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3 사바트2021년 05월 24일 07시 55분 1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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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스 일행과 용자 파티는 마르스필드 공의 지시로, 일단 스카이캐슬 내의 마르스필드 공의 별저로 이동하였다.
"그럼 여러분, 뒤는 잘 부탁드릴게요. 저희들은 집으로 돌아가겠어요."
"잠깐, 그건 좀 아니지 않은가 에리스. 적어도 뭔가 좋은 아이디어만이라도 주지 못할까."
"으~"
에리스로서는 메베트를 피난시킨 후의 스카이캐슬 따윈 알 바 아니었고, 이상한 일에 휘말리는 것도 싫었다. 그래서 에리스가 귀가선언을 했지만, 마르스필드 공이 그걸 허락할 리가 없다. 그래서 에리스는 민폐된다는 표정을 띄우면서, 용자 그레이에게 물어보았다.
"용자님, 스카이캐슬의 현재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용자님께선 어떻게 해야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에리스의 갑작스런 질문에 말문이 막힌 그레이. 그러자, 거기에 도적 기스가 견딜 수 없다는 표정으로 끼여들었다.
"제멋대로인 것은 알고 있지만, 여기는 내 고향이다. 고향이 썩어가는 것을 손만 빨면서 보고 있을 수는 없다."
그런 기스에게, 후라우가 소박한 질문을 던졌다.
"스카이캐슬의 도적길드는 이번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후라우의 말에 기스는 잠시 곤란한 표정을 띄웠다. 그 후, 각오를 다졌다는 듯한 침통한 표정으로, 후라우를 돌아보았다.
"여기만의 이야기로 해줘. 사실 스카이캐슬의 뒷세계는 도적길드도 미처 파악하지 못할 규모로 혼란에 휩싸였다. 그래서, 당분간 도적길드는 왕에 대해 겉으로는 복종하겠다는 대응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사바트의 대책에 도적길드의 협력을 얻는 일은 가능하겠네요, 기스 님."
"대놓고 활동하기는 어렵지만, 지원을 하는 정도는 가능해. 에리스 아가씨."
에리스ㅡ에지는 생각하였다. 이렇게 빨리 돌아가고 싶은 상황을 어떻게든 할 방법을. 가능하다면 여러가지를 용자에게 떠넘길 방법을. 거기다 마르스필드 공에게 은혜를 입힐 수 있다면 완벽하다.
......
번쩍.
"그럼 이렇게 해요."
에리스의 흉계가 개시된다.
그것은 다음날의 일.
사바트 대행업을 운영하는 클리프에게, 도적길드에서 하나의 밀고가 들어왔다. 그것은 와란의 보석상자들이 사바트의 흑막을 찾아내기 위해 이 부근에 잠입했다는 정보.
그는 생각하였다. 와란의 보석상자면 몰라도, 함께 있는 용이 날뛰면 큰일나버린다. 그래서 도적길드에서 정보를 모으기로 하였다.
"이만한 정보라면 충분하겠네."
도적길드에 의하면, 와란 도적길드의 고문인 에리스라고 하는 소녀가 스카이캐슬에서 일을 하기 위해 길드에 인사를 하러 왔다고 한다. 목적은 밀고대로 사바트의 흑막을 찾아내려는 것. 일은 오늘밤부터 한다고 한다. 잠입할 장소는 사바트 대행업의 사무소. 다시 말해 클리프가 있는 곳. 잠입이라는 특수성에서, 용을 데리고 가기는 불가능해보인다는 것.
클리프는 정보를 정리하고서 자신의 승리를 확신한 후, 다무즈를 방문하여 그가 떠올린 멋진 아이디어를 자랑하였다.
"다무즈, 오늘밤의 이벤트는 이런 식으로 변경해보면 어떨까요?"
"그거 좋구만. 호사가한테서도 돈을 듬뿍 얻을 수 있겠구만. 하지만, 메인 플레이어는 변경전 그대로 나한테 시켜."
"잠입복을 입을 채로 매달려두는 것도 가능하겠네요. 어차피 외부인. 제물로 삼아도 도적길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겠죠."
"그럼, 오늘밤 제물로 예정했던 것은 내일로 미룰까."
클리프와 다무즈는 음침한 미소를 서로에게 띄워주고는, 부하들을 모아서 단골들에게 전하도록 지시를 내렸다. 지시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오늘 심야의 사바트 메인이벤트는 서프라이즈! 놀랍게도 드래고닉 발큐리아인 금발소녀의 해체쇼를 개최할지도? 장소는 사바트회장A. 입장료는 1명당 50만 릴. 참가희망자는 예매권을 사바트 대행사무소에서 구매해주세요."
