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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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01월 29일 18시 56분 1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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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슨 일이야. 나를 비웃으러 온 거냐?"



     어머, 바보 전하가 말을 걸었네?

     무리도 아니겠지만.



    "아니, 아즈라엘 양은 내 약혼녀가 될 거다. 일단 보고를 하러 왔다."

    "...... 귀공은 누구지?"

    "월터 공과는 초면이로군. '풍마계'의 가프라는 자다."

    "호오!"



     바보 전하의 관심이 완전히 가프 님에게로 옮겨갔다.

     가프 님은 존재감이 있으니까.



    "결국 『풍마계』가 수를 써서 아즈라엘을 탈옥시키고, 황궁을 폭파시켰다는 거지?"

    "아니, 그건 오해다. 제도의 난에 『풍마계』는 관여하지 않았다."

    "그럼 황궁은 누가!"

    "황궁은 제가 파괴했답니다."

    "뭐라고? 불가능해!"

    "나를 가둔 결계는 시공간 마법에는 무력했어요. 그리고 황궁의 상공은 대마법 결계로 둘러싸여 있지 않았고요."

    "하지만 너는 탈옥할 기미도 보이지 않았어. 그런데 어떻게 ......"

    "수정의 달 9일이 무슨 날인지 알고 계시나요?"

    "뭐?"



     바보 전하의 그런 얼빠진 얼굴은 처음 봤다.

     이것만으로도 오늘 온 보람이 있었다.

     이날까지 탈옥을 하지 않은 것은, 귀인감옥 생활에 별다른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오늘은 우리 하르트아미스 가문 창설일이자 저의 생일이기도 해요. 자랑스러운 날에 당신은 나를 단죄했죠. 저의 황궁 파괴도, 아버지의 거병도 당연한 일이었답니다."

    "그, 그런 일로 ......"

    "당신도 건국절에 제가 마법 사용을 거부한 것을 죄로 삼았잖아요?"



     마찬가지다.

     가프 님이 중재하려는 듯 말한다.



    "하르트아미스 선제후의 거병의 인과관계에 대해는 지금 와서 말해도 소용이 없겠지. 황제가의 편을 드는 사람이 적었던 것은 악정 때문이지 않았나? 월터 전하는 반성하도록 해라."

    "그건 정치가들 탓이야!"

    "임명한 책임이라는 게 있으니까."

    "큭 ......"



     가프 님, 끝장을 내버리고 있네요.

     바보 전하를 괴롭히러 온 건가요?



    "한 가지 묻고 싶다. 월터 공은 아즈라엘 양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들지 않은 거지?"



     아니, 뭐, 바보 전하는 귀여운 아가씨가 취향이었으니까.

     나 같은 어두운 성격은 원래부터 부르지 않으셨어.

     지금 생각해 보면, 나는 바보 전하의 취향이 아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아즈라엘은 가문과 마력 말고는 좋은 점이 없잖아!"

    "아즈라엘 양은 자부심과 강인함을 겸비한 여자다. 자부심을 부정하는 것은 하르트아미스 선제후가를, 힘을 부정하는 것은 『풍마계』를 적으로 돌리는 것이나. 알겠나?"



     직설로 논파.

     차분하면서도 힘 있는 말투다.

     역시 '목장주'의 아들다워.



    "보는 눈이 없는 놈이 몰락하는 것은 당연. 쓸데없는 시간이었군."

    "자, 잠깐만!"

    "거절한다. 아즈라엘 양, 가자."

    "네."



     저택을 떠난다.



    "미안하군. 아즈라엘 양에게 폐를 끼친 것 같다."

    "아니요."



     가프 님 쪽이 더 기분이 언짢아진 것 같다.

     나를 위해 화를 내주셨구나.

     기뻐.



    "우리 결혼식은 제도에서 해도 될까요?"

    "음? 하르트아미스 신황제 가문과 『풍마계』의 강한 인연을 알리기 위한 의미겠지?"

    "아니요, 우리의 행복을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 주고 싶어서요."

    "하하하, 아즈라엘 양은 참 귀여워."



     가프 님이 안아준다.

     바보 왕자와 약혼했을 때만 해도 망했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렇게 행복한 기분을 느낄 날이 올 줄이야.

     바보 전하께 감사드린다.

     적어도 편안히 뎅겅되셨으면 좋겠다.



              ◇



     ---------- 그 후.



     하르트아미스 왕조 성립 첫해, 다벤포트 선제후가가 반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왕도 정벌군이 도착하기 전에 『풍마계』의 비룡대가 다벤포트 선제후령의 본거지를 파괴.

     선제후는 전사했다.

     그 이후로는 평화가 계속되고 있다.

     ...... 비룡의 먹이가 되고 싶은 사람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고기가 맛있네요."

    "초식 마수의 고기는 맛있지."

    "시집오기 전까지는 마물의 고기가 맛있다는 걸 몰랐어요."



     아즈라엘은 『풍마계』에 온 후부터 마물 퇴치에 눈을 떴다.

     전투마도사로서, 그리고 힐러로서 큰 활약을 펼치며 주민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



    "다시 사냥하러 가고 싶네요."

    "아이가 태어나기 전까지는 안 돼."

    "네에? 가프 님, 못됐어."

    "내가 사냥하러 갈 테니까."

    "그럼 마오지카가 좋아요"

    "...... 또 난도가 높은 걸로. 뭐, 좋아. 기대하고 있어."

    "네, 사랑해요."

    "나도."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웃었다.

     확실한 행복과 승리한 평화가, 그곳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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