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69 대화의 닷지볼2021년 06월 19일 22시 16분 3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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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꽤 흥미깊은 이야기로군요."
하하하, 하며 웃지만 식은땀이 멈추지를 않는다.
그녀가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모르겠다.......
"후후후, 제스트 공작각하는 노을의 바다......신의 동정을 받는 저희들로서는 밤이 되어버렸네요."
또다시 의문의 발언을 했구나.
뭐냐고 '노을의 바다' 라니.......
이젠 싫다고 이 사람, 빨리 돌아가주지 않으려나.
"고맙소, 시스터. 그럼 슬슬 전령으로서의 용건......편지는 갖고 오셨는지?"
그러자 그녀는 품에서 편지를 꺼내들었다.
받은 편지를 열어본다.
내용이 성서가 아니기를 신에게 빌면서.
..............다행이다, 제대로 된 내용이다.
내용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라이낙 성교국은 구 터미널 왕국영지가 그룬 제국령이라고 인정한다. 전쟁이 아니라, 종족차별에서 민중을 구한 것 뿐이고 다른 뜻은 없는 정당한 이유의 구제였다. 그래서, 그룬 제국에 적대는 안 한다. 이제부터는 인접국이 되니 교류를 하고 싶다.'
그런 내용이다.
송신인은 가베라 교황인가. 라이낙 성교국의 수장이다.
하지만.......하지만 말이다.
편지의 말미에 무서운 내용이 있던 것이다.
'파견한 시스터는 그쪽에 새로운 교회를 만들고, 새로운 사제로서 교회를 맡길 생각입니다. 교의에 해박하고, 인물로서도 솔직담백한 여자입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이건 말 그대로의 뜻이 아니다. 제대로 알겠다.
[좌천한 시스터를 사제로서 그쪽에 보내둔다. 교의만 알고 있으니 배신하지 않을 좋은 장기말이라고, 처분을 한다면? 전쟁의 이유가 될 거다.]
그렇겠지.
구 터미널 왕국을 빼앗지 않았으니, 명확한 대의명분이 없다면 불리하다고 생각하여 보내어진 미끼.......
그렇게 생각하면 이해가 간다. 상당한 능구렁이구나 교황님은.
"교황예하의 생각은 잘 알았다. 시스터는 사제가 되는 거로군. 지금 있는 교회를 다시 이용할 셈인가?"
"친애하는 자매들의 기부를 현생의 수행으로서 받아들이는 일은 신에 대한 불경. 망망대해에 떠다니는 표류선이 신의 옷자락에 매달리고, 수풀에서 들꽃을 찾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모르겠다.........
".......과연."
"마치 신의 자비를 구하는 듯한 일이오니, 제스트 공작각하는 차분한 마음으로 지내주시길.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일어나서 기도의 포즈를 취한 후에 떠나가는 시스터.
남겨진 나는, 차가워진 홍차를 쭈욱 들이킨다.
"누가 저 시스터의 뒤를 쫓아라, 들키지 마라."
"알겠습니다."
방의 구석에 있던 검은 그림자가 사라졌다.
모험가 출신에서 고른 첩보부대다.
"일단, 회의인가........."
회의실에 간부들이 모였다.
뭐, 지금은 알버트와 스승만 있지만.
스승은 어제 도착한 참이다.
흑기사 200명을 데리고 도착하였다.
제국도 여기를 넘겨줄 셈은 없는 모양이다.
"첩보부대의 보고로는 시스터가 교회부지로 향한 뒤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저곳을 거점으로 본국과 연락할 셈이겠지요."
"과연, 하지만 종교를 외교에 쓰다니 성가시네."
"각하, 베어버릴까요?"
알버트..........넌 조용히 해.
"일단 황제폐하께 전하고서 서찰을 받도록 하자. 저로서는 이 상황에 대처할 관록이 부족합니다."
"그래. 너무 끌어안지 말고 황제를 이용하는 게 좋아."
스승님, 믿음직합니다.
"그럼 당분간은 상황을 지켜보기로 하고.......스승님은 여기에 계시는 거지요?"
"그래 있을 거야. 그러니 부려먹어도 상관없어."
다행이다......근육뇌만 있었는데 정말 다행이다.
이걸로 상담할 사람이 생겼다.
"그런데 제스트, 할 말이 있는데."
밑바닥을 기어다닐 듯한 낮은 목소리와, 암흑보다도 어두운 그 눈동자.
피부가 찌릿거리는, 눈에 보일 듯한 살기.
엥? 왜 스승이 화가 난 거지?
알버트! 네놈 뭐 아는 거.......없네.
녀석, 도망쳤구나!?
"사위, 베아트의 알몸이 기록된 기록마도구를 갖고 있다지? 난 베아트를 그런 식으로 키운 기억이 없다고? 무슨 짓을 한 거냐?"
마력으로 채찍을 강화한 스승이 추궁한다.
"기다려주십쇼 스승님, 대화하면.....대화하면 아실 겁니다!"
대화하면 안다.
반대로 말하지면, 대화하지 않으면 알 수 없다는 뜻이다.
채찍이 돌바닥에 꽂히는 것을 보면서 오랜만에 생각했다.
...................죽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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