참고로 입장료 50만 릴은 평소 싯가의 10배.
"자, 만일을 위해 폰데몬도 잠복시켜 둘까요."
클리프는 드래고닉 발큐리아를 붙잡고, 그 후에 즐길 준비를 주도면밀하게 시작하였다.
"그럼 갔다올게요. 용자님, 뒷일은 부탁할게요."
에리스는 심연의 잠입복으로 갈아입고서, 다른 보석상자들과 함께 장비와 마도구를 재확인한 후, 잠입의 준비를 끝냈다.
"에리스, 내가 따라가지 않아도 괜찮을까?"
"괜찮아 래칭. 업으면서 잠입하기는 어려운걸."
걱정스러운 표정을 띄우는 일행을 뒤로 하고서, 에리스는 사바트 사무소에 잠입하러 갔다.
에리스는 소리없이 사바트 사무소까지의 어둠 속을 나아갔다.
"이게 곧이야."
목적지인 건물에서 3채 정도 떨어진 저택의 지붕에 앉은 에리스는, 다시금 사무소의 모습을 둘러보았다. 등불이 켜져 있고, 안에는 몇 명의 그림자가 확인된다. 몸을 숨기면서 도청할 수 있어보이는 장소는 역시 천장 위인가. 그렇게 판단한 에리스는 신중히 사무소로 다가갔다.
그러자, 갑자기 에리스의 시야가 어둠에 물들여졌다.
"어서옵쇼, 아가씨."
에리스는 등뒤의 누군가에게 천으로 입을 틀어막혔다. 그것은 마비약을 잔뜩 머금은 천. 마비약의 영향으로 에리스는 의식을 남긴 채,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이거 밀고대로였네." 라며, 에리스의 입을 틀어막던 클리프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여어, 오랜만인데. 에리스라고 했었나? 오늘은 잘 부탁한다고." 라면서, 다무즈가 이 이상 없을 정도로 천한 미소를 띄우며 에리스의 볼을 매만졌다.
온몸이 마비된 에리스는 아무런 저항도 못했다. 그냥 눈물을 흘리는 것으로 2명에게 저항의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그 눈물은 2명에게 가혹한 플레이를 지펴주는 기폭제에 불과했다.
여기는 사바트회장 A라고 불리는 장소. 이미 회장 안에는 단골들이 가면과 알몸이라고 하는 기묘한 복장으로, 제각각 원하는 것을 탐미하고 있었다. 회장 내에는 미약효과를 가진 마약이 이곳저곳에서 피워지고 있었는데, 그곳에서 나오는 연기 속에서 단골들은 그 욕망을 전개하고 있었다.
회장 안에는 특설무대가 설치되었는데, 양 옆에 놓여진 호화로운 촛불이 반짝거리며 비추어주고 있었다.
그러자, 그곳에 클리프와 다무즈가 검은 것을 끌어안고 나타났다. 그리고 클리프가 자신에게 라우드니스의 마법을 걸어서, 회장 곳곳까지 닿을 목소리로 관객들에게 검은 자의 소개를 시작했다.
"기다리셨습니다. 자 여러분, 이 분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드래고닉 발큐리아입니다."
클리프의 목소리에 맞춰서, 다무즈가 천장에서 드리워진 밧줄에 에리스의 두 손목을 매달았다.
"자 여러분, 오늘의 메인디쉬는 '드래고닉 발큐리아' 의 해체쇼입니다. 여러분들도 즐기시도록, 일부러 옷을 입힌 채 매달아두었습니다. 이 소녀, 지금은 마비약이 듣고 있지만, 해체하기 전에 해독시킬 것이오니, 부디 이 소녀의 단말마를 즐겨주시길."
클리프의 말에, 단골들은 흐리멍텅한 눈을 빛내면서 무대 근처로 모여들었다.
"그럼 시작하죠. 먼저 해독부터 하겠습니다."
클리프가 뭔가의 주문을 외치자, 소녀의 몸이 한순간 경직되었다. 그 후에 이어지는 것은 매달린 소녀의 절규.
"부탁이에요, 용서해주세요. 도와주세요!"
필사적으로 목숨구걸을 하는 소녀의 볼을 다무즈가 나이프로 어루만진 후, 협박하려는 듯 눈앞에 들었다. 이어서 야비한 목소리로 관객들에게도 들리게 소녀에게 내뱉었다.
"아가씨, 이게 오늘밤 아가씨의 몸을 해체할 나이프라고. 부디 좋은 목소리로 울어보라고. 아저씨들 기대하고 있으니 말이야. 그리고, 혀를 깨물어도 의미없다? 그곳만 치료해버릴 테니까."
