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11 되자, 모험가가!
    2021년 02월 26일 11시 57분 1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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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ncode.syosetu.com/n9795dx/12/

     

     

     

     

     진귀하다는 엘프와 수인이 길을 물어볼 수도 없는 노릇이라서, 모험가가 될 방법을 알기 위해 시설이 어디있는지 물어보는 건 나 스스로가 하였다.

     

     아마, 이 마을 사람이 볼 때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한 장비를 착용했는데도 모험가는 어떻게 되냐, 고 묻는 것이다.

     

     완전히 벼락부자의 바보같은 아들 놈이 재미로 모험가가 되려는 건가 하고 생각할 것이 틀림없다.

     

     내가 피해망상을 가속시키고 있자, 어느새 우리들은 목적의 장소로 도착했다.

     

     마을의 중앙에 있는 교차점의 한쪽을 점유한, 2층 건물의 커다란 석조 건물, 모험가길드다.

     

     외벽에도 일부 의뢰같은 양피지와, 현상금같은 수배서가 붙여져 있다.

     

     난 양문을 열고, 바로 길드의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무관심한 시선이 멀뚱거리며 바라보는 와중에, 우리들은 바로 근처에 있는 카운터로 향했다.

     

     왠지 접수들은 뭔가에 놀란 듯한 얼굴로 이쪽을 보고 있으면서, 미동도 하지 않았다.

     

     "미안하지만, 잠깐 묻고 싶은 일이 있는데."

     

     "아, 예예예! 무, 무슨 일인가요!?"

     

     내가 붉은 머리의 여성에게 말을 걸자, 여자는 목소리를 더듬거리며 대답하였다.

     

     혹시 신입일지도 모른다.

     

     난 갑자기 근처에 있는 편의점에 온 듯한 기분이 되면서 여자의 얼굴을 보았다.

     

     "모험가가 되고 싶은데, 여기서 접수받고 있나?"

     

     내가 그렇게 물어보자, 접수원은 황급히 카운터의 밑에서 양피지를 꺼내어 테이블에 펼쳤다.

     

     "이, 이것이에요. 여기에 이름과 종족, 직업을 써주세요. 임의가 되겠지만, 장기인 점도 써두시면 운이 좋다면 지명의뢰가 들어오는 일도 있어요."

     

     접수원에게서 설명을 듣고 있자, 근처의 테이블에 앉아있던 거한이 금속 컵을 든 채로 여기에 다가왔다. 만화에 나오는 산적처럼 모피를 장비하고 있다.

     

     "뭐야, 형씨. 그런 화려한 갑옷 입고서 모험가가 아니라니? 용병이라도 했었나?"

     

     거한은 술냄새를 풍기면서 내 옆에 서서, 머리에서 발끝까지 둘러보았다.

     

     "뭐, 그럼 참이다. 드문 일인가?"

     

     내가 거한을 올려다보며 그렇게 묻자, 거한은 코웃음치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 드물지 않지. 용병에서 모험가가 되는 자는 넘쳐나니까. 다만, 이런 갑옷을 입고서 엘프와 수인을 데리고 다니는 형씨는 드물지 않을까."

     

     거한은 그리 말하고 내 허리춤을 지목했다.

     

     "덤으로 말하자면, 싸움을 생업으로 하는 인간이 무기 하나 갖지 않고 걷는 일도 드물다고."

     

     거한은 그렇게 말하고서 손에 든 컵을 입으로 옮겼다. 보아하니, 거한은 등에 1미터는 될 법한 도끼를 들고 있었다.

     

     "월프 씨! 일이 없으면 저기서 드셔주세요. 지금은 바쁘니까요."

     

     갑자기 시작된 주정뱅이의 잡담에 견딜 수 없었는지, 접수양은 거한을 상대로 거리낌없이 불만을 말했다.

     

     "마음에 들었다고, 두려움 모르는 형씨. 뒷쪽의 세 사람도 틈이 없어. 네놈들은 거물이 될 것 같으니 은혜를 베풀어두지. 곤란한 일이 있으면 뭐든지 말하라고."

     

     월프는 그리 말하고 웃으면서 컵을 테이블에 놓고, 그대로 길드에서 나갔다.

     

     "정말, 너무 사람좋다니깐...."

     

     월프가 떠나간 방향을 보고 있자, 접수원이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는 것이 들렸다.

     

     "사람이 좋아?"

