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5. 나는 할로짱 정도의 크기도 좋아해!(2)
    2024년 04월 30일 15시 23분 0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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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꺄아아아! 할로짱, 오랜만이야!
     그동안 어디 갔었어? 전혀 소식이 없어서 걱정했었다구?
     할로짱이니까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친구로서는 걱정이 되었어!
     그래도 다행이야! 할로짱을 만나서! 한 달 동안 만나지 못해 너무 외로웠어.
     하지만 오늘은 만날 수 있었으니까, 에헤헤, 어쩔 수 없으니 다 용서해 줄게~.

     ...... 같은 말을 한꺼번에 내뱉는 듯한 기분으로 할로짱을 바라본다.
     고양이 귀도 무심코 씰룩씰룩 움직이고, 꼬리도 조금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에 비해 목소리는 나오지 않지만, 그런 건  있는 일이니 신경 쓰지 않는다. 게다가 하로짱이라면 말하지 않아도 분명 알아듣고 있을 것이다. 왜냐면 할로짱이니까.

    "시, 시이나. 오랜만이네."

     저것 봐! 나의 오랜만이야라는 마음속 인사에 대답을 보내줬어!
     에헤헤, 역시 할로짱은 대단해! 고향 사람들도 알아주지 않았던 나를 이렇게나 쉽게 .......
     ...... 응?

    "시, 시이나?"

     왠지 평소의 할로짱과 조금 다른 냄새가 나는 것 같아서, 이상하게 생각한 나는 한 발짝 더 할로짱에게 다가갔다.
     할로짱과 나의 키는 비슷하다. 어깨 부근에서 코를 살짝 움직여 이전까지의 할로짱과 오늘의 할로짱의 위화감의 정체를 찾아보았다.
     나는 수인이라서 코나 귀 등의 오감이 다른 종족의 사람들에 비해 뛰어나다. 그래서 이렇게 하면 웬만한 것은 냄새를 맡을 수 있다.

     ...... 음, 이건 .......

    "............ 다른 ......"
    "다, 다른?"
    "............ 다른 ...... 여자의 ...... 냄새가, 나."

     아주 조금이지만, 할로짱의 냄새에 할로짱이 아닌 다른 여자의 냄새가 섞여 있다.
     냄새가 섞인다는 것은 아주 가까이 접촉하지 않으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그것도 우연이 아니라, 의도적인 것이 아니라면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할로짱과 그 정도로 가까운 관계 ...... 적어도 아는 사람 이상.
     즉, 할로짱은 지난 한 달 동안 나 말고 다른 사람과 함께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으음 ......!

     나도 모르게 불만스러운 태도를 취하게 된다.

     확실히, 확실히 말이야?
     할로짱은 정말 매력적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도 이해한다.
     이런 나를 이해해 주고, 구해주고, 심지어는 친구까지 되어 주었다. 그런 천사 같은 할로짱이 나처럼 외톨이라서 친구가 없을 리가 없다.
     나처럼 할로짱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솔직히 ...... 나에 대한 자신감이 별로 없다.
     항상 누군가가 겁을 먹기 일쑤고. 할로짱한테도 기대기만 하고, 귀찮게 하고 있는 것만 같고 .......
     그런 성가시기만 한 나를 받아주는 할로짱이 정말 고마울 따름이다.

     그래서 그런 내가 할로짱의 교우관계에 간섭할 권리가 없다는 건 알고 있다.
     알고 있지만 .......

    '...... 너, 는 ...... 나, 만의 ...... 것...... ( ...... 할로짱 ...... 저기, 오늘은 나만의 할로짱으로 있어줬으면 좋겠어)"
    "시, 시이나, 만의 ......?"
    "...... 누구에게도, 주지 않아. 반드시 ...... (내 친구는 할로짱뿐이야 ...... 그러니 오늘만큼은 다른 사람한테 가지 말아 줄래?). 나랑 같이 있었으면 좋겠어 ......)"

     ...... 으음, 역시 민폐일려나.......
     아무리 친구가 할로짱뿐이라고 해도, 너무 의존적이지 않나 .......
     ............ 미움...... 받을지도 .......

    "............ 가만히 있어 (부탁이야, 할로짱 ......)"

     마지막 마음을 담아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러자 할로짱은, 갑자기 응석부리기 시작한 나를 조금 당황스러워하면서도, 하지만 확실하게 그에 대답해 주었다.

    "으, 응. 이리 와, 시이나 ......"

     그렇게 말하며 나를 꼭 껴안아 준다.

     아아, 역시 할로짱은 상냥하다. 부드럽고, 따뜻하다.
     평소에는 철면피인 내 얼굴도, 이 순간만큼은 완전히 풀려버렸다.

    "네, 가......나의, 전부......너만, 이......(고마워, 할로짱. 너만이 나의 유일한, 그리고 최고의 친구야 ......)"

     예전처럼 턱과 뺨을 대며 문지른다.
     고향에 있는 내 일족에게 친애하는 마음을 전하기 위한 몸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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