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96 여름방학 7
    2021년 05월 02일 19시 44분 5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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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ncode.syosetu.com/n6977fi/137/

     

     

     

     "후후. 모두 대단해. 하지만 수영할 때는 소매가 방해되겠네."

     "그래? 이것도 꽤 대담한 편인데."

     

     쉬퐁 재질의 망토를 흔들거리면서 리제트가 말한다.

     

     "대담........"

     

     레티시아의 기억이 솟아난다.

     기억이라고나 할까, 상식?

     

     이 세계에서는, 팔을 보이는 것이 꽤 부끄러운 일인 것이다.

     특히 상류계급의 여자아이에게는.

     

     소매가 짧은 옷은 운동하기 편하다.

     다시 말해 노동하기 쉬운 옷.

     팔을 드러내며 일해야만 하다니, 몰락했나 보네요! 오~호호호!

     라는 뜻.

     

     "그거 조금 시대착오아닐까?"

     "네?"

     "예에?"

     

     에리비라와 글로리아가 눈을 부릅떴다.

     아니, 그렇게 놀라는 표정으로 보면, 이쪽이 놀란다고나 할까.

     

     "하, 하지만, 이상하잖아. 확실히 소매가 있는 디자인도 귀엽지만, 소매가 없으면 상스럽다고 소매없는 수영복만 있어야 한다는 건 좀 아니라고 생각해. 그보다, 수영하기 어려워. 수영복에 소매가 있으면 위험해."

     "그래서 여차할 때는 벗길 수 있게 되어있어요."

     

     글로리아가 소매를 만지작거린다.

     

     "하지만 벗기는 게 부끄럽다면, 아슬아슬해질 때까지 참다가 그것 때문에 물에 빠져버릴지도 모르잖아."

     

     레티시아의 기억에 의하면 여기서도 남자의 수영복은 반바지같은 것이었다.

     그런데 여자애는 귀엽지만 위험한 수영복을 입어야 한다니.....

     

     "역시 이상하다고 생각해. 물놀이는 정말 즐겁지만 무서운 행위야. 그러니 우리들은 최대한 안전하게 준비해야만 해."

     

     사실은 머리카락도 모두 수영모에 넣으라고 말하고 싶다.

     

     "상스러워. 라고는 여기에 있는 누구도 생각하지 않아. 그러니 부끄러운 일도 아냐. 그보다, 남자들은 더욱 면적이 적은 수영복을 입잖아? 여자들만 소매가 있어야한다니 이상해."

     

     어깨를 살펴보자, 떼어내기 쉽게 되어있다. 레이스를 장식하는 진주에 매달고 있을 뿐이다.

     침착할 때는 간단히 벗길 수 있지만, 물에 빠졌을 때라면 꽤 어렵다고!

     

     허리의 하늘거리는 것도 똑같은 느낌인가.

     필요없다고 이딴 것은.

     귀엽지만 수영할 때는 정말 방해돼!

     

     부지직~ 하고 뜯어서 가운과 함께 소파에 턱.

     

     "꺄아아악, 레티시아! 그런! 너무 대담해!"

     

     리제트가 양손으로 얼굴을 숨기면서 말했지만, 눈 쪽은 제대로 비어있다.

     

     "모모모모, 모리아 선생님의 말대로에요. 언니 그건 이제 알몸이나 마찬가지인데요."

     "하와와와와. 모처럼 새언니에게 어울리는 디자인이었는데! 하지만 저것도 너무 섹시해서 최고에요!"

     

     에리비라와 글로리아는 얼굴이 새빨개졌다.

     에엥~?

     이거 그렇게 야한 모습이야?

     이렇게까지 반응하면 조금 부끄러운데?

     

     "언니, 이건 눈을 어디다 둬야할지 모르겠어요."

     

     마리온쨩은 몸을 비비적거리면서 이상한 형태로 무너지더니 전체적으로 흐느적거리게 되었다.

     

     "아우아아아아. 새언니가 초 섹시하게.......그런 모습 저희들에게만 보여줘야해요!?"

     "글로리아~ 진정해~"

     "이런 거 다른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아."

     "여기선 우리들이 나설 수 밖에 없겠슴다......글로리아, 심호흡."

     

     후후후, 세 명 모두 사이가 좋네.

     하지만, 라우라와 이르마를 포함해 여섯 명, 어째서 이렇게나 화들짝 놀라서 보는 걸까.

     이건 그, 나는 보통이라고 생각하지만, 왠지 부끄러워!

     

     그래서,

     

     "에잇~!"

     

     나는 샘에 뛰어들었다.

     

     우효~! 기분좋다~!!

     

     숨이 찰 때까지 물 속을 즐기고서......부상.

     

     "후우."

     "어어어, 언니!?"

     "레티시아!? 괜찮니!?"

     

     에리비라와 리제트는 얼굴이 새빨개졌다가 새파래진다.

     

     "정말, 그런 걱정 필요없어. 정말 깨끗한 물이네. 모두 들어오는 게 어때?"

     "네~!"

