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99 불량배 블리자드드래곤
    2021년 05월 07일 15시 11분 1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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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ncode.syosetu.com/n3461cg/106/

     

     

     

     "어이 네놈들 모두 죽여버린다! 용서받고 싶으면 빨리 거기서 물러나라고 이 띨빡한 놈들아!"

     래칭에게 눌리고, 스쨩에게 머리를 붙잡힌 블리자드드래곤이 외쳤다.

     "아 이젠 됐어, 니놈들 모두 죽인다. 그래 알았다, 죽여준다! 각오해라 멍청한 놈들!"

     다섯 명과 세 마리는 이상하게 생각했다. 어째서 이 압도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도, 이 녀석은 이런 대사를 내뱉을 수 있는 건가 하고.

     거기에 두려움을 모르는 캐티가 뛰쳐나왔다. 그리고 스쨩이 누르고 있는 용의 머리에 다가갔다.

     "저기, 블리자드드래곤 씨, 그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거다냐?"

     "바보냐? 자신감이 아니라 레알이다! 이게 싸나이근성이라고! 너희들 다 죽었어!"

     그 머리 위에서 어이없어하는 표정을 짓는 래칭과, 조금은 대결해보고 싶은 기분이 드는 스쨩. 에리스 일행도 흰 용에게 다가갔다. 움직일 수 없으면서도, 에리스 일행에게 욕설을 늘어놓는 블리자드 드래곤.

     "레베, 이 녀석 조금만 담궈주자!"

     스쨩이 다리에 힘을 주자, 블리자드드래곤의 머리가 바닥에 달라붙었다.

     "에리스, 설득하던가 끝장내던가 선택해!"

     래칭이 에리스에게 결단을 촉구했다.

     "좋아 결정! 네놈들 전부 죽여버릴 테니까, 빨리 여기서 나한테 죽기나 해 강아지들아!"

     슬슬 격분하는 블리자드드래곤.

     래칭과 스쨩으로도 억누르기가 힘든 모양. 그만큼 이 블리자드드래곤은 에리스 일행에게 적개심을 드러내고 있다. 어쨌든 대화가 안 된다.

     "너희들, 조금 떨어져! 녀석의 꼬리가 내 밑에서 빠져나갔다!"

     블리자드드래곤의 꼬리가 빠져나가서, 그 앞으로 휘둘러졌다.

     "이야앗! 죽어죽어죽어죽어!"

     동시에 갑작스럽게 소리가 울렸다.

     "블리자드드래곤이여, 네 이름은 브냥이다냐!"

     래칭이 외치는 소리와, 캐티의 선언이 겹쳤다. 순식간에 조용지는 실내. 그곳에는, 새하얀 용에게 입맞춤을 하는 새하얀 고양이 소녀가 있었다. 그곳에 있던 누구나 시간이 멈췄다고 느꼈다.

     

     어라?

     힘이 솟구치는 것과 함께, 냉정해지는 두뇌.

     눈앞에 있는 것은 사랑스럽고 하얀 소녀.

     블리자드드래곤은 떠올렸다.

     분노의 나날을. 분노의 원인을. 분노로 물든 자신을.

     다시 한번 눈앞을 보았다.

     그곳에는 하얀 고양이소녀. 참을 수 없이 사랑스럽게 생각되는 소녀.

     블리자드드래곤은 모든 것을 떠올렸다.

     

     "후라우의 이름짓기 패턴을 참고했다냐."

     자랑스럽게 캐티가 가슴을 편다. 이것에는 에리스 일행도 놀랐다. 캐티는, 독자적으로, 그것도 블리자드드래곤의 의사도 확인하지 않고는 드래고닉 발큐리아의 계약을 끝내고 말았다.

     "네놈들을 죽여버리는 건 확정이지만, 그 전에 용자와 마왕 양쪽을 죽여버린다!"

     격분한 상태에서 약간 진정한 블리자드드래곤인 브냥이, 자신의 신상을 말하기 시작했다.

     

     전의 신마전쟁에서, 블리자드드래곤은 용자에게 설득되어 마왕과 적대하기를 선택했다. 왜냐면, 마왕쪽이 강해보였으니까. 그렇게 블리자드드래곤은 용자의 선봉에 서서 마왕의 군대를 계속 격파해나갔다. 하지만 어느 날, 블리자드드래곤은 마왕군 간부의 자폭공격을 받았다. 그렇게 실체를 잃고 만 블리자드드래곤. 하지만, 그들은 불사신. 스스로의 의지에 의한 소멸이라면 언젠가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부활했을 터였지만.

     어째선지 정화미궁의 라스트보스로서 부활. 이유는 마왕간부의 자폭공격에 의한 일체화였다. 다시 말해 휘말려버린 것이다. 이대로는 정화되고 만다. 그리고 용자는 용의 일을 아는지 모르는지, 방치했다.

     블리자드드래곤은 자신의 존재가 정화되는 것을 두려워했다. 그리고, 자신에게 찾아오는 것 모두를 죽이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랜드드래곤 형씨, 스톰드래곤 형씨. 너희들 부끄럽지도 않어? 나같이 한 마리를 제압하는데 두 마리가 달려드는데 더해, 드래고닉 발큐리아 두 명까지 데려오다니 말야."

     이것에는 뭐라 말할 수 없는 두 마리.

     "뭐 상관없긴 해. 나도 뜻밖에 드래고닉 발큐리아를 얻었으니 말야."

     그런 말을 하면서, 블리자드드래곤은 자애로운 눈길로 캐티를 바라보았다. 그 눈길에 약간 두근두근해하는 캐티.

