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36 어른의 목욕탕 영업개시
    2021년 03월 09일 05시 57분 2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728x90

     원문 : ncode.syosetu.com/n3461cg/37/

     

     

     

     후라우가 구웠던 팬케잌 위에 클레어가 만들어 둔 아이스크림을 올린 아침식사를 모두가 즐긴 후, 에리스는 다른 네 명에게 제각각의 '실험' 을 진행하도록 지시하고서, 혼자 마을로 향하였다.

     

     에리스는 먼저 상인길드에서 마리아와 합류하여, 곧바로 고급 옷가게를 방문했다.

     에리스가 지참해 온 복장의 수선을 여주인에게 의뢰하고, 한편 마이라는 별도로 긴급히 옷의 발주를 하였다.

     

     다음으로 두 사람이 향한 곳은 남성 전용 공중목욕탕이었다.

     그곳에는 상인길드의 니콜도 동행하였다.

     

     "그럼 '종업원모집' 을 하러 가볼까요. 니콜도 잘 부탁해요."

     "알겠습니다. 수속은 맡겨주십시오."

     니콜은 전날에 마리아한테서 이야기를 들어놓았기 때문에 곧바로 종업원을 채용할 준비를 시작했다.

     

     자 '종업원채용' 말인데, 에리스와 마리아는 목욕탕의 그늘에 숨어서 이쪽의 모습을 쳐다보고 있는 창부들에게 말을 걸었다.

     

     "저기, 당신들. 좀 더 안전하고 깨끗한 일 해보지 않을래요?"

     

     창부들도 에리스는 몰라도 마리아는 잘 알고 있다.

     왜냐면 그녀는 이 마을의 평의회 의장이었으니까.

     하지만 그녀들은 주저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녀들의 '일' 은 상인길드를 통하지 않은 '위법' 한 것이었기 때문에.

     

     여태까지 상인길드는 그녀들의 일을 '필요악' 으로서 '모른체' 해왔다.

     이른바 '소극적인 승인' 이다.

     그런데 에리스의 아이디어는 달랐다.

     

     "자자. 마리아 씨도 떨떠름한 표정 짓지 말고 권유해주세요."

     에리스가 부추기자 마리아도 마지못해 여자들에게 말을 걸었다.

     "나쁘게는 안 대할 것이니 일해보지 않겠나요?" 라고.

     

     조금 지나가 가게 안의 개장을 계획하려고 공방길드의 후린트가 직접 목욕탕으로 찾아왔다.

     "후린트 씨. 이런 식으로 목욕탕을 개조해 주셨으면 해요."

     에리스의 귓속말에, 후린트는 아연실색했다.

     이게 8살 소녀가 생각할 수 있는 일이냐며.

     

     "이건 사실인가 마리아?"

     후린트가 만일을 위해 마리아에게 확인을 구하자, 마리아도 고개를 끄덕일 뿐.

     "여자인 네가 인정한다면 그렇게 하지."

     후린트도 에리스ㅡ에지의 생각에 따라 계획을 시작한 것이었다.

     

     한편 '클레어 설계사무소' 라고 명명된 에리스 저택의 객실, 아니 거실에서는, 클레어가 공방길드에서 데려온 한 여성 장인과 뭔가의 작업을 하고 있었다.

     

     "클레어 씨. 이건 도대체 뭔가요?"

     처음 보는 설계와 그 조작법에, 여성 장인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클레어는 장인의 입에 '찐빵' 의 조각을 한입 던져주었다.

     "이걸 만드는 도구야."

     입 안에 퍼지는 푹신한 감촉을 즐기면서, 장인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클레어와 작업을 이어나가는 것이었다.

     

     남은 레베, 후라우, 캐티 세 사람도 실험으로 바쁘다.

     그녀들은 클레어한테 저택의 집보기를 맡기고서는 이것저것 고민하고 있다.

     그녀들은 클레어가 집에서 작업하는 사이에, 등나무 바구니를 낚싯대처럼 드리워서는 꺼냈다 되돌렸다 하며 한숨 짓다가 기뻐하다 하고 있다.

     그런 광경을 본 클레어도 약간 초조해졌다.

     아이디어만이라도 생각해 둬야겠다며.

     

     

     이렇게 바쁘게 이틀이 지나갔다.