이상할 정도로 달아오르는 회장 내. 단골들은 열기에 휩싸이면서 "빨리 해체해." 콜을 시작하였다.
"그럼, 첫번째부터 가봅시다!"
열기를 받은 다무즈의 나이프가 에리스의 옷을 찢으려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 순간 폭음이 울렸다.
회장의 입구가 폭음과 함께 산산조각이 났다. 이어서 스카이캐슬의 주민이라면 누구나 들은 적이 있는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용자 그레이, 왕의 손님을 구출하러 왔다!"
그 목소리를 따라, 회장 안의 모두가 눈길을 주었다. 하지만, 용자는 그들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특설무대로 달려갔다.
"쳇, 좋을 때에 방해가 들어왔네."
클리프는 혀를 차고서 그레이에게 내뱉었다.
"용자 그레이여, 당신은 동료였던 우리들과 스카이캐슬의 선량한 주민에게 칼날을 들이대는 것입니까!"
예상 외의 말에 동요하여, 그레이는 다리를 멈추고 말았다. 한순간의 정적. 그 모습을 이용하려고 클리프는 이어말했다.
"용자 그레이여, 사바트는 왕 스스로가 허가한 것입니다. 확실히 여기에 매달린 소녀의 의사확인은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어차피 시골소녀. 이 소녀를 구하기 위해 스카이캐슬의 백성에게 칼날을 들이댄다면, 본말전도가 아니겠습니까!"
그 말에 그레이는 완전히 몸이 경직되고 말았다. 그 모습에 안심하였는지, 가면 차림의 단골들이 그레이에게 일제히 야유를 쏟아내었다. "용자는 나가라!" 라고.
민중들의 야유를 받자, 용자는 완전히 기가 꺾여버리고 말았다.
"용자여, 물러나십시오. 당신은 아무것도 보지 못한 것입니다."
클리프가 우쭐해져서는 용자 그레이를 향해 내뱉었다.
.......
"쳇, 쓸모없기는......"
다무즈는 등뒤에서 들린 목소리에 무심코 돌아보았다.
그곳에는 매달린 금발소녀. 하지만 조금 전까지 떨면서 애원하던 그녀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곳에 매달려 있는 것은, 악마조차 이럴까 싶은 표정을 짓고서, 미간에 주름을 지은 소녀.
다무즈는 반사적으로 그녀에게 칼날을 들이밀었다.
'이건 위험하다.' 고 그는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소녀는 칼날을 용케 피했다. 아니, 피한 것이 아니다. 눈앞에서 소녀가 사라진 것이다.
다음 순간, 다무즈는 자신의 왼쪽 가슴에서 삐져나온, 옅은 황금으로 빛나는 칼날을 목격했다. 등뒤에서 "작전 2로 변경, 전부 죽여." 라는 앳된 목소리를 들으면서.
그렇다, 에리스는 일부러 붙잡혔던 것이었다. 항독의 반지를 가진 그녀에게 마비독은 듣지 않는다. 눈물도, 입가의 타액도, 목숨구걸도, 전부 연기.
에리스가 세웠던 작전은, 드래고닉 발큐리아로 알려진 에리스 자신이 인질이 되어서, 그걸 먹이로 가능한 한 많은 '사바트 애호가' 를 모은다. 그 중에는 나름대로 신분도 높은 귀족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그런 자들의 앞에 에리스 자신이 나타났을 대, 그들이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 확실히 에리스는 왕의 손님이다. 만일 말린다면, 그 자들에게는 정상참작의 여지가 있다. 하지만, 그대로 사바트가 진행된다면 그 전에 용자가 회장에 돌입하여, 용자의 이름으로 사바트를 중단시키고, 주최자와 단골들을 확보하여 마르스필드 공 스스로가 왕에게 그들을 들이대려는 것이었다.
목적은 스카이캐슬 귀족 중 사바트 찬성파를 약화시키려는 것. 왕에게 손을 대지 못한다면, 왕에게 찬성하는 자들을 합법적으로 처리한다. 이것이 작전의 목적.
하지만 에리스의 상상 이상으로 용자가 잼병이었다. 그래서 에리스는 다음 옵션인 '제노사이드' 를 어쩔 수 없이 선택하였다.
심연의 효과로 순식간에 다무즈의 그림자로 이동한 에리스는, 등뒤에서 다무즈의 심장을 광신의 스틸레토로 찌르며, 곧바로 다른 보석상자들에게 지시를 전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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