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부-07 쏙독새의 꿈(1)2024년 06월 23일 05시 43분 4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 제목의 쏙독새(夜鷹)에는 밤에 활동하는 사람이라는 뜻도 있음.
밸런타인데이 당일 자정.
이제는 잠을 자고 아침에 일어나 등교하고, 방과 후에 초콜릿을 건네면 된다.
그럼 올해의 밸런타인데이는 임무 완료다.
그러나 나는 혼자서만 사용하고 있는 여자 기숙사 주방ㅡㅡ조금 전까지는 다른 여학생들도 있었지만, 모두 자러 갔다ㅡㅡ에서 혼자 팔짱을 끼고 있다.
눈앞에 놓인 것은, 예쁘게 포장되기 전의 상자.
안에 들어있는 초콜릿은 하트 모양이며, 표면에 글자가 그려져 있다.
직접 만든 초코펜으로 쓴 글씨는 편지 한 통 정도의 길이였다.
'로이 미리온아크에게'라는 제목으로 시작된 문장은 다음과 같다.
『평소에 감사합니다. 입으로는 나쁜 말을 많이 하지만, 저는 정말로 당신의 존재로 인해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답니다. 앞으로도 계속 함께 해 주세요.
그날 구름 위까지 마중 나와 준 은혜를 잊지 않고 있습니다. 또 그렇게 둘이서 최고의 경치를 보러 가도록 해요.
친애하는 당신의 약혼녀, 마리안느 피스라운드가』
"아니 좋아하는 거잖아 이거!!!!"
나는 완성된 초콜릿에 유성촙을 박아 넣었다.
빠직! 라는 화려한 소리와 함께, 오른손 새끼손가락과 약지가 골절되었다.
"아야야야야!! 아파! 아파! 이거 아픈데요!!"
부엌 바닥에서 혼자 뒹굴뒹굴 구른다. 다른 사람이 없어서 다행이다.
만드는 과정에서 신비를 듬뿍 쏟아부은 초코는, 손쉽게 이쪽의 촙을 튕겨내며 내 오른손을 완전히 파괴해 버렸다.
"열받았어요! 이렇게 해야겠어요! rain fall!"
유성을 통해 손가락 두 개를 재생한 후, 단절영창의 유성을 발현시켜 초코를 향해 내리꽂는다.
신비로운 소리와 함께, 유성의 포격이 산산조각이 났다.
초콜릿 쪽은 멀쩡하다.
"이게 무슨 경도인가요 ......"
내가 만들었지만 무서워졌다.
사람의 입에 넣을만한 게 아니다. 이빨이 다 부러질 것 같다.
눈사람도 그렇고, 왠지 만드는 걸 그만두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다.
그보다 이거, 가장 완성도가 높아서 로이에게 주려고 했던 건데.
정말로 괜찮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고.
미리 말해주면, 그 녀석 칠성사 모드가 되어서 먹어주려나?
...... 아니, 사실은 로이뿐만이 아니다.
유이, 린디, 지크프리트, 유트에게도 각각 초콜릿에 메시지를 담으려고 했는데, 아까 말했듯이 너무 딱딱하게 쓴 연애편지 같은 문장이 되어버렸다.
이대로 가다가는 다 이런 식이 될 것 같다.
"큰일...... 큰일이네요...... 잠깐 신님들 좀 도와줄래요?"
〇화성 괜찮으니 줘라~! 그대로 줘버려~!
〇잠자리헌터 이제 와서 그런 걸로 멈춰 서지 마
〇찔러용 이제부터 선회해도 좋은 방향으로 안 풀리니까 포기해
"쓸모없는 쓰레기들!"
〇무적 이거 혐오발언이라고
신들과 따스한 대화를 나눈 후.
나는 이제 포기하고 [유성에 취해서 마구 쓴 문장이니 신경 쓰지 말아 주세요]라는 명분을 밀어붙이기로 했다.
◇
그렇게 방과 후였다.
아침 단계에서 담임과 함께 온 아몬 선생님이 '초콜릿은 영양가가 높기 때문에 학생들끼리 교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금지할 이유도 없다. 나하고는 상관없는 이야기지만, 마음대로 해라'라고 말씀하실 정도로 모두가 밸런타인데이라는 것을 의식하고 있다.
나도 평소보다 부풀어 오른 가방을 수업시간 내내 힐끗힐끗 쳐다보았고(로이는 나보다 스무 배는 더 많이 쳐다보았다).
뭐 아몬 선생님의 말에 담임인 로리 선생님의 표정이 너무 심각해 보였던 게 신경 쓰이긴 했지만.
뭐랄까 '너 그거 진심이야??'라는 표정이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으음, 그럼 ......"728x90'인터넷방송(인방) > TS악역영애신님전생선인추방인방RTA'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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