     그 사이 에리스는 남자목욕탕에서 채용한 여자들한테 '엄격한 훈련' 을 하였고, 후린트 일행에게 목욕탕 안의 개조를 급히 진행하게 재촉하였다.

     

     

     자 오늘은 캐티의 장비가 완성되는 날.

     그런데 클레어는 에리스가 발주한 도구의 제작에 쫓기고 있었고, 후라우와 레베도 제각각 실험으로 바빴던 탓에 누구도 캐티의 외출에 함께하지 않았다.

     그래서 캐티는 에리스에게 매달렸다.

     

     "에리스. 나랑 같이 공방길드로 가줬으면 한다냐."

     "음~"

     "그런 말 하지 말고 같이 가달라냐."

     

     자기가 모두한테 숙제를 내줘놓고선, 당사자인 자신의 아이디어가 수습되지 않아 발등에 불이 떨어진 에리스였지만, 간청하는 에리스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을 수도 없었다.

     그리고 여기서 캐티한테 빚을 만들어두면 나중이 편해진다.

     그럼 이왕 가는 김에 옷가게에 들러 복장을 가지러 가면 될까 하고 생각을 바꾼 에리스는, 캐티와 공방길드로 가기로 했다.

     

     

     공방길드로 가니 후린트가 마중나왔다.

     "오우. 오늘은 에리스가 함께인가."

     "마스터. 클레어한테서 흉계를 꾸민다는 이야기 들었어요."

     

     에리스의 말에, 후린트도 입가를 징그럽게 일그러뜨리며 대답했다.

     "일단 부족한 일이 없도록, 테세우스 쪽에서 다른 모험가길드에 연락하고 있지. 물론 출처가 와란이라는 건 알지 못하도록 하고 있지만."

     "역시나 후린트 씨네요."

     두 사람은 동시에 아저씨같은 상스런 미소를 지었다.

     

     거기에 또 한 가지.

     "남자목욕탕은 내일부터 다시 오픈하니 잘 부탁드릴게요."

     "맡겨둬. 이미 공사는 끝냈으니까."

     그렇다. 내일은 '남자목욕탕' 이 리모델링을 끝내는 날인 것이다.

     

     에리스와 후린트가 그런 말을 나누는 사이에, 대장장이 오빠가 캐티에게서 맡겨두었던 '브레이브 리퍼' 와 개조를 끝낸 가죽 롱부츠를 들고 왔다.

     "모처럼이니 '브레이브 리퍼' 와 색을 맞추려고 부츠의 끈을 금실로 바꿔줬다."

     후린츠의 짐짓 은혜라도 베푸는 듯한 말투에 에리스는 흥 하고 콧방귀를 뀌었지만, 캐티는 기쁜 듯한 표정으로 흰 바탕에 금실로 매듭지어진 부츠를 손에 들었다.

     

     그러자 대장장이 오빠가 캐티에게 이런 지시를 내렸다.

     "클로의 전환은 팔과 같슴다. 중량 밸런스를 조절하고 싶다면 몸에 붙여보겠슴까?"

     "빨리 몸에 달아보겠다냐."

     

     전날과 같이 흰 탱크탑에다 핫팬츠 차림인 캐티가 양팔에 '브레이브 리퍼', 양발에 '개조 롱부츠' 를 장착하였다.

     

     그 모습을 본 후린트는 무심고 감탄했다.

     "호오."

     

     대장장이 오빠도 무심코 중얼거렸다."

     "이거 이쁨다....."

     

     "그럼 시험해보겠다냐."

     캐티는 양팔과 양다리의 상태를 확인하려는 것처럼 가볍게 돌고는, 손끝과 발끝의 '클로' 를 뻗어보았다.

     

     "우와, 흉악........"

     이번엔 에리스가 소리를 내었다.

     

     

     다음으로 에리스 일행은 고급옷가게에 들러서, 에리스가 의뢰하였던 수선된 장비를 받아들었다.

     그리고 에리스는 상인길드의 유니폼 납품상황을 물어보았다.

     "시급히 만들고 있어서 시제품의 사이즈를 고치는 것이 대부분이긴 해도, 사람 수 만큼은 때에 맞췄어요."

     "그거 다행이네요."

     아무래도 저쪽의 준비도 순조로운 모양이다.

