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70. 뭘 말하는지는 알지만, 뭘 말하는지 모르겠어(3)
    2024년 04월 15일 23시 16분 5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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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럼, 만약 ...... 내가 사랑을 알게 되고, 어른이 되어 ...... 그래도 여전히 언니와 결혼하고 싶다고 생각했다면 ...... 그때는 언니, 나랑 결혼해 줄래?"
    "...... 그래. 그때는 나도 진지한 마음으로 아모르와 마주할게."

     아모르가 성숙한 음마라는 것은 나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녀를 어린애 취급하는 것은, 물론 그녀의 몸이 어리기 때문이기도 ......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역시 그 정신이 어리기 때문이다.
     언젠가 아모르가 성장하여 진짜 어른이 되어서도 나를 좋아한다고 말해준다면 ...... 그래.
     그때는 어린애 취급도, 동생 취급도 하지 않고 나도 마음을 다잡고 한 명의 소녀로서 아모르를 바라보도록 하자.

    "약속이야."

     그렇게 말하며 새끼손가락을 내미는 아모르의 모습은, 마치 천사처럼 사랑스러워서 .......
     나도 모르게 넋을 잃고 바라보다가, 황급히 아모르의 새끼손가락에 내 새끼손가락을 끼워 넣었다.

    "......대화......끝? (그, 저기 ...... 두 사람 모두, 이야기는 끝났어 ......?)"
    "아, 시이나. 응, 끝났어."

     나와 아모르의 대화가 어느 정도 마무리될 무렵, 시이나가 다가왔다.
      아모르의 결혼 발언이 너무 충격적이어서 완전히 잊고 있었는데 ...... 그랬던 것이다. 여기 시이나도 있었구나.
     ...... 어라? 하지만 그 말은 시이나도 아까 아모르의 결혼 발언을 듣고 있었다는 뜻......?

    "............(겨, 결혼......약속......으으. 아모르 짱, 정말 솔직하다고 하다고나 할까 ...... 대담해. 나도 아모르짱에게 질 수 없어 ...... 하지만 ...... 결혼 ...... 할로짱과, 결혼...  상상만 해도 부끄러워서 얼굴이 뜨거워져......)"


     내 앞에 서 있는 시이나는 평소처럼 무표정한 표정이지만 ...... 왠지 귀가 빨갛고, 귀와 꼬리가 안절부절못하는 것 같다.
     만약 이것이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의 나였다면 기분 탓이라는 한마디로 정리했을지도 모르겠지만 ...... 후후후. 지금의 나는 좀 다르다.
     아는 것이다! 시이나의 지금 심정이 손에 잡힐 듯이 느껴진다!

     시이나는 지금 나와 아모르의 대화를 듣고 감정이 격앙되어 있다.
     그리고 그 감정의 정체는 ...... 틀림없는 분노!
     내 고백에 대한 대답도 아직 안 했는데, 내 눈앞에서 다른 사람과 결혼을 약속하다니 언어도단!
     그렇게 분노에 휩싸인 시이나의 속마음을 손에 잡힐 듯이 알 수 있다!
     
     그런데, 그걸 알았다 해도 ...... 음.
     저기....... ...... 나는 어떤 변명을 해야 ...... 가 아니라!
     도대체 어떻게 사정을 설명하면 좋아......?
     어떻게 해야 내가 그녀에게 찔리지 않을 수 있을까!

    "그나저나, 언니."

     내가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완전 화난 모드(추정)의 시이나와 마주하고 있을 때, 갑자기 아모르가 내 옷을 잡아당겼다.
     도움의 손길을 기대하며 무심코 눈을 반짝이는 나에게, 아모르는 귀엽게 고개를 갸웃거리며 순진무구한 질문을 던졌다.

    "언니, 필리아 짱이랑 야한 짓 했어?"
    "!?"
    "!? (!?)"

     폭탄이었다.
     구조선이 사실은 종이배였다 하는 수준이 아니다.
     뛰어든 배 자체가 화약으로 만든 폭탄선이라도 된 것처럼, 그것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폭탄이었다.

    "아, 아, 아모르 ! 대, 대체 무슨 말을 ......"

     나는 노골적으로 조바심을 드러내며 어떻게든 부정하려 했지만, 그런 것으로는 아모르의 순수한 호기심을 속일 수 없었다.
     발끝으로 서서 내 목에 얼굴을 대고 킁킁대며 고개를 끄덕인 아모르는, 역시 그렇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 냄새, 나 알아. 동료들과 함께 살던 시절, 집에서 항상 이런 냄새가 났었는걸."
    "아, 아니, 그 ......"
    "필리아는 언니를 정말 좋아하고 있구나! 언니도 그런 필리아의 마음을 받아들이고 있고 ...... 필리아도 언니와 결혼하고 싶어 하는 걸까? 그럼 언젠가 내가 언니랑 결혼하면...... 그때는 필리아도 내 가족이 될 수 있을까?"

     이 세계에서는 중혼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게다가 아몰은 음마다.
     살아온 환경적으로도, 성격적으로도 중혼에 대한 거부감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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