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리아를 행복하게 하는 것에 관해서는 아무런 이견이 없다. 율리아가 내 곁으로 온 것도 그대의 활약 덕분이라고 할 수 있지. 협력하자."
"가, 감사합니다!"
"하지만 이건 정말로 사실이지? 내 꿈이 아니라."
"사실입니다. 원하신다면 증거로 도토리 한 개를 드릴게요. 아침에 일어났을 때 도토리를 쥐고 있으면 사실이라고 확신할 수 있겠지요?"
"음, 그렇겠지."
"그럼 부디 잘 부탁드립니다."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났을 때 오른손으로 도토리를 꼭 쥐고 있었다.
그것은 진짜였구나.
우연한 기회에 귀엽고 우수한 율리아를 약혼녀로 맞이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나는 운이 좋다.
◇
---------- 3년 후.
율리아의 신규 사업이 연이어 각광을 받고 있다.
요즘은 아인혼 가문이 관련되어 있다는 것만으로도 주목받을 정도다.
반면 자이퍼트 백작가는 경영이 파탄 났다.
원래 영지의 운영이 기울어가던 차에 아인호른 백작가의 위자료가 들어오지 않았고, 게다가 갈리나의 친정인 졸게 남작 가문을 끌어안으려 한 것이 원인이었다.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아인호른 백작가의 흉내를 내며 도토리나무 사업에 손을 댄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영지의 왕도와의 거리는 아인혼 백작가와 비슷하다.
당연히 성공이 예상됐지만, 결국 '이계의 지식'이 없는 아마추어 사업이다.
염료도 버섯도 품질이 좋지 않은 짝퉁 취급을 받았고, 빚이 급증하면서 운명을 다했다.
졸게 남작 가문 역시 자이페르트 백작 가문과 운명을 같이했다.
오스카와 율리아는 결혼했고, 오스카는 아인호른의 새 공작이 되었다.
신 공작령은 구 아인호른 백작령과 자이퍼트 백작령과 졸게 남작령이 합쳐진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아인호른 백작가가 공작으로 승격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소문이 돌았다.
"어때?"
"멋져요."
오스카가 율리아에게 보여주었다.
새 공작가의 문양 도안이 완성된 것이다.
왕가와 아인호른 백작가의 문장을 합치고, 두 개의 도토리를 형상화한 것이다.
"왜 도토리가 두 개예요?"
"내 도토리와 율리아의 도토리니까."
"오스카 님의 도토리요?"
"실은 내 꿈에도 율리아에게 축복을 내려준 신이 나타난 적이 있거든."
"어, 그랬어요?"
"그래. 그 증거로 도토리를 선물했다. 이것 봐."
"어머, 오스카 님도 가지고 다니셨네요."
왠지 모르게 부적 주머니에 넣고 다니고 있다.
율리아를 손에 넣을 수 있었던 행운의 물건이기 때문이다.
"나는 신에게 선언했었다. 율리아를 행복하게 해 주겠다고."
"어머나..."
볼을 붉히는 율리아.
신도 율리아가 행복하지 않으면 곤란하다고 했으니까.
그래도 나는 신이다.
물론 내가 유리아를 위해 헌신하는 것은, 신이 시켜서 그러는 것이 아니지만.
"몸 상태는 어때?"
"전혀 문제없어."
율리아는 구 자이퍼트 백작령과 구 졸게 남작령에서 산업을 일으키려 하고 있다.
요즘은 밤늦게까지 조사하고 있는 모양이다.
"복합형 리조트 시설이 유망하네요."
"복합형 리조트 시설?"
"네. 왕도와 가깝다는 지리적 이점을 살리려고요. 아름다운 폭포와 계곡, 기암괴석을 잇는 산책로를 만드는 거예요. 편안한 숙박시설과 맛있는 식당, 향토화가의 미술관, 저수지를 활용한 낚시터와 보트 대여소 정도부터 시작해 점차 시설을 확충해 나가면 좋을 것 같아요."
산이 많아 농업에 적합하지 않은 지역이라서, 율리아가 어떻게 고안해 낼지 사실은 나도 주목하고 있었다.
관광을 중심으로 사람을 끌어들일 생각인 것 같다.
이 아이디어도 '이계의 지식'의 덕분인가.
대단한 일이다.
"나는 율리아를 존경하고 있어."
"그, 그런......"
"유리아가 아내라서 기뻐."
"...... 저도 오스카 님이 남편이라서 기뻐요"
"그래, 마음이 맞는구나."
"네."
율리아를 껴안는다.
신이여, 보고 있는가?
도토리가 키운 사랑이다.
적어도 나는 행복하다고 단언할 수 있다.
그리고 율리아도 행복할 거라 믿고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