     

     한편 캐티는 에리스가 여주인한테서 받아든 커다란 꾸러미가 신경쓰였다.

     "그건 뭐다냐?"

     "내일 알려줄게."

     

     

     에리스와 캐티가 저택으로 돌아가자, 그곳에서는 '실험' 때문에 배가 가득 부풀어오른 레베, 후라우, 클레어가 테이블에 엎어져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에리스와 캐티도 서둘러 '실험' 을 개시한 것이었다.

     그 결과 오늘의 저녁식사는 '없음'이 되었다.

     

     에리스와 캐티도 실험 때문에 배가 부르게 되자, 다섯 명은 백합의 공중목욕탕으로 목욕하러 갔다.

     "내일은 아침부터 마리아 씨의 도움을 하러 갈 테니 아침식사를 빨리 먹고 출발하자. 그리고 '당일의 의상' 은 내일 아침에 나눠줄 테니 기대해!"

     

     여기서 레베만이 '당일의 의상' 이란 소리에 안 좋은 예감을 느꼈지만, 다른 세 명이 아무 말도 안 해서 그녀도 가만히 있기로 했다.

     "좋아. 분위기를 띄우러 1번 레베가 '새벽의 중장보병' 을 부르겠습니다."

     이렇게 오늘도 '노래자랑대회' 가 밤까지 이어진 것이었다.

     

     

     그리고 아침이 왔다.

     

     찐빵을 너무 먹어서 밀가루 음식은 조금 싫었기 때문에, 후라우가 마련한 과즙 가득한 과일을 아침식사로 만끽한 후, 에리스는 모두를 거실에 세우고 방금 넘겨준 '복장' 으로 모두 갈아입도록 명령한 것이었다.

     

     레베의 '안 좋은 예감' 은 적중했다.

     

     그렇다. 그녀들에게 건네준 것은 '마르스필드의 예술 콩쿠르' 에서 착용했던 검은 '메이드복' 한 세트였던 것이다.

     당연히 에이프런과 메이드 카츄샤도 같이 있다.

     

     "아가씨. 이건 무슨 농담이지?"

     "설마 다시 이걸 입게 될 줄은......."

     "저기 에리스. 기장이 조금 짧아졌어."

     "셋 다 불만이 있다면 저걸 입히게 할 거야."

     

     에리스가 검지로 가리킨 끝에는 모두 갈아입은 캐티가 쭈뼛거리고 있었다.

     

     "왜 나만 '미니스커트' 다냐?"

     " '브레이브 리퍼' 를 장비해 봐."

     "알겠다냐."

     에리스의 지시에 순순히 따른 캐티는 양팔에 브레이브 리퍼, 양다리에는 그와 대칭되는 모습인 개조 롱부츠를 장착하였다.

     

     "호오."

     "어머."

     "헤에."

     레베 일행은 그 모습에 무심코 감탄하였다.

     

     장비를 입게 되자, 피부의 노출이 제한된다.

     날씬하게 뻗은 다리를 무릎까지 보호하는 롱부츠는 허벅지에서 무릎까지의 맨다리를 강조한다.

     호리호리한 양팔의 손등에서 팔꿈치까지 황금으로 빛나는 암커버에 뒤덮인 것에 의해, 두 팔의 흰색이 강조된다.

     

     그 모습은 사랑스럽고, 아름답고, 요염하다.

     그런데 그것 뿐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연무 개시."

     "냥."

     에리스가 지시하자 캐티는 그 차림으로 '캣파이트' 의 시범을 보였다.

     네 사람은 그 모습에 숨을 죽이고 바라보았다.

     솔직히 지시한 에리스도 이건 예상 이상의 것이었다.

     

     짧은 메이드복으로 사지를 물흐르는 듯 조종하여 무도회에서 춤추는 것처럼 공기를 가르는 캐티의 모습은 '예리함' 그 자체였다.

     

     한껏 시범을 보인 후, 캐티는 에리스에게 부끄러운 듯 말했다.

     "이러면 팬티가 보인다냐."

     "보여져도 좋아. 그보다 '보여주기용 팬티' 를 입어."

     "그런 거 갖고 있지 않다냐."

     "그럼 일단 흰 팬티를 입어둬."

