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카페를 운영한다면 상류층 귀족들이 메이드나 집사 일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필연적으로 다른 학생들에게 다른 일을 맡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들에게 메이드 카페의 운영과 관리를 맡기는 거죠. 그럼 좋은 공부가 되지 않을까요?"
크리스토퍼의 설명을 들은 시에스티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즉, 서로 입장을 바꿔서 하는 거네요, 크리스토퍼 님. 서로의 장단점을 파악하여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 그것이 학교무도제에서 하는 메이드 카페의 의의."
크리스토퍼는 미소를 지었다. 주위의 학생들이 감탄의 목소리를 내었다.
"역시 크리스토퍼 전하. 메이드 카페를 누가 생각했는지 모르겠지만, 전하께 맡기면 어떤 것이든 훌륭한 교재가 되는군요."
"크리스토퍼 전하와 시에스티나 전하가 서빙을 한다는 소문이 퍼지면 당일에 분명 줄을 서야 할 것 같아요. 아아, 나도 줄을 설 수 없으려나?"
다시 교실 안에 잡담이 퍼져 나갔다. 레규스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시에스티나를 바라보았다. 시에스티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학생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자자, 다들 정말 의욕이 샘솟은 것 같은데, 어때? 우리 반의 행사는 메이드 카페로 해도 괜찮을까?"
시에스티나가 묻자 반 친구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만장일치로 메이드 카페로 결정된 것 같다. 시에스티나는 고개를 깊게 끄덕이며 레규스에게 보고했다.
"이렇게 메이드 카페로 결정했습니다, 바웬베르 선생님."
"좋아. 자세한 계획서는 내일 홈룸에서 결정하도록 하자. 그에 따라서ㅡㅡ"
◆◆◆
"그렇게 우리 반은 메이드 카페를 하기로 했어."
"그, 그렇군요."
홈룸에서 돌아온 루시아나의 보고를 받은 멜로디는 조금 혼란스러워했다.
(...... 이 세상에도 있구나, 메이드 카페)
여기서 자신 이외의 전생자의 가능성을 떠올리지 못하는 것이 멜로디의 둔감력이다.
"그럼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학교무도제 준비가 시작되겠네요"
"내일 홈룸에서 역할 분담과 작업 스케줄을 대충 정할 모양이야. 늦어도 이번 주 안에는 다 정해야 할 것 같아."
"본격적인 작업이 다음 주부터라고 한다면 준비 기간이 3주밖에 안 남았네요. 이번 달은 정말 바쁠 것 같아요. 힘내세요, 아가씨."
"그거 말인데, 멜로디.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준비 기간 동안은 학생 한 명당 한 명씩 보조 인력을 데려와도 된다고 하셨어."
"보조 요원이요?"
왕립학교의 학생들 중 절반 이상이 귀족 자제들이고, 힘든 일을 해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다. 학교무도제를 준비해야 한다고 해서 갑자기 일을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래서 학교 측에서는 구제책으로 기숙사에 데려온 하인 중 한 명을 준비 작업 보조 요원으로 동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럼 저는 이번 달에 아가씨와 동행할 수 있나요?"
"선택 수업이 끝난 후 방과 후 준비 시간 동안만. 평민 학생도 하인이 있으면 데리고 올 수 있도록 되어 있고, 하인이 없는 사람도 사전에 신청하면 허락해 준다고 해."
단, 멜로디가 학교 건물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은 내일 이후 협의를 마치고 본격적인 준비 작업이 시작될 때부터다.
"역할 분담 등이 정해지면 선생님으로부터 보조요원 입장 허가증을 받을 수 있다고 하니, 그게 나온 다음의 이야기지만."
"후후후, 그거 기대되네요. 제가 어떤 일을 도와드릴 수 있을까요 ...... 그래, 모처럼이니 제가 학생분들에게 맛있는 차 우리는 법부터 인사하는 법까지 가볍게 강의하는 건 어떨까요. [학교무도제를 위한 메이드 업무 초초단기 집중 강좌 EX]를..."
"그럴 필요는 없어! 제각기 메이드가 있으니 알아서 잘할 수 있을 거야."
"...... 확실히 그렇네요.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지요."
생각보다 쉽게 포기해 주어서 루시아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가뜩이나 힘든 단기 집중 강좌인데, 메이드 업무 단기 집중 강좌라니, 어떤 내용일지 두렵고 알고 싶지도 않다. 진짜로 .......
"그럼 앞으로 잘 부탁할게, 멜로디."
"알겠습니다, 아가씨."
세실리아로 학교에 남을 수 없었던 멜로디로서는 다시 교실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이 신기하게도 기쁜 마음이었다.
(지난번에는 결국 실패했지만, 이번엔 반드시 아가씨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어)
(세실리아와는 금방 헤어졌지만, 멜로디와 함께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이 기대되네)
멜로디와 루시아나는 서로에게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