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66 마족의 나라 ②
    2021년 02월 13일 07시 42분 5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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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ncode.syosetu.com/n2651eh/66/

     

     

     

     마족 최후의 나라 베리아스까지 가는 도중엔, 딱히 무슨 일이 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전 체력을 온존하기 위해 꼬마캐롤인 채였는데, 도중에 습격해올 것같은 지능 낮은 마물도 암흑룡인 포차의 등에 타고 있으면 습격당하지 않고 끝납니다.

     구태여 문제가 있다고 한다면, 숲 속에는 숙소가 없기 때문에 야영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거겠네요. 여자는 저 혼자이니 남자들이 신경 써주었으면 합니다.

     

     "캐롤 공, 야영의 일입니다만ㅡㅡ"

     "식사 휴식 이외, 필요없어. 마랑도 3일 정도라면 계속 달릴 수 있지?"

     ".......네?"

     [........나도 자고 싶은데]

     들리지 않아요. 튼튼한 마족과 마물이라며 3일 정도는 거뜬합니다. 포차도 스테이터스로 보면 1주일 정도는 잠을 안 자도 괜찮고, 저도 포차의 안에서 선잠을 잘 거니까 괜찮습니다. 설마 전생의, 게임으로 며칠 철야하면서 반쯤 깬 상태에서 선잠을 자는 기술이 도움이 될 거라곤 생각못했습니다.

     

     "캐롤 공, 식사를 위해 사냥을 하려고 생각합니다만ㅡㅡ"

     "괜찮아. 내가 갖고 있어."

     ".......네?"

     제가 이 십년 동안 이곳저곳의 노점에서 사들인, 뭔지 모를 고기의 꼬치나 야키소바나 어묵이나 가라아게 빵 등등을, 따끈한 상태에서 [가방] 에서 꺼내기 시작하자 보리스의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포차도 먹어. 물도 있어."

     [캐롤.......얼마나 사들인 건가?]

     "음......그 마족의 촌락을 3개월은 먹여살릴 정도."

     [정말이냐.....]

     

     여러가지로 대비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농성전을 할 수 있도록 정제된 밀을 10톤. 정제된 천광과 동광도 5톤 정도 있습니다.

     참고로 옷 등도 [가방] 에 넣어두면 순식간에 옷을 갈아입을 수 있습니다. [가방] 의 내부는 데이터화 되어 보존되기 때문에, 더럽혀진 옷도 넣었다 꺼내면 새것과 마찬가지로 됩니다. 치트 만세.

     강행군한 3일 후의 아침 즈음에 마족 나라에 도착했습니다. 그냥 갔다면 오늘 저녁이나 밤이 되었겠지만 반나절 정도 빨랐네요. 하지만 예정으로는 반나절 더 빨리 도착해서 숙소에서 잘 예정이었지만, 역시나 무리였습니다.

     

     "거, 거기 너희들, 멈춰라!"

     마족 나라의 마을을 둘러싼 성벽에 다가가자, 문을 지키는 병사들이 제지합니다. 포차가 있으니 당연히 멈추려 하겠네요.

     거기서 보리스가 앞으로 나와 문지기에게 외쳤다.

     "난 근위기사단의 제 2기사대장 보리스다! 폐하의 명으로 손님을 데려왔다. 문을 열어라!"

     "보리스님! 하, 하지만, 그 용은.....주민들이 두려워합니다."

     왕의 명령이라고는 해도 문지기가 암흑룡을 보고 난색을 표합니다. ........성실한 문지기를 보자니 감동하고 맙니다. 케니스타 왕국의 문지기는 정력적으로 뇌물을 요구하던가, 아무것도 안하고 놀고 있던가 중의 어느 쪽이었으니까요.

     하지만 말하는 일은 그럴듯 했기에, 보리스는 약간 고민하듯이 얼굴을 찌푸리면서, 물어보듯이 저의 얼굴을 보았습니다.

     "포차 공을 여기에 기다리게 할 수는......"

     "포차, 어떻게 할래?"

     [나도 오늘 정도는 제대로 된 곳에서 자고 싶다!]

     "싫대."

     "..........그렇습니까."

     저와 포차의 대답에 보리스가 털썩 고개를 숙입니다.

