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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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06월 27일 21시 42분 3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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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9795dx/212/

     

     

     

     렌브란트 왕국과 인멘스타트 제국의 국경에서 몇 킬로미터 동쪽으로 위치한 평야에는, 완만한 언덕이 몇개 있는 정도의 기복만 있는 널찍한 평원지대가 펼쳐져 있다.

     

     그 넓은 평원에, 무기질한 갑옷차림의 사람들이 에워싸는 것처럼 늘어서 있다.

     

     지평선을 가득 메운 사람, 사람, 사람.

     

     서쪽에는, 복장과 장비 뿐만이 아닌, 인종까지도 제각각인 렌브란트 왕국이 이끄는 동맹군.

     

     반면, 동쪽에는 기다란 창을 든 철갑의 병사, 그리고 후방에 대기하고 있는 궁사와 마술사대라는 구성의 인멘스타트 제국군이 있다.

     

     제국군은 30만이라는 대군의 힘을 유감없이 드러내어서, 직사각형의 널찍한 진형을 짜고 있다. 아마도, 곧장 달려들어서 동맹군을 쳐부술 셈일 것이다.

     

     동맹군의 진형은 상당히 특수했는데, 제국군에 비하면 종잇장처럼 얇은 직사각형의 진형이 둘로 크게 나뉘어 좌우로 배치되어 있다.

     

     왕국군의 병사로 구성된 1000명 씩의 부대와 수인들에 의한 부대가 전열에 늘어서 있고, 후방에는 엘프를 포함한 마도사대가 배치되어 있다.

     

     좀 더 밀집한 대형이 메인이 아닐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마술에 의한 광범위공격이 있기 때문에 과도하게 밀집된 지형은 어느 나라도 사용하지 않는 모양이다.

     

     다만, 이번의 제국군의 경우는 인원이 인원인 만큼, 일직선으로 나란히 서서 돌격하는 전법을 취할 것이 틀림없다.

     

     하지만 이 전투에 한해서, 그것은 오답이다.

     

     왜냐하면, 동맹이 생긴 후 처음 하는 전쟁인 것이다. 다른 나라가 어떻게 해서라도 동맹에 들어오고 싶어지게 할, 압도적인 승리를 해야만 한다.

     

     그것도 '에인헤랴르 뿐만이 아닌 다른 나라도 눈에 띄게 하며' 이기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동맹에 참가하는 모든 나라가 협력하여 결속을 다진다. 제국은 그를 위한 재료에 불과한 것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실제로 그렇게 하기란 어려운 일이지만.

     

     거기까지 생각하고서, 난 어깨를 들썩였다.

     

     "뭐, 어떻게든 되겠지."

     

     상공에서 전장을 바라보고 있던 나는 그렇게 중얼거린 후, 드래곤의 모습인 라그레이트의 등을 가볍게 쳤다.

     

     나의 지시에 호응하는 것처럼 한번 소리낸 라그레이트는, 천천히 지상으로 낙하하기 시작했다.

     

     내려선 곳은 둘로 나뉜 동맹군의 거의 중심이었다.

     

     하늘에서 내려서는 검은 드래곤의 모습을 보고, 멀리있을 터인 동맹군에서 환호성이 들려왔다.

     

     그리고 지상에 내려선 나를 보고, 안심한 표정을 띄운 크레이비스가 입을 열었다.

     

     "오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렌 국왕폐하!"

     

     "기다렸지."

     

     난 크레이비스에게 그렇게 대답한 후, 웃으면서 라그레이트에서 뛰어내렸다.

     

     그리고는 쓴웃음을 짓는 크레이비스와 메아스의 대표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잘도 도망치지 않고 기다려줬구나. 상당한 압박감이었지?"

     

     내가 그렇게 묻자, 핑클이 지평선을 가득 메운 듯한 제국군이 있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

     

     "렌 님의 힘을 몰랐다면, 절대 이 자리에 오지 않았겠지요."

     

     핑클이 그렇게 말하자, 지로모라가 코웃음을 치고는 일부러 몸을 떨었다.

     

     "그야 당연하지. 30만 대 5만이지 않은가? 화려한 자살로만 생각하는 것이 보통아니겠나."

     

     "저도 정신차리고 보니 전장으로 오게 될 정도로 물들고 말았답니다. 하지만, 병사 이외인 저희들을 이 자리에 부른 것. 그 영향은 나중에 크게 돌아오겠지요."

     

     카레디아가 그렇게 말하며 이번엔 제국군과는 반대편으로 눈을 돌리자, 그곳에는 확실히 병사와 다른 모습을 한 자들이 서 있었다.

     

     물자를 산더미처럼 실은 마차와, 그 소유주인 메아스의 행상인들이다. 그들은 동맹군의 후방에 배치된 보급부대로서 움직이고 있다. 행상인들의 표정은 굳어있지만, 그럼에도 어떻게든 도망치지 않은 채 머무르고 있다.

     

     난 그 모습을 확인하고서, 입가를 들어올리며 아이템박스에서 검을 꺼내들었다.

