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26화 꿈속의 꿈(1)
    2024년 06월 21일 10시 45분 2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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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향정위ㅡㅡ에코 로케이션(Echo Location).

     주로 박쥐 등이 음파를 발산하고, 그 반향으로 물체의 거리와 방향 및 크기 등을 파악하는 기술이다.



     동물은 음파를, 인간은 전파를 이용하여 레이더로 활용하는데, 멜로디는 자신의 마력을 주변에 발산해 그 반향에서 '마법사의 알'의 핵심을 찾으려 했다.



     루시아나의 마력을 인식할 때도 비슷한 방식을 취했지만, 이번에는 규모가 다르다. 어디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공간을 향해 멜로디는 거대한 마력의 파동을 퍼뜨렸다.





     그리고ㅡㅡ





    "찾았다!"



     ㅡㅡ멜로디의 초감각이 이물질을 포착했다.



    "위치는 ...... 남쪽으로 50km 정도?"



     멜로디는 피곤한 표정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왜냐면 계속 북쪽을 향해 수색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질에코로-네]를 사용하지 않았다면 대체 언제쯤 찾을 수 있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좀 더 빨리 할 걸 그랬어. 뭐, 밖에서는 쓸 수 없겠지만."



     순식간에 알의 핵심을 찾아낸 멜로디. 이런 마법이 있다면 빨리 사용하면 좋았을 텐데, 멜로디는 방금 전까지 이 마법의 존재를 완전히 잊고 있었던 것이다.



     메이드 마법 [마-질에코로-네(마력 반향 정위)]는, 평상시에 사용할 수 없는 마법이기 때문이다.



     이곳이 무인 공간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멜로디는 부담 없이 그 마법을 사용할 수 있었다. 만약 이 마법을 현실 세계에서 사용한다면, 마력을 가진 모든 인간이 멜로디의 마력을 감지할 것이다.



     이 마법은 자신의 마력을 상대에게 부딪혀 그 반응을 보기 때문에 상당히 높은 정확도로 주변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반면, 상대에게 발각될 가능성이 높다. 마법을 숨기고 있는 멜로디에게는 상당히 위험한 마법이라고 할 수 있다.



    "나에게 비상의 날개를 [아-리단젤로]"



     다시 날개를 달고서, 멜로디는 가상의 남쪽을 향해 날아갔다. 한참을 날아가자 하얀색 물체가 시야에 들어왔다. 10미터쯤 될 것 같은 달걀 모양의 물체였다. 거미줄 같은 점성 섬유로 지면에 고정되어 있는데, 알의 안쪽에는 희미하게 무언가의 그림자가 비치고 있다.



     매우 흐릿하게 보이지만, 네발동물처럼 보인다.



    (이 알 속에 있는 것은 역시 그 하얀 늑대일까?)



     알 주위를 빙글 날아다니며 상황을 확인했는데, 특별히 위험해 보이지는 않는다.



    "...... 만져보면 뭔가 알 수 있을지도?"



     멜로디는 달걀 껍데기를 조심스럽게 만져보았다. 하지만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멜로디는 이미 무엇을 해야 할지 알고 있었다.



    "꿈속에서도 나라는 자아는 분명히 존재해. 그렇다면 꿈속에서도 꿈을 꾸는 것은 가능하겠지."



     의식을 집중하기 위해 눈을 감고, 양손을 달걀 껍질에 대며 멜로디는 마법을 발동했다.



    "내 마음을 꿈의 세계로 인도하라 [소니코레가-테]"



     멜로디의 정신은 달걀 껍데기 너머에 펼쳐진 또 다른 꿈의 세계로 향했다.













     눈을 떠보니 그곳은 어둠의 공간이었다. 아까처럼 등에 날개를 달고, 어둠 속에서 멜로디는 공중에 떠 있었다.



    "여기가 알의 내부 ......"



    (어두운 세상. 하지만 무섭지 않아. 이 어둠은...... 밤의 장막)



     공포와 절망을 관장하는 어둠의 세계가 아닌, 희망의 아침 햇살로 이어지는 밤의 커튼. 이 어두운 공간에는 편안함이 가득하다. 어둠 속에서도 어째선지 자신의 모습을 잃지 않는 멜로디는, 신기하게도 그런 인상을 받았다.



     천천히 고도를 낮추며 멜로디는 지상에 내려앉았다. 어둠 속에서는 땅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을 텐데, 멜로디는 알 수 있었다.



    "...... 역시 있었구나."



     왜냐하면 그녀의 눈앞에, 어둠 속에서 몸을 웅크린 채 잠을 자고 있는 거대한 하얀 늑대의 모습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모습은 루틀버그 영지에서 알에 흡수되기 직전에 보았던 모습 그대로였다.



     빛을 발하고 있지는 않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이 어둠 속에서도 멜로디와 마찬가지로 그 모습을 포착할 수 있었다.

     멜로디는 마음을 굳게 먹고 늑대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어느 정도 늑대에게 다가간 순간, 그녀는 눈을 크게 뜨고 멈춰 섰다.



    "...... 사람이 있어?"



     몸을 웅크리고 잠든 늑대의 품에서 잠든 사람의 그림자가 보였던 것이다.

     검은 머리의 소녀가 늑대의 품에서 조용히 잠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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