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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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02월 07일 19시 56분 1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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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남편, 정말 믿음직스러워.



    "고랄의 오아시스로 가자. 지금의 고랄은 할아버지가 다스리고 있어. 모두가 내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지."

    "그래."



      고랄 왕국으로 날아간다.



              ◇



     ---------- 3년 후.



     대규모 기후변화로, 사막은 녹지로 변했다.

     오아시스의 작은 교역국이었던 고랄은 급속한 발전을 이루려 하고 있었다.



     6년 전처럼 하모이론이 사막으로 원정을 떠날 수는 없었다.

     왜냐하면 기후변화로 기근이 이어졌을 뿐만 아니라, 새롭게 강력한 마왕이 등장해 국토를 압박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용사 파티의 동료들을 비롯해 눈치 빠른 자들은 이미 하모이론을 떠나 고랄로 피신했다.



     용사 파티의 고릴라 마초 전사?

     여기 와서 좋은 사람을 찾은 것 같아.

     나도 축복해 주고 싶어.



     성녀에게 부탁할 수 없었던 하모이론은, 2년 뒤 허무하게 멸망했다.



              ◇



    "아리차"

    "뭐예요?"



     날아오르는 새를 떨어뜨릴 기세의 고랄 왕 레브론이, 나 아리차에게 말을 건넸다.



    "깜빡하고 말하지 못한 게 있었어."

    "뭔가요?"

    "역대 '천년의 소녀' 중에서 아리차만큼 말도 안 되는 힘을 가진 사람은 없었어."

    "네?"



     그래서?



    "아마 중간에 깨어났기 때문에, 상식이라고나 할까 리미터라고나 할까, 그런 것들을 잊어버린 것 같아."

    "그럴지도 모르지만..."

    "나를 사랑해 줘."



     정말, 레브론은 금방 그런 말을 한다니까.

     귀여운 사람.



    "그리고 고랄을 사랑해 줘."

    "네."



     고랄은 레브론 본인을 의미하기도 하고, 국가를 의미하기도 한다.

     고랄은 나를 아내로서, 그리고 성녀로서 대했다.

     그렇다면 나도 아내로서만이 아닌, 성녀로서 나라를 지켜야 할 것이다.



    "원래 사막이었던 비옥한 땅을 개발해야만 해. 그리고 마왕을 격퇴하고, 마왕에 대항하는 도시국가들을 구하고 싶어."



     하모이론의 왕가는 멸망했지만, 이전에 하모이론의 지배를 받았던 도시들 중에는 마왕에 맞서 독립을 유지하고 있는 곳도 있다.

     마왕의 공세도 강하지는 않아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것이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제 생각에, 구 하모이론 북동쪽 곶은 독기가 집중되기 쉬운 곳이에요. 제가 한 번 정화를 했음에도 바로 다음 마왕이 나타났을 정도니까요. 마왕 출현의 자세한 조건은 모르겠지만, 아무리 마왕을 처치해도 다음 마왕이 태어나면 소용이 없잖아요."

    "흠, 그럼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화해할 수 있다면 그게 제일 좋아요."



     선대 마왕은 말을 안 들어서 성녀 따귀로 소멸시켜 버렸지만, 지금의 마왕도 그렇다는 보장은 없으니까.

     회담이라도 해 보는 건 어떨까?

     말을 안 듣는다면 성녀 따귀로...... 성녀에서 해고당했으니 비성녀 따귀려나?

     다시 다음 마왕에 기대하면 된다.

     말이 통하는 마왕이 나타날 때까지 계속 따귀를 날리는 것이다.



    "제가 마왕곶까지 워프 해서 얘기하고 올게요."

    "...... 걱정할 필요는 없겠지. 아리차의 성녀 파워를 믿을게."

    "맡겨만 주세요."



     솔직히 나 혼자서 하는 게 성공률이 더 높다.

     나 자신 외에는 걱정할 필요가 없으니까.



    "하지만 잠깐만. 구 하모이론의 도시국가군에 사신을 보내서 연락을 취하록 하지."

    "그것도 제가 할게요. 레브론은 개척하는 쪽을 지휘해 주세요."

    "그, 그래?"



     레브론은 걱정도 많다니깐.

     사막이었던 지역을 개발하는 쪽이 훨씬 더 시간이 걸릴 텐데.



    "아리차."

    "레브론."



     서로 이름을 부르고, 그리고 포옹을 한다.

     아아, 나 성녀로 불려 와서 다행이야.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주해 온 고릴라 마초 전사가 계속 일하고 있다.

    힘이 세다는 것은 개척할 때도 든든한 법이구나.

    행복해지도록 기도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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