     

     "자, 슬슬 상대도 움직일 것 같다. 크레이비스 왕. 호령을 부탁한다."

     

     "........알겠습니다. 그럼.......음, 크흠!"

     

     크레이비스가 그렇게 운을 떼고는 헛기침을 하자, 근처에 있던 근위병들이 자세를 바로 하며 정렬하였다.

     

     숨을 깊게 들이쉰 크레이비스가 입을 열며 호령을 하려던 순간, 제국군 쪽에서 우레와도 같은 굵은 함성이 들렸다.

     

     그 후 대지를 진동시키는 듯한 소리가 울려퍼졌다. 그와 함께, 제국군의 대군이 일제히 걸어오기 시작했다.

     

     완전히 타이밍이 어긋나버린 크레이비스가 목기침을 하는 와중, 지로모라가 표정을 찌푸리면서 기침을 하는 크레이비스를 보았다.

     

     "야무지지 않기는......이대로 부딪힌다면 사기가 올라가지 않을 텐데, 어떻게 할 것인가 크레이비스 공."

     

     "어쩔 수 없지. 호령은 내가 시작해줄게."

     

     난 그렇게 말한 후에, 이쪽으로 향해오는 제국군의 선두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 [브레이징에스트레아] "

     

     내가 그렇게 말하자, 빛을 빨아들이는 것 같은 검은 그림자가 내 눈앞에 펼쳐졌다.

     

     검은 그림자의 끝을 따라서 고개를 들자, 검은 그림자는 거대한 기둥처럼 하늘로 뻗어올랐고, 상공에는 하늘을 동반한 시커먼 구름이 발생하여 점점 하늘을 침식해나갔다.

     

     그 모습을 보고, 제국군 뿐만 아니라 동맹군까지도 동요가 확산되었다.

     

     그리고 모두가 하늘을 바라보는 와중에, 검은 구름에 뻥 하고 둥근 구멍이 뚫리더니, 그곳에서 요란하게 불타오르는 화염을 두른 거대한 바위가 떨어졌다.

     

     운석으로 착각할만한 광경이지만, 실제로는 바위가 녹을 정도의 고온에 휩싸였을 뿐인 거대한 바위에 불과하다.

     

     그 바위는 동맹군과 제국군의 가운데에 낙하하더니, 화염과 바위의 파편을 주변에 흩뿌리며 대지를 진동시켰다.

     

     "오오, 진도 5는 될 것 같은데."

     

     난 그 흔들림에 태연히 중얼거렸지만, 주변의 혼란은 커져만 갔다.

     

     "뭐, 뭐, 뭐......!?"

     

     "지, 지지, 지금 것은!?"

     

     "시, 신이 노한 것인가......!?"

     

     그런 소리가 들려오는 와중, 크레이비스가 창백한 얼굴로 날 바라보았다.

     

     "레, 렌 님.....지금 것은 대체....."

     

     "호칭이 예전으로 돌아갔다고, 크레이비스 왕."

     

     내가 지적하자, 크레이비스난 깜짝 놀란 표정으로 입을 손바닥으로 가렸다.

     

     "자, 호령해. 이 전쟁을 시작하는 것도 끝내는 것도 전부 너다, 크레이비스 왕."

     

     내가 그렇게 말하자, 크레이비스는 눈썹을 찌푸리며 고개를 들었다.

     

     한번 심호흡하고서, 입을 연다.

     

     "........우리 렌브란트 왕국군이여! 그리고 국제동맹의 동지들이여! 대지를 뒤흔들며 나아가라! 우리들은 검을 들어 정의를 집행한다! 자, 모든 적을 유린하라!"

     

     그런 크레이비스의 목소리에 호응하는 것처럼, 동맹군에서 함성이 울려퍼졌다.

     

     하지만, 난 정말 미안한 마음으로 크레이비스에게 입을 열었다.

     

     ".......작전 잊지 않았어? 먼저 다가오는 제국군을 받아내고 나서 반격하는 거라고?"

     

     내가 낮은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자, 크레이비스는 서둘러 다시 소리질렀다.

     

     ".......우, 우리 동지들이여! 때는 왔다! 지금이야말로 용맹한 전사들의 힘을 보일 때다! 적은 우리들 뿐만이 아닌, 우리들이 지키려하는 것, 지켜야 할 자들까지 짓밟으려 하고 있다! 그런 악행을 용서할 수는 없다! 자, 방패를 들고 검을 쥐어라! 적은 제국병 30만! 결코 대단한 적이 아니다!"

     

     크레이비스가 다시 그런 소리를 내자, 한박자 뒤에 함성이 울렸다.

     

     "역시 크레이비스 왕. 잘도 그런 말을 바로 자아낼 수 있구나."

     

     "아니요, 정해진 문구가 몇가지 있었기 때문에......그걸 조금 바꾼 것 뿐입니다. 하하하."

     

     크레이비스가 그렇게 말하며 웃자, 핑클이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이제부터 결전이 시작되는데, 긴장감이 너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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