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59화 현실에서 보면 껄끄러운 경우(1)
    2024년 10월 11일 03시 36분 0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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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실에서 처음 만난 4기생에게 꼬르륵 소리를 들려주는, 선배의 위엄도 뭣도 없는 사건 이후.

     나는 마시로 씨와 아사이 씨 사이에 앉아서 쿠키를 먹고 있었다. 참고로 맞은편에는 아키라 군이 있기 때문에 사방이 후배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상황이다. 만약 이게 방과 후의 학교 뒤편이었다면 완전히 협박당하는 상황이었을 것이다.

     마시로 씨는 아무 말 없이 미소 짓고, 아사이 씨는 아무 말 없이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고, 아키라 군은 아무 말 없이 팔짱을 끼고서 소파에 깊숙이 앉아 있다.

     아마 이 친구들은 자기 주변이 둘러싸일 때의 아싸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겠지.......



     그보다, 왜 이렇게 말없이 있는 거람.

     이 세 사람이 평소에 어떤 대화를 나누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설마 시종일관 말없이 모여서 말없이 해산하는 노잼 그룹은 아니겠지.

     그렇다면 역시 나라고 하는 평소에 존재하지 않던 이물질이 침묵의 원인이겠지만...... 생각해 보니 전화 통화에서도 내가 있으면 대화가 잘 통하지 않고 침묵의 시간이 많았던 것 같다.

     아, 그러고 보니 중학교 때 수학여행 때 조를 짜고 남는 조에 들어갔을 때, 평소에는 화기애애하던 무리가 나라는 이물질 때문에 어색해했던 기억이 난다. 그, 선생님 말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끼어들었지만, 그들의 근본이 선량한 탓에 나를 방치하며 분위기를 띄우지 못하고, 이상하게 신경 쓰이는 바람에 침묵의 시간이 발생한다고 하면.......



    "아와와와."

    “쿠로네코 씨가 쿠키를 깨물며 눈을 까뒤집었다!?”

    “목에 걸린 거 아냐?”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말고 물 좀 마시게 해.”



     최근에는 진정세였던 청춘의 트라우마가, 현실에서 만난 낯선 그룹 속에 던져진 충격으로 인해 재발했다.

     아사이 씨가 건네준 음료를 꿀꺽꿀꺽 마시며 머릿속을 리셋한다.

     후, 후후, 지금의 나는 인싸 예비군이니 어두웠던 시절의 기억 따위는 물과 함께 흘려보낼 수 있거든.



    “아 .........”



     그보다 냉정하게 생각해 보니, 이 페트병은 아사이 씨가 마시던 것이다.

     순간적인 일이라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았는데, 그냥 한 병을 통째로 마셔버렸다. 아무래도 상당히 긴장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게다가 테이블 위에 펼쳐져 있던 쿠키도 어느새 다 먹어치웠다. 어색함과 배고픔에 무심코 먹어치운 탓이었을 것이다.



    “미, 미안. 쿠키를 다 먹어버렸어....... 그리고 물도.”

    “아, 신경 쓰지 않아도 괜찮아요. 과자는 항상 남기고 있으니까요. 물도 어차피 물이니까요.”



     수줍은 듯이 얼굴을 살짝 딴 곳으로 돌리는 아사이 씨.

     무뚝뚝한 태도가 많아 왠지 모르게 차가운 인상을 주는 아사이 씨지만, 가장 먼저 물을 건네준 것은 그녀였다.



    “아, 참고로 과자를 준비해 준 건 아키라 군이고요.”

    “헐~”



     의외라고 하면 실례가 될 것 같다.

     방송에서는 가벼운 말투의 그이지만, 이전에도 그에게서 과자를 선물로 받은 기억이 있다. 그런 성격의 소유자인지, 아니면 불량배가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준다는 갭모에를 노린 것일까.



    “고마워, 아키라 군. 덕분에 굶어 죽지 않게 됐어.”

    “굶어 죽는다니 과한 표현이잖아....... 그보다 왜 후부키가 잘난 척하는 거야. 넌 아무것도 안 했잖아.”

    “그야 아키라가 고맙다는 말을 듣는 건 4기생 전원이 고맙다는 말을 들은 거나 다름없잖아? 그래서 기쁠 수밖에.”

    “...... 감사도 나누냐?”

    “아키라 군의 실적과 공로는 4기생들의 공유재산이니깐!”

    “그 논리대로라면 아키라의 실패나 논란도 공유가 되니까 난 빼줘.”

    “그건...... 자기 책임으로.”

    “연대 책임이잖아.”



     눈앞에서 갑자기 시작되는 4기생 개그.

     지난 한 주 동안 수없이 들었던 말이지만, 현실에서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을 들으니 왠지 모를 감동이 느껴졌다.

     뭐랄까, 방송에서의 모야모야 억결이 실은 비즈니스가 아니라 진심이었을 때의 감동 같은 것. 뭐, 둘의 관계는 모야모야 할만한 관계는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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