     "냐앙~"

     

     그렇게 되자 캐티의 미니스커트 차림은 에리스의 계획이었다고 네 사람은 이해했고, 캐티 이외의 세 사라은 자기가 저 역할을 떠맡지 않은 행운에 감사하는 것이었다.

     

     준비가 끝난 에리스 일행은, 상인길드를 경유해서 오늘부터 오픈하는 '남자목욕탕' 을 '도보' 로 방문하였다.

     당연하지만 메이드모스으로 활보하는 다섯 명의 모습은 눈길을 끌었다.

     

     "우와, 와란의 보석상자다!"

     "뭐야뭐야, 뭐야 저 기쁜 모습은!"

     다섯 명이 메이드 차림으로 거리를 걷고 있다는 소문은 곧바로 각 길드에도 전해졌다.

     

     "후라우 아가씨가 메이드 차림으로 걷고 있다고!"

     모험가길드의 아저씨들이 내가 먼저라며 거리로 달려나갔다.

     

     "캐티가 대단한 미니스커트 차림으로 걷고 있다고!"

     도적길드의 멤버들이 어느 사이에 마을의 지붕이나 골목 등에 잠복하기 시작했다.

     

     "클레어가 진짜 귀여운 차림으로 걷고 있다고!"

     공방길드에선 이례적으로 '임시 휴식' 이 실시되었다.

     

     하지만 역시 압권은 이쪽이다.

     "레베님의 레어 복장을 근처에서 봤사와요!"

     "뭐라고요!"

     "빨리 마차를 수배하세욧!"

     놀랍게도 레베는 상인길드의 멤버들 뿐만이 아닌 와란과 근처에 사는 '귀부인들' 도 동원시켰던 것이었다.

     

     훗훗후. 여기까지는 계획대로네.

     에리스가 혼자 회심의 미소를 짓는 와중에, 일행은 오픈 직전인 남자목욕탕에 도착한 것이었다.

     많은 야생마를 이끌면서.

     

     일단 모두 목욕탕 안으로 몸을 숨긴다.

     에리스는 선행해서 목욕탕 안을 대충 둘러봐며, 시설이 후린트 일행의 손으로 제대로 재정비 되었는지를 확인했다.

     이어서 가게 안에서 개점을 기다리는 '메이드복을 입은 여성' 들, 원래는 '창부로서 거리에 서 있던 여성' 들에게 밝게 말을 걸었다.

     "슬슬 개점이네요."

     여자들도 긴장된 표정으로 에리스에게 끄덕였다.

     

     "그럼 가요!"

     에리스의 호령에 의해, 여자들은 바깥으로 뛰쳐나갔다.

     

     "남성 전용 공중목욕탕 '주인님의 은신처' 에 어서오세요!"

     

     여자들의 밝은 외침에, 에리스 일행을 쫓아왔던 남자들은 뭐지뭐지하며 주목하였다.

     거기에는 아름다운 여성들이 똑같은 메이드복을 입고, 미소지으며 가게 안을 향해 손을 내밀고 있었다.

     

     거기서 한 남자가 용기를 내어 한걸음 앞으로 내딛었다.

     

     "목욕탕에 들어갈 수 있어?"

     

     남자의 물음에 여자들은 호흡을 맞췄다.

     하나ㅡ둘!

     

     "어서오세요! 주인님!"

     

     

     

     용기있는 남자는 기념해야 할 제 1호의 손님으로서 가게 바깥으로 나왔다.

     용기없는 남자들이 그 손님에게 가게 안의 상태와 감상을 물어보았다.

     하지만, 남자는 반지르르한 현자의 표정으로 한 마디만을 말했다.

     

     "여긴 천국이다."

     

     그 뒤를 쫓는 것처럼 다른 남자들도 가게 바깥에서 대기하는 메이드들에게 손을 이끌려서, 계속 가게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어때요?"

     생글생글 웃으면서 물어보는 에리스를 보고, 마리아는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

     

     확실히 이 방법이라면, 목욕만이 목적이었던 남자들, 좋은 일이 목적인 남자들 양쪽이 목욕탕을 이용하게 된다.

     이런 점포는 손님의 발걸음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에 낚인 손님들이 더욱 늘어나는 법이다.

     그렇다는 건 마리아도 아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가게 안에서 그런 짓을 시켜도 되는 것일까?