     

     "월프 씨는 매번 저렇단 말이에요. 약한 신입이나, 곤란한 일을 당한 듯한 사람이 있으면 말을 걸어요. 월프 씨, 저런 느낌이어도 B랭크 상위의 실력자니까요. 월프 씨가 마음에 들어하는 사람에게 손을 댈 것 같은 사람은 없다구요."

     

     접수원은 그렇게 말하고서 이런이런하며 어깨를 들썩였다.

     

     "그렇군. 은혜를 베푼다는 건 표면적인 이유인가. 의뢰의 보수가 들어오면 술이라도 사줘야겠어."

     

     내가 그리 말하며 웃자, 접수원은 다시 멍한 얼굴로 날 올려다보았다.

     

     "뭐지?"

     

     내가 접수원의 반응에 고개를 갸웃거리자, 뒤에서 세디아가 등을 쳤다.

     

     "잠깐 대장. 접수원 꼬실거면 우리들의 상대나 해달라고."

     

     "뭐라고?"

     

     "대장...자기 얼굴을 거울로 본 적 있어? 인간족인데 어째서 엘프보다 잘생겼냐는 이야기야."

     

     난 세디아가 말하고 나서야 무심코 놀랐다. 그러고 보니, 자신의 캐릭터를 만들 때, 죽을 정도로 심혈을 기울여 외모를 만들었었다.

     

     좋아, 접수원을 꼬시자.

     

     가 아니라, 모험가등록을 끝내자.

     

     난 방해되는 생각을 떨쳐내면서 양피지에 프로필을 기입하고, 접수원에게 넘겼다. 넘긴 후에 자신이 일본어로 썼다는 사실을 떠올렸지만, 잘 생각해보니 바깥에 붙여진 의뢰서 등도 일본어였다.

     

     "저기, 렌 씨네요. 어, 인간족인가요? 엘프가 아니라? 어? 마법검사...? 장기인 일은 전위 후위 회복마술...이거, 정말인가요? 농담이지요?"

     

     "사실인데....드문가?"

     

     아, 인간족으로 썼지만, 나도 하이휴먼이었다.

     

     "그, 그렇네요. 아, 아마, 이런 사람도 있겠죠. 어쩌지, 여친 있으려나? 아니 안도, 초조해하면 당해버려. 먼저 사이좋게 되는 것 부터. 응."

     

    들어선 안 될 혼잣말이 들린 느낌이 들었지만, 난 아무것도 듣지 않은 걸로 치고 접수원에게 물어보았다.

     

     "다시 쓰는 편이 좋을까?"

     

     "예, 예에!? 아, 아뇨아뇨! 이대로 접수처리할 테니 안심해주세요. 참고로 등록료는 은화로 지불하거나, 이쪽이 지정하는 의뢰를 하나 받아주시면 돼요."

     

     "흐음, 의뢰로 해볼까. 어떤 의뢰지?"

     

     뭐 돈이 없으니까 선택지는 없나.

     

     그러자, 접수원이 카운터 밑에서 몇 장의 양피지를 꺼내서 테이블에 늘어놓았다.

     

     "이 안에서 골라주세요."

     

     접수원은 미소를 지으며 그리 말했지만, 분명 길드가 지정한다는 이야기가 아니었나.

     

     "자, 잠깐 미리아...그건 위험하다니까..."

     

     옆에서 매우 작은 목소리로 미리아라고 불리는 접수원을 말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미리아는 멈추지 않았다.

     

     "추천하는 건 짧은 시간에 끝나면서 위험이 적은 이것과 이거네요. 반대로 가장 힘든 것은 이 오크 쪽이에요. 시간은 제일 짧지만, 오크는 기본적으로 무리를 지어서..."

     

     "미리아!? 미, 미리아...저, 저기, 빨리 골라주세요. 바로 다른 의뢰서를 되돌려 놓을테니까요...!"

     

     팔을 잡아당겨도 자기를 바라보지 않는 미리아에게 초조함을 느꼈는지, 녹색 머리의 접수원은 눈물지으며 나에게 그렇게 말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미리아가 처음에 추천한 고블린 세 마리 정벌의 의뢰서를 골랐다. 왜냐하면, 마을 주변의 큰길에서 벗어난 초원에 있는 모양이니까.

     

     내가 의뢰서를 받아들자 미리아는 미소지으며 끄덕였고, 등 뒤에서는 녹색 머리의 접수원이 바쁜 움직임으로 다른 의뢰서를 카운터 밑으로 치워놓았다.

     

     "....고맙다. 빨리 갔다 오도록 하지."

     

     "예.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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