     

     마리온쨩이 손을 크게 드는가 생각하자, 가운과 소매가 슉 사라졌다.

     

     "얏!"

     

     풍덩!

     

     "에이~!!"

     "음~!"

     

     풍더더덩!

     

     이어서 라우라와 이르마도 뛰어든다.

     둘다 제대로 소매를 차고 있다.

     

     "후우~"

     "차가워~!"

     "기분좋네요오."

     

     마리온쨩은 슬라임이어서 그런지 둥실 떠올랐고, 라우라와 이르마는 개헤엄을 쳤다.

     음? 라우라는 고양이인데......개헤엄으로 할까!

     

     "잠깐, 너희들!!"

     "정말~ 글로리아도 우리들만 있을 때는 소매를 떼지 않았슴까. 괜찮지 않슴까, 시끄럽게 잔소리하는 사람도 없으니."

     "그래. 우리들만 있잖아, 응?"

     "으, 음~ 으으~ 웃지 말아주세요."

     

     글로리아는 얼굴을 붉게 물들이면서 천천히 소매를 벗었다.

     

     "으~ 정말~ 부끄러워."

     

     새빨개진 채로, 글로리아는 풍덩 하고 샘에 들어왔다.

     무, 물을 미리 끼얹지 않은 입수.

     수영에 익숙한가?

     

     예상했던 대로 글로리아는 개해엄으로 슥슥 헤엄쳤다.

     머리를 계속 물위로 드러내고 있어서, 트윈테일의 끝만 젖는다는 안정감이 있다.

     

     "수영에 익숙하네."

     "이 정도는 수인이라면 당연해요. 그보다, 인간도 수영할 수 있었나보네요."

     "그야......"

     

     어, 여기에선 조금 드문 일.......일지도?

     레티시아도 수영한 일이 없었던 모양이고.

     이런.

     

     "뭐, 뭐어, 수영하지 못하는 것보다 하는 편이 좋잖아?"

     "그건 당연하지만요."

     "수영에 자신이 있으면, 여차할 때 물에 빠졌을 때도 스스로 대응할 수 있게 돼. 스스로 뭔가를 한다는 건 중요한 일이야."

     

     아~ 그런 거 당연하잖아!

     왠지 스스로 뭘 말하는지 모르게 되어버렸어!

     

     "네?"

     

     저 봐, 다른 사람들도 놀라고 있잖아!

     

     "음~ 그~ 자신의 목숨을 지키는 건 중요하고~ 음~ 저기 난 위험한 일도 당했었으니까."

     

     아니, 그러니까 뭐냐고!

     

     "......레티시아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네."

     "뭐?"

     

     리제트가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데, 어?

     

     "자신을 지키기 위해 세상의 상식을 의심하고, 틀렸다고 생각한다면 그걸 쳐부숴. 웬만해서는 할 수 있는 일이 아냐."

     "어, 그렇, 지?"

     

     아니, 뭔데?

     

     "그래, 우리들, 입는 것까지 참견하고 있을 필요는 없어. 자기가 좋아하는 걸 입고,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면 되는 거야."

     

     어깨의 리본을 풀자 하늘하늘한 소매가 훌렁 떨어진다.

     

     "저도 그래요. 저주의 핏줄이라고 하는 사람들을, 오랜 구전에 묶인 불쌍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었지만......저도 상식에 얽매였었네요. 언니의 말대로에요. 이런 거 정말 이상해요."

     

     에리비라는 목 뒤를 살짝 만지고서 당기자, 스윽 하고 소매만이 벗겨졌다.

     

     뭔지는 잘 모르지만 납득해줬다면 다행이다.

     

     "그래그래, 모처럼 글로리아의 초대인걸. 제대로 놀아보자."

     "그렇게 하려던 참인데요."

     "그래."

     

     리제트와 에리비라가 얼굴을 맞대며 고개를 끄덕인다.

     

     "저기, 저기, 혹시 수영칠 수 없나요?"

     

     마리온이 말하자, 두 사람은 수긍했다.

     

     "아, 그럼 어쩔 수 없네. 물가에서 놀 수 있도록 준비도 해뒀으니, 여기선 수영하며 놀 사람과 물가에서 놀 사람으로 나누면 되지 않아?"

     "그래, 너희들은 신경쓰지 말고 놀아. 리제트와 에리비라는 얕은 곳에서 내가 수영을 가르칠 거야."

     "네!? 그런."

     "정말이지 글로리아는, 새치기하려는 거 그만두는 편이 좋슴다."

     "근본적으로~ 어울리지 않으니~"

     

     나는 물가로 향해서 모래바닥의 위에 섰다.

     둥그런 돌멩이가 발가락 사이에 끼여서 간지럽다.

     

     "먼저, 물에 익숙해지는 것부터 시작할까."

     "그래."

     "예!"

     

     양손을 뻗자 두 사람이 하나씩 잡았다.

     두 사람의 소매없는 팔의 윗부분을, 나뭇잎 틈새를 통해 햇살이 내리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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