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32. 정말 이해해......뼈저리게(2)
    2024년 05월 07일 10시 14분 2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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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일부 더러운 귀족들 중에는 그런 짓을 하는 자들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악마보다 더 악의에 찬 인간을 찾으면 얼마든지 나올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마물이라 해도 그건 역시 불쌍하다고나 할까 .......
     아니, 나도 그 마음 자체는 이해한다. 이 소녀는 별개로 치고, 음마는 기본적으로 쭉쭉빵빵한 미녀인 것 같으니 그런 수박 같은 몸을 좋아하고 싶은 마음은 매우 잘 안다.
     정말 이해해 ...... 뼈저리게.
     결국 나도 필리아를 몸 목적으로 샀으니까.......

     하지만 역시나 눈을 부수는 건 너무 과한 것 같다.
     그 음마처럼 인형 같은 생물이 아니라 개나 고양이 같은 애완동물이라고 가정해도, 그 행위는 학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설령 마물이 인류의 적이고 음마가 그 마물이라고 해도.
     사람의 필요에 의해 사람에게 길들여져 그 욕망을 충족시키는 노예가 되는 이상, 그 외의 부분에서는 최대한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것이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뭐, 노예로 부려먹는 것 이상은 아니더라도, 내가 사준 필리아에게 아직 아무것도 해준 게 없지만 .......
     언제쯤이면 필리아의 몸을 맘대로 할 수 있는 날이 올까 ...... 그리고 시이나도 .......

    "무시할 수 있다라. 확실히 그럴지도 몰라. 나도 어느 정도 유명하다는 자각이 있으니 네 존재를 지워버릴 수도 있을 거야."

     그렇게 말하자 소녀의 눈빛이 겁먹은 듯이 변했다.
     그런 그녀에게, 나는 최대한 상냥하게 보이도록 의식하면서 미소를 지었다.

    "그러니 분명 너를 이곳에 숨겨줄 수 있을 거야."
    "숨, 겨......?"
    "믿어줬으면 좋겠어. 나는 너를 해치지 않아. 눈을 부수지도 않고, 다리 힘줄을 자르지도 않을 거야. 약속할게."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그렇게 말하자, 그녀의 표정이 당황스러워졌다.

    "어째서, 그런...... 나는, 너에게, 마안을,...... 해, 해를, 끼쳤는데."
    "아까도 말했지만, 네가 작으니까."
    "작아서 ......?"
    "어린 시절에는 얼마든지 실수할 수 있어. 어른의 역할은 그 실수를 지적하고, 꾸짖고, 바로잡아주고, 마지막에는 어르는 것이야. 아이를 버리는 게 아니라."
    "뭐야, 그게 ......나, 나는 ...... 마물, 인데?"
    "그럴지도 몰라. 하지만 보통의 마물은 분명 그렇게 울 것 같은 표정을 짓지 않을 거야. 평범한 음마는 지금 나의 이 안이한 생각을 이용하려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내가 보기에 넌 분명 다르다고 생각해."

     음마 소녀의 눈이 동요하듯 흔들린다.
     마음속으로 무언가 고민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 그녀에게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어 본다.
     그녀는 가만히 그것을 내려다보다가, 천천히 손을 내밀었다가 다시 거두어들였다.
     그런 행동을 몇 번이고 반복하는 그녀에게 손을 내민 채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자, 어느새 그녀의 손이 내 손에 닿았다.
     순간 그녀의 손이 튕겨서 다시 움츠러들었다. 하지만 그 후 다시 손을 뻗어 만졌다.
     어느새 서로의 손이 겹쳐졌다. 그녀 쪽에서 먼저 꼭 잡았다.

    "...... 따스해......"

     손을 잡는 힘을 세게 하거나 약하게 하며.

    "으으.....흑흑......"

     한참을 내버려 두자, 그녀는 참을 수 없는 듯이 눈물을 뚝뚝 흘리기 시작했다.

     으음...... 예감대로라고 해야 할지. 역시 이 아이는 이야기 속의 음마만큼 사람을 해치려는 의지가 없는 것 같다. 그저 필사적으로 자신을 지키려고 애쓴 결과, 그렇게 나에게 마안을 사용한 것뿐이다.
     분명 그 정신도 겉모습과 다를 바 없이 아직 어린아이일 것이다.

     그렇다면 며칠 동안 혼자서 모험가의 날카로운 시선을 신경 쓰며 도시를 돌아다녔던 것은 상당한 마음의 부담이 되었을 것이다.
     게다가 얼마 전에는 실제로 살해당할 뻔한 일도 있었으니, 지금 이 순간까지 무섭고 두렵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 심정을 나도 조금은 알 것 같다.
     어쨌든 나도 아무런 맥락도 없이 갑자기 이 세상에 던져진 신세다.

     나도 처음 이 세상에 왔을 때에는 모르는 것 투성이라서 무서웠던 것 같다.
     ...... 무서웠을 것이다. 아마도 ...... 음, 불안했었나? 그랬을 거다.
     ...... 별로 자신감이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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