 익숙한 자그마한 베아트의 모습....나의 장녀라고 말할 수 있는 토토가 둥실 떠서는 웃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 왔어, 베아트, 토토. 걱정을 끼쳤구나."
"후후후, 제스트 님도 참, 오늘은 응석쟁이인가요?"
[토토도! 토토도 응석부릴래요!!]
베아트를 돌아보고서, 입맞춤을 하려고 천천히 얼굴을 가까이 했다.
"베아트리체 안주인님! 완성되었습니다!! 제스트 각하의 안는 베개를요!!!"
노크도 안 하고 대단한 타이밍에 방에 난입해온 바보 녀석.
미소를 지으면 뭔가를 한손에 안아든 마리가, 입구에서는 사각이어서 보이지 않을 나를 눈치채지 못하고 베아트의 침대에 다가갔다.
"지금 것은 잘 만들어졌어요! 자! 얼굴도 이전 것보다 더 닮아서......어라? 그 안는 베개는 각하와 많이 닮았네요."
"......."
내 뒤에서 목줄기에 얼굴을 파묻은 베아트는 새빨개진 상태일 것이다.
피부에 닿는 부분이 점점 뜨거워진다.
"안는 베개라니 무슨 말이냐? 솔직히 말한다면 싸인이 들어간 초상화의 건은 아이언클로로 끝내주겠다."
돌처럼 굳어버린 마리는, 물 흐르는 동작으로 정좌하였다.
[아버지, 마리는 솜씨가 좋아요. 처음 만들었던 안는 베개는 아버지가 알몸이라서, 어머니한테도 혼났단 말이에요!]
아무래도 봐주지 않아도 괜찮은 모양입니다.
토토, 나중에 과자를 줄게.
728x90'판타지 > 이세계인의 안내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179 토토의 고백 (0) 2021.07.12 178 또 늘어나는 걱정거리 (0) 2021.07.12 176 오랜만의 잠입 (0) 2021.07.12 175 술이 있는 일터 (0) 2021.07.12 174 황태자의 상대는 (0) 2021.07.11 다음글이 없습니다.이전글이 없습니다.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