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연애(판타지)/단죄는 이미 끝났으니까요! ]2화(2)2024-01-25 21:57:52그때는 이미 후작가의 만찬에서 쫓겨나 오두막에서 소박한 식사를 하고 있던 나는, 후작가의 사람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어느 쪽인가를 생각하면서 타인의 일로 치부해 버렸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때부터 이미 그녀에게 모든 것을 빼앗길 것을, 그것에 저항할 힘이 더 이상 내게는 없다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각오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혼자서 저항할 힘도 없이 무시를 당하며 살아가던 어느 날, 나는 드물게도 야회에 불려 가게 되었다. 준비된 값비싸지만 예의에 맞지 않는 드레스를 입고, 평소에는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후작가의 마차에 체면을 위해 태워진 나는 오랜만에 왕성으로 향했다. 물론 조지아 전하나 아버지의 에스코트가 있을 리 없어서, 나는 홀로 만찬장에 발을 들여놓았다. 호의적이지 않은 시선을 받으며..
- [ 연애(판타지)/단죄는 이미 끝났으니까요! ]2화(1)2024-01-25 21:57:26내가 무심코 함박웃음을 지으며 환호성을 지른 데는 이유가 있다. 그것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내게 일어난 일을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야 할 것 같다. 모든 시작은, 여동생 릴리아나가 우리 집에 온 것이었다. 릴리아나는 아버지가 첩으로 두었던 여자가 낳은 아이였다. 나보다 한 살 아래인 그녀는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아버지와 계모가 재혼했을 때 우리 집에 왔다. 그때까지는 평민과 다를 바 없는 삶을 살아왔다고 하여, 그녀에게는 귀족다운 몸가짐도, 예의범절도, 아무것도 몸에 배어있지 않았다. 하지만 태연하게 웃는(나중에 알고 보니 연기였지만) 그녀를, 나는 처음에는 나쁘게 생각하지 않았다. 모르는 것은 앞으로 알아가면 되는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릴리아나는 후작영애가 된 후에도 공부에 힘을 쏟지 않았다. 자신을..
- [ 연애(판타지)/단죄는 이미 끝났으니까요! ]1화2024-01-25 21:27:46잠에서 깨어났을 때, 나는 너무나 익숙한 방에 있었다. 틈새로 바람이 불어오는 허름한 문. 누렇게 더러워지고 여기저기 찢어진 커튼. 몸을 움직이기만 해도 크게 삐걱거리는 침대. 얇은 이불. 좁고 협소한 방. 후작영애한테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 초라한 방은, 한때 내 방이었다. 여동생에 의해 본가에서 쫓겨나 허름한 오두막집으로 쫓겨났을 때의 내 방. 왜 지금 이런 곳에 왔을까 생각하던 중, 문을 살짝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연속으로 세 번, 조금 간격을 두고 한번. 이미 다 잊어버렸다고 생각했는데 몸은 기억하고 있었는지,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기도 전에 침대에서 일어나 문으로 향하고 있었다. 몇 걸음만 걸으면 문까지 갈 수 있었기 때문에, 노크가 들리고서 곧장 문을 열 수 있었다. 그곳에 서 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