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6. 정말......훌륭해......!(1)
    2024년 04월 30일 16시 50분 2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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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쪽 하늘에 반쯤 해가 저물 무렵.
     파이어 드래곤 토벌 의뢰도 무사히 끝내고, 마침내 자신의 저택 대문 앞까지 돌아온 나는 시이나와 작별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그럼 또 봐. 시이나"
    "...... (또 보자, 할로짱! 오늘은 즐거웠어 ......!)"

     한동안 만나지 못해서인지, 평소보다 더 나에게 잘 따르던 시이나도 여기까지 오자 드디어 순순히 물러섰다.
     혹시 집 안까지 따라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지만, 기우였던 것 같다.

     가볍게 손을 흔들며 배웅하자,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시이나는 고양이 귀를 살짝 움직이며 발걸음을 돌렸다.

    "...... 갔구나 ......"

     시이나의 모습이 완전히 보이지 않게 되자, 나는 시이나와 만난 이후 계속 힘을 주고 있던 어깨에 힘을 뺐다.

     아아, 피곤하다 .......
     한 달여 만인데, 우연이라고는 하지만 시이나와 의뢰를 받으려는 날이 겹칠 줄이야 .......

     문을 열고서, 휘청거리는 발걸음으로 현관으로 향했다.

    "다녀......."
    "스승님! 어서 오세요!"

     현관문을 열자, 내가 '다녀왔어'라고 귀가를 알리기도 전에 정면에 서 있던 필리아가 먼저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문을 활짝. 1초 후 "스승님!"이라는 느낌이다.
     너무 빨라서 순간 깜짝 놀랐다.

    "다, 다녀왔어 ...... 저기, 필리아 ...... 언제부터 현관에 ...... 있었어?"
    "겨우 20분 전쯤이에요."

     그거 겨우 몇 분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필리아의 뒤에서 힘차게 흔들리는 꼬리가 보이는 것 같다.
     마치 주인의 귀가를 손꼽아 기다리던 강아지 같은 모습이다. 아니, 거의 그 모습 그대로다.

    "저기, 피곤하실 스승님을 한시라도 빨리 모시고 싶어서 ...... 폐를 끼쳤나요 ......?"

     필리아의 눈이 불안하게 흔들린다.
     나를 위로하고 싶다. 그녀는 정말 그 한 가지만을 생각하고 기다려 준 것이 틀림없었다.

    "그럴 리가 있겠어. 정말 기뻐. 자, 이리 와, 필리아."
    "어? 네...... 엥!? 스, 스승님 ......?"

     필리아를 손짓하고서, 다가온 그녀의 머리 위로 손을 뻗어 쓰다듬어 주었다.
     나는 그녀보다 키가 절반 정도 작아서, 내 머리 위로 손을 올리지 않으면 닿지 않는 것이 문제다.

     ...... 아, 아니!
     이것은 시이나용 무기 중 하나였다!
     나는 평소에 필리아에게 이런 짓을 하지 않아!

     깜짝 놀라서 급히 손을 거두어들인다.
     오늘 하루 종일 시이나와 함께한 탓에 감각이 조금 이상해진 것 같다.

    "미, 미안해. 마치 어린애 취급을 해버렸어 ......"
    "아, 아뇨! 괜찮아요! 저기, 그, 기...... 기뻤어요......!"

     내가 서둘러 변명하자, 필리아도 서둘러 괜찮다고 했다.
     필리아의 얼굴이 붉어진 것은, 필리아보다 키가 작은 내가 머리를 쓰다듬는 것이 부끄러웠기 때문일 것이다.

     ...... 내 손이 머리에서 떨어졌을 때 필리아가 왠지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던 것은 분명 잘못 본 거겠지.

    "아, 스승님, 목욕물 데워놓았으니! 어서 들어가세요!"

     조금이라도 나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필리아는 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을 다른 마법보다 우선적으로 배우려 노력하고 있다.
     욕조의 물을 데우는 것 정도는 지금의 필리아에게는 식은 죽 먹기 수준이다.

    "그래, 고마워. 하지만 필리아, 이럴 땐 네가 먼저 들어가도 되는데? 어쩌면 지금보다 더 늦게 돌아왔을지도 모르니까."
    "하지만 저는 스승님의 노예이니, 제가 먼저 들어가기는....... ......"
    "필리아. 필리아와 나는 노예와 주인이기 전에 가족이야. 그건 전에도 말했잖아. 가족에게 예의는 필요 없어."
    "스승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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