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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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01월 29일 18시 55분 1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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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놀라는 기색이다.

     우후후.



    "아즈라엘 양은 자력으로 감옥을 빠져나올 수 있었는가."

    "어머, 처음으로 이름을 불러주셨네요."

    "당연하지. 이제 당신은 죄수가 아니니까."



     이런 표정도 지을 수 있는 사람이었구나.

     무심하게 웃는 교도관에게 호감을 느낀다.



    "꽤나 엄중한 마법 방지 결계가 쳐져 있었을 텐데?"

    "벽과 천장과 바닥에요. 시공간을 비틀면 출입이 자유롭지만요."

    "나가고 싶다고 하면 열쇠로 열어 줄 생각이었는데."

    "그랬어요?"

    "그래, 당신이 그렇게 말할 때면, 모든 준비가 끝났을 테니까."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이 간수는 내 행동을 읽고 있었다.



    "아즈라엘 양한테는 미안한 짓을 했다. 내 행동도 감시당하고 있었지. 내가 쓸데없는 행동을 하면 당신을 보호할 수 있는 위치에서 제외되는 바람에 그만."

    "아뇨, 감사하고 있답니다....... 제가 뭘 하려는지 아세요?"

    "그야 물론. 내가 아즈라엘 양의 검과 방패가 되어 황궁 밖으로 데리고 나가는 것까지 약속하마."

    "검술에 대한 자신감이 대단하시군요. 하지만 그건 괜찮아요. 현재의 제국과 제국 밖의 정세를 간결하게 말씀해 주시겠어요?"



     내가 바로 마법으로 결판을 내려는 것에 생각이 미친 것 같다.



    "정치적으로도 군사적으로도, 황태자 월터 전하가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우후후, 그렇군요."



     오늘은 수정의 달 9일.

     더 이상 말을 돌리지 않아도 되는데.

     한마디로 말해 황태자의 전횡이 두드러진다는 뜻.

     바보 왕자는, 근거 없는 자신감만은 대단한 것이다.



    "신예를 많이 등용하고 있다."

    "말 돌리지 않아도 돼요. 실적이 있는 베테랑은 한직으로 보낸 거네요?"

    "그래. 엉망이다. 지금 시민들의 불만은 성과를 내지 못하는 정치인들에게 향하고 있지만."



     토마스 님이 말씀하신 대로다.

     조금 아쉽다.

     시민들의 불만이 노골적으로 황제와 황태자를 향하고 난 다음 일을 벌이는 게 편했을 텐데.

     하지만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

     왜냐면 오늘은 수정의 달 9일이니까.



     수정의 달 9일은 우리 하르트아미스 선제후 가문의 창설 기념일이다.

     게다가 내 생일이기도 하다.

     그 자랑스러운 날에 나를 감금한 황제 가문은 멸망하라지.

     바보 전하는 죽으라지.



     제국 창건 기념일인 건국절에 마법을 쓰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나는 벌을 받았다.

     그렇다면 하르트아미스 선제후가 창시한, 내 탄생 기념일을 더럽힌 자들은 사라져라.

     그것이 평등이라는 것이다.



    "오늘 하르트 아미스 선제후 가문에서는 대규모 사슴 사냥을 한다."



     사슴 사냥이라.

     사슴은 문장에도 새겨져 있는 황제 가문의 상징이다.

     오늘 군사를 일으켜서 왕가를 토벌할 생각인가?

     그래, 딱 좋아.

     아버님께서는 혼란의 한가운데 제도에 도착하실 것이다.


    "다른 선제후들은 지켜보고 있지만, 사슴 사냥에 참여하는 제후들도 적지 않다고 들었다."

    "대략 이해했답니다. 그럼 가도록 해볼까요."



     간수를 안고서, 인식 방해 마법을 걸고 벽을 뚫으며 하늘로 날아올랐다.



    "알고 계셨나요? 황궁에도 외부의 공격에 대비한 대마법 결계가 있는데, 바로 위는 텅 비어 있어요."

    "그건 몰랐는데. 하지만 지상에 발이 닿지 않는 것은 불안한 법이었군."

    "우후후."



     마력을 모아 폭발 마법을 황궁에 떨어뜨린다.

     '콰아아아아앙'하는 귀에 거슬리는 소리와 함께, 황궁은 잿더미로 변했다.

     별다른 감흥은 없다.

     지금까지도 황궁에 매달려 있는, 앞이 보이지 않는 자들은 죽어 마땅하다.



     아이러니하다고나 할까, 계산대로라고나 할까.

     마법의 결계 덕분에 주변에는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 대단한 위력이군."

    "그래요. 이대로 날아가서 아버지의 군대에 합류할게요"

    "이봐, 아직도 마력이 남아있어?"

    "네, 물론이랍니다."



     일 년 동안 오늘을 위해 기른 머리카락, 그리고 쌓아둔 마력이니까.

     합류만 하면, 당분간 큰 마력을 쓸 기회는 없을 테고.



    "속도를 올릴게요."



              ◇



     ---------- 황태자 월터 시점.



    "뭐라고!"

    "전하를 제외한 황궁에 거주하는 황족들의 생존이 확인되지 않습니다!"



     젠장,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황궁이 붕괴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때마침 나는 시찰을 나갔다가 위기를 모면했다.

     아마 대규모 폭탄테러 같은데 .......



    "아즈라엘은 ......"

    "뭐?"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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