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9화 제3회 루틀버그 백작가 긴급회의(1)
    2024년 06월 10일 11시 21분 0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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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이 되어 휴버트와 약속한 시간이 되었다. '오븐쿠에포-타'로 셀레나를 기숙사로 데려다줘서 루시아나를 돌봐주게 하였다.



     처음에 루시아나도 저택으로 간다고 떼를 썼지만, 지금은 중간고사 기간이기 때문에 멜로디는 동의하지 않았다. 자신의 문제로 주인인 루시아나의 성적을 떨어뜨릴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꼭 부탁한다며 떼를 쓸 때는 결국 포기하고 받아들이려 했지만, 그 후의 "어쩔 수 없겠네요. 공부 시간이 줄어든 만큼 [취침 전 초단기 집중 강좌]로 어떻게든 해봐야겠어요."라는 멜로디의 말을 들은 루시아나가 무언가를 깨달은 성모님 같은 미소를 지으며 "나, 그냥 방에서 공부할래."라고 말함으로써 대화는 무사히 끝이 났다.



    "그럼 셀레나, 아가씨를 부탁할게."



    "네, 언니"



    "아가씨, 다녀오겠습니다."



    "숙부님을 잘 부탁해."



     두 사람의 배웅을 받으며 멜로디는 '출입구'를 통해 루틀버그령으로 향했다.











     대낮의 도로로 나온 멜로디는, '투명화'와 '날개'를 써서 저택으로 향했다. 저택 2층에 있는 휴버트의 방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창문이 열려 있었고, 달빛이 비치는 어두운 실내에 휴버트가 있었다.

     소파에 앉아 가만히 창문을 바라보고 있다. 자신의 모습은 보이지 않을 텐데 왠지 눈이 마주친 것 같아서, 멜로디는 조금 민망한 기분이 들었다.



     열린 창문을 지나 방으로 들어간다.

     휴버트는 유리창이 살짝 흔들리는 것을 알아차렸다.



    "...... 멜로디?"



    "기다리게 했습니다, 휴버트 님."



     휴버트의 물음에 멜로디가 희미한 실내에 모습을 드러낸다. 그 광경에 휴버트는 숨을 멈췄다. 달빛에 비친 그 풍경이 너무나 신비로웠기 때문이다.



    "마중 나왔습니다만, 문제 없으신가요?"



    "어, 어어, 괜찮아. 조금 이른 시간이지만 오늘은 이제 쉬기로 전했으니까."



    "알겠습니다. 그럼 바로 가보도록 하죠. 열려라, 환대의 문 [벤베누티포-타]"



     휴버트의 방에 은으로 장식된 양문형 문이 나타났다. 방의 크기에 맞춰서인지 이전에 보았던 것보다 한층 작아졌다.



    "두 번째로 보는 거지만, 역시 대단하네."



    "감사합니다. 그럼 가보도록 해요."



    "그래."



     문이 양쪽으로 열리고, 멜로디와 휴버트는 왕도의 백작 저택으로 이동했다.











    ◆◆◆



    "그럼 제3회 루틀버그 백작가 긴급회의를 시작하겠다."



     식당에 모인 사람들 앞에서 휴즈가 선언했다. 그러자 마리안나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세 번째? 여보, 제2회는 언제 열렸나요?"



    "멜로디가 세실리아로 학교에 편입하겠다고 했을 때였지."



    "아, 그때를 2회로 계산하는구나. 그리고 오늘은 멜로디가 세실리아를 그만두는 것에 대한 상담이고."



    "매번 저 때문에 죄송합니다."



    "지나간 일은 어쩔 수 없지. 여기 있는 사람들로 제대로 대화해 보자."



     그렇게 말하고서 상석에 앉은 휴버트는 식당에 있는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이 자리에 있는 것은 백작 저택에 사는 사람 중 셀레나와 루시아나를 제외한 전부다. 이번에는 렉트와 폴라까지 합류했다.



    "그래서, 이번에 나는 무슨 용무로 불려 온 걸까?"



    "네, 사실은..."



     멜로디는 휴버트를 부른 경위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궁금할 법도 한데, 휴버트는 중간에 끼어들지 않고 멜로디의 설명을 끝까지 들었다.



    "음, 꽤나 복잡한 상황이 된 것 같네."



    "죄송합니다."



    "형님도 말했지만 사과할 필요 없어. 일단 큰 문제는 레긴버스 백작에게 세실리아의 요양이 거짓으로 밝혀질 가능성에 관한 거잖아?"



    "네. 저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백작님이나 사신이 영지를 방문할지도 몰라서요."



    "그걸 어떻게 넘어갈지, 아니면 ...... 플로드 기사작, 백작님께서는 그런 일을 하실 분이신가?"



    "평소 같다면 아니라고 단언하겠습니다만......"



    "세실리아에 관해서는 있을 수도 있는 이야기다?"



    "...... 바쁘신 와중에도 틈틈이 세실리아를 문병하고 배웅하러 오셨던 걸 생각하면 계속 방치하지는 않으실 것 같습니다."



    "휴, 레긴버스 백작님도 형님과 크게 다르지 않은 나이라지? 그런 분이 갓 성인이 된 소녀에게 집착하다니. 그런 취미가 있으셨어?"



    "아닙니다! 각하께서는 그런 분이 아닙니다."



    "그럼 왜......."



    "휴버트, 레긴버스 백작의 마음은 지금 아무 상관없어. 지금은 대책을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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