     아무 불편없이 자랐던 마리아로서는 에리스의 제안에 생리적인 혐오감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골똘히 생각한다면 대답은 자명했다.

     

     "이걸로 시끄러운 부인들을 가게에서 떼어놓을 수 있겠네요. 약속대로 상인길드의 홀을 빌릴게요."

     에리스는 그렇게 마리아에게 확인을 구한 후 레베 쪽으로 갔다.

     이제부터 뭘 할 건지 사전에 들었던 마리아는, 먼저 상인길드로 가서 홀에 늘어놓은 관객석 안에서 제일 좋은 자리를 차지해버렸다.

     

     에리스는 남자목욕탕 근처로 돌아가서, 가게 앞에서 메이드들을 보며 무슨 일인가 하고 웅성대기 시작한 여성들에게 등 뒤에서 말을 걸었다.

     

     "오늘은 남성전용 목욕탕 오픈 때문에 여러분에게 민폐를 끼쳐드렸어요. 사과의 뜻으로 여성 한정의 '레베 미니라이브' 를 상인길드에서 무료로 개최하고 할 거에요. 자, 레베, 여러분을 안내해주시래요?"

     "알았어 아가씨. 그럼 여러분 이쪽으로 와주세요."

     이건 여성진들에게 있어 예상 외의 선물이었다.

     뭐니뭐니 해도 동경하는 레베님과 상인길드의 홀까지 함께 산보할 수 있는 빅 찬스인 것이다.

     그것도 오늘의 레베님은 메이드복이라는 초레어한 복장이다.

     내가 먼저라며 레베에게 모여드는 부인들을 냉정하게 처리하면서, 레베는 마치 '하멜룬의 피리' 가 아이들을 데려가는 것처럼 여성들을 이끌고 홀을 향해 가고 말았다.

     

     이걸로 부인들의 시선을 두려워하여 들어가기를 주저하던 남자들도, 이때다 싶어 목욕탕에 들어가기로 결심했다.

     순식간에 '주인님의 은신처' 에는 장사진이 생겨났던 것이다.

     

     "자, 우리들도 홀로 이동해요."

     에리스가 후라우, 클레어, 캐티에게 말을 걸자, 그 등뒤에서 아저씨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야, 에리스는 목욕탕을 안내해주지 않는 건가?"

     먼저 말을 건 자는 모험가길드마스터인 테세우스였다.

     "딸 앞에서 잘도 그런 웃긴 말을 하네요."

     실제 아버지가 말한 대사를 듣고, 후라우는 분노로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였다.

     

     "오우 캐티. 귀여운 팬티가 다 보인다고." 

     이쪽은 도적길드마스터인 바르디스.

     "부끄럽다냐."

     캐티도 역시 팬티를 지적당하자 부끄러운 듯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였다.

     

     "뭐야 클레어, 이미지 체인지? 잘 어울린다고."

     공방길드마스터 후린트도 얼굴을 내밀었다.

     "그런."

     감독의 갑작스런 칭찬에, 클레어도 얼굴이 빨개지고 말았다.

     

     "아저씨들도 땀 흘리고 가시는 게 어때요?"

     와란의 마스터 세 명을 상대로 여유로운 대답을 하는 에리스를 보고, 아저씨들은 호쾌한 웃음으로 대답했다.

     

     그런 와중에 계속 에리스 근처에 있던 바르디스가 진지한 표정으로 돌아가서, 에리스에게 이렇게 전했다.

     

     "가게에서 일하는 여자들은, 당초에 네가 계획했던 '상인길드 전속' 이 아닌, 우리들의 소속으로 했다. 여자들한테서 제대로 상납금을 걷도록 할 건데, 너라면 이 의미를 이해하고 있겠지?"

     다시 말해 가게에서 일하는 여성들은 '도적길드' 의 소속이 된다는 뜻이다.

     

     "이해하고 있어요. 저도 자선사업을 하는 게 아니니까요."

     30대 방구석 백수는 그런 일 상관없다는 표정으로 바르디스에게 대답했다.

     "결과적으로 자선사업이 되었을 뿐이라는 뜻이군."

     "글쎄요?"

     

     역시 이 소녀는 재미있어.

     라고, 바르디스는 다시금 에리스에게 흥미를 가진 것이었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