     "저기 브냥, 신체변화허가를 외쳐도 될까냐?"

     "해보라고, 캐티."

     캐티는 술식을 해방시켰다. 그러자 블리자드드래곤이 말했다.

     "봐라! 나의 프리티 스타일을!"

     잠시 빛난 후, 그곳에 있던 것은 흰 모피의 머플러같은 것. 거기에서 자그마한 머리를 빼꼼 내민 브냥.

     "캐티, 잠깐 날 목에 걸어봐."

     캐티는 들은대로 브냥을 목에 둘렀다. 그 모습은 고급 머플러로 장식한 귀부인같았다.

     "목 주변이 서늘해서 기분좋다냐."

     "머리는 차갑게 발은 뜨겁게라고, 이걸로 건강을 유지하는 거다! 캐티!"

     먼저 자기 머리나 식히라고 다른 사람들은 생각했지만, 여기까지의 흐름에 따라갈 수 없었던 에리스 일행. 캐티와 브냥은 완전히 둘만의 세계에 몰두해버렸다.

     "음. 그런데 브냥 씨, 저희들과 함께 오지 않으래요?"

     에리스가 블리자드드래곤에게 말을 걸어보았다.

     "시끄러 죽여버린다? 내게 지시하지 마!"

     "네놈 나의 에리스한테 막말을 해버리다니!"

     브냥의 폭언에 화가 난 래칭보다 먼저 캐티가 블리자드 드래곤을 달래었다.

     "브냥, 우리들과 바깥으로 나가는 거다냐."

     "캐티가 그런다면 따라갈까."

     에리스 일행은 이해했다. 블리자드드래곤을 설득하는 것은 무리. 상황을 이해시키는 것도 무리. 하지만, 캐티가 있다면 일단 문제없음.

     "그럼 클레어, 부탁해."

     일행은 클레어의 런어웨이 던전으로, 빙설룡의 미궁에서 탈출했다.

     

     얼마 지나서 새벽의 평지.

     직접 블리자드드래곤과 대화하는 것을 포기한 에리스 일행은, 캐티를 통해 블리자드드래곤의 궁극해방에 대해 물어보았다.

     "브냥, 궁극해방의 리퀘스트다냐."

     "그럼 해보자고, 캐티."

     캐티의 목에서 내려온 블리자드드래곤은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뱀같은 체구와 자그마한 머리. 그곳에는 여러 뿔이 흘러내리듯이 돋아났다. 앞다리와 뒷다리는 몸의 앞부분에 있고, 반신이 추욱 늘어졌다. 그리고 전신에는 비늘이 아닌 순백색 털로 뒤덮여있었다. 그 말투와는 정반대인 신성한 모습.

     "그럼, 캐티, 시야공유다."

     캐티는 브냥과 시야를 공유했다.

     "다음은 동료수호다. 지키고 싶은 동료를 의식 안에서 마크했어?"

      들은대로 캐티는 에리스 일행을 의식했다.

      "좋아, 간다! 캐티!"

     브냥의 지시에 따라, 캐티는 궁극해방을 썼다.

     

     "절대영도 소환!"

     

      키잉.......

      ...... .....

     

     한순간 메마른 소리가 울림과 동시에, 백은색 세계가 펼쳐졌다. 그리고 블리자드드래곤을 중심으로, 모든 소리가 멈췄다. 모든 움직임이 멈췄다. 이것은 절대영도의 세계.

     "어때, 이걸로 모두 죽여버린다."

     드높게 웃는 블리자드드래곤.

     

     "나한테는 듣지 않지만." 래칭이 살짝 말했다.

     "하늘로 도망가면 문제없음." 스쨩도 살짝 말했다.

     하지만, 간담이 서늘해진 그 네 명의 딸과 한 마리.

     "그런데 캐티, 저걸 열 수 있는 사람은 있을까?"

     저기에 있는 것은 라스트보스의 보물상자.

     "덤으로 갖고 왔대."

     캐티가 에리스에게, 이 상자 안에는 아무래도 빙설룡의 미궁에서 나왔을 보물이 들어있다고 설명하였다.

     그걸 받고서 재빨리 덫을 확인하는 에리스.

     "이 덫, 여태까지 본 것 중에서 제일 극악한 건데." 에리스는 한숨을 쉬었다.

     "당연하지! 그만큼 내용물이 해피하잖아!" 자랑스러워하는 브냥.

     어쩔 수 없다면서 한숨을 쉰 에리스는 덫을 해제해나갔다.

     긴장하는 네 명과 두 마리. 옆쪽에서 떠들고 있는 1명과 1마리.

     철컥.

     자물쇠가 열렸다.

     안을 확인하는 에리스. 그리고 한숨을 쉰다.

     "캐티, 잠깐 와 봐."

     "왜 그런다냐?"

     "어떻게 보아도 네 전용의 장비야."

     거기서 먼저 눈길을 끈 것은, 부드러운 털로 짜여진 새하얀 브래지어와 핫팬츠의 조합.

     한눈에 보아도 엄청난 마력이 전해진다.

     "오, 캐티의 선물상자, 열어줬네."

     브냥이 남의 일처럼 말했다.

     그 방어구에는 '맹공' 이라는 마능력이 부가되어 있었다.

     "맹공 : 항상 선제공격을 한다. 공격속도 2배. 마법대미지 20감소. 자율형 유니크."

     "저항 따윈 결국 초보 용자의 장비에 불과하다고! 캐티, 그거 풀코스로 입어둬!"

     

     브냥의 말에 모두가 아연실색하는 와중에, 마르스필드 교외의 새벽이 밝아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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