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7부-06 사막의 눈(후편)(5)
    2024년 06월 23일 01시 24분 2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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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잘도 도달했구나, 최신이자 최소의 우주여. 네 질주 끝에, 나의 계산으로는 파멸의 업화와 네 자신의 통곡이 기다리고 있을 텐데....... ...... 극복할 수 있겠는가?]

    "당~연하죠! 저를 누구로 생각하시는 건가요!?"

     

     팔짱을 끼고서, 오른손을 들어 하늘을 가리켰다.

     

    "나야말로 밤의 어둠을 가르는 유일한 유성! 나야말로 시작점과 종착점을 연결하는 빛나는 밧줄! 덕분에 나이트 에덴 대책도 완성했으니, 사실상 최강이랍니다!"

    "너 또 진화했어!?"

     

     린디의 비명이 기분 좋게 들린다.

     항상 가속을 계속하는 존재에게는 관객의 환호도 비명도 가속 페달을 밟아야 할 이유일 뿐이니까.

     

    [그런가. 그럼 원하는 길로 가라. 결말을 결정짓는 힘. 그것이야말로 인류가 우리와 결정적으로 다른 장점이니까]

     

     그렇게 말하고서, 니드호그는 날개를 펄럭였다.

     

    "아, 잠깐만요, 결국 초콜릿 딱정벌레는 뭔가요?"

    [몰라. 어느 틈에 와 있었다]

    "에엥 ......?"

     

     눈을 바람에 휘날리며, 어디론가 날아가려고 하는데........

     

    [이봐]


    [우오오오오오오오오루시퍼!?]


     

     어느새 내 뒤에 나타난 대악마를 시야에 포착하자, 기세 좋게 땅바닥에 추락했다.

     

     

    [왜, 왜 있는 거냐, 뭐 하러 온 거냐 너는!?]

    [네놈, 더 이상 '소녀를 비호하면서 힘의 사용법을 알려주는 상위 존재'같은 행동을 멈춰라. 그 자리는 내 자리다. 너무 불쾌해서 죽여버릴까 싶었다고]

    [네가 이 소녀를 좋아한다는 건 인자가 있는 시점에서 알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진짜로 죽일 기세로 덤비는 건 그만두지 그래!]

     

     무심코 추락해 버렸다고 중얼거리며, 세계수를 지키는 익룡이 전투자세를 취한다.

     최상위 존재들이 펼치는 콩트 같은 모습에, 우리들은 얼굴을 찡그렸다.

     

    "어, 저기~...... 괜찮으세요? 저희 집 대악마가 실례를 범했습니다만........"

    [저희 집 대악마 ......??]

     

     니드호그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루시퍼를 바라보았다.

     

    【저희집 ......가족 취급인가, 크게 나왔구나 마리안느. 하지만 편안함이 이긴다. 왜냐하면 아무리 생각해도 이 경우의 가족이란 배우자니까】.

    [우왓 극혐]

    "배우자? 먼저 약혼자가 되고 나서 말하지 그러시죠?"

    [아무리 극혐이라고는 해도 대악마에게 잘도 말하네, 이 청년도."

     

     루시퍼와 로이가 서로 말없이 시선을 부딪히기 시작하자, 나는 어깨를 으쓱하며 넘어갔다.

     

    "그래서, 역시 상사였나요?"

    [대충 말하자면 그렇겠지. 힘의 차이도 확연하다. 이 녀석이 진심이면 나 따위는 뭐랄까, 순삭이라는 느낌이 되겠지. 아니, 지금의 나는 초콜릿이니, 녹아버리는 느낌인가?]

     

     지금의 나는 초콜릿이라니 무슨.

     하지만 그 말을 들은 루시퍼는, 로이와의 무언의 눈빛을 거두며 이쪽을 바라보았다.

     

    [잘도 말하는군 ...... 파프닐과 달리, 너는 오래전부터 하늘의 이치와 눈빛을 마주한 적이 있는 몸. 내가 네놈을 멸망시키려면 그 여파로 세상을 수십 번은 멸망시킬 필요가 있다]

    [너무 과대평가한다.......고 말하고 싶지만 말이지  애초에 탈출선으로서의 역할을 부여받은 기구야말로 바로 이 나다. 그 정도의 견고함이 없으면 말이 안 되지]


     

     하늘의 이치? 탈출선?

     모르는 단어들만 늘어놓지 말라고, 문어들아.

     

     ...... 아, 아니, 잠깐만.

     혹시 이거, 채팅창의 신이 말했던 '신역권능보유자'를 말하는 건가?

     

    "탈출선이라는 거, 혹시 루시퍼에 의해 세상이 멸망할 때 사람들을 탈출시키는 역할을 하는 건가요?"

    [맞다. 업화에 시달리는 대지를 떠나 성층권 밖으로 한정된 생명을 실어 나르는 사명을 띠고 탄생한 것이 나다]

    "그럼 당신은 루시퍼에 의한 세계의 멸망을 응원하고 있다는 건가요?"

    [그건 조금. 어떤가?]

     

    [훗......]

     

     최상위에 군림할 두 존재가 시선을 맞대며 어깨를 으쓱한다.

     니드호그의 경우는 날개를 살짝 움직여서 어깨를 으쓱하는 듯한 동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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