     누구나 따스한 잠자리가 좋은 것이 당연합니다. 용인 포차도 잠자리가 있는 건가?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포차는 자신의 거처에 대량의 짚을 쌓아두고 더러워지면 바로 바꿀 정도로 깔끔하기 때문에, 제가 신발을 신고 들어오면 화냅니다.

     

     결국 한 시간 후, 통신용 마도구로 왕에게서 문을 열라는 명령이 도달하자 전 포차에 탄 채로 마족의 마을로 들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가 무리한 말을 하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만일 덫이었을 경우를 대비해 전력은 갖춰놓고 싶었고, 포차가 있는 것만으로도 견제가 됩니다. 포차도 그걸 알고서 저에 맞춰준 거겠지요.

     [캐롤, 맛있는 건 있을까? 기대되는군]

     "......그렇네."

     알고 있겠죠?

     

     마족의 나라ㅡ그렇게 들으면 뭔가 음산한 느낌에다 새카만 하늘에 벼락이 내리키고, 폐허같은 건물에서 무기를 든 주민들이 실실 웃는 인상이 있었지만, 인족의 나라와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포차에 타고서 큰길을 나아가자 주민들은 개미가 흩어지듯이 도망쳐 숨었고, 그늘에서 떠는 듯한 시선으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족 뿐만이 아닌 마족 사이에 섞인 수인과 드워프, 엘프 등의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다민족국가?

     노점에서 팔고 있는 야채나 과일도 케니스타 왕국과 거의 다르지 않네요. 약간 큰 정도? 인족의 지역보다도 토지가 비옥하기 때문에 그다지 다툼이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마을이 큽니다. 대도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요. 케니스타 왕국의 왕도보다도 훨씬 크네요.

     "폐하께선 남은 마족과 다른 종족들을 여기서 보호하고, 마의 숲과 인족의 침공에 대비하기 위해, 마족들의 마력을 결집해 이 벽을 건설한 것입니다."

     "대단해."

     의문은 보리스가 설명해 주었습니다. 국민을 모아서 성으로 두른다. 말로는 간단하지만, 자국민 뿐만이 아닌 다른 종족의 난민까지도 받아들이고, 인구 30만명의 대도시를 벽으로 빙 두르다니 엄청난 일입니다.

     케니스타 왕국의 왕도에도 중류층 이상이 사는 지역만 벽으로 둘러쳐져 있었으니까요.

     

     성에서 마중 온 기사들에게 둘러싸이며 향했는데, 왕이 사는 성은 가느다란데다 높아서, 마치 새하얀 왜가리처럼 예쁜 성이었습니다.

     

     "처음 만나는군. 짐이 베리아스의 성주, 베리테리스라네."

     "캐롤니므.......에요."

     

     마족의 왕은, 새하얗고 기~다란 수염의 상냥해보이는 할아버지였습니다.

     약해보......이진 않은데, 젊은 몸의 본체를 어딘가에 봉인해두고 있는 걸까요? 라고 무심코 의심하고 맙니다.

     왕은 알현실이 아닌, 포차가 들어갈 수 있도록 성의 안뜰에 차와 다과를 준비하고 마중해 주었습니다.

     마족들의 시선은 약간 흥미롭게 본다는 느낌이 들지만, 적의같은 건 느껴지지 않습니다.

     뭐, 그 중엔 절 노려보고 있는 높아보이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건 뭐, 어딜 가나 배타적인 사람은 있으니 신경써도 소용없습니다.

     

     "젊은 아가씨라고 듣고 준비했네만, 취향을 몰라서 미안하게 되었네."

     "괜찮아요."

     왕은 자신이 먼저 먹은 후 제게 과자를 권유해줬습니다. 포차에게도 살아있는 소를 통채로 주었습니다.

     그 대주교 할배처럼 겉모습만 착해보일 뿐인 변태일 가능성도 있었지만, 이 이상 의심하면 온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에 저도 차를 입에 대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니므' 라니......혹시 '아르세이데스' 와 관계가?"

     ".........그 성은 버렸어요."

     

     제 두 번째 이름말인데요, 가명을 버렸기 때문에 성씨 대신으로 쓰고 있었지만, 니므는 분명 '요마', '요정' 를 의미하는 말로, 아르세이데스 가문에선 예전부터 멸칭으로 써온 모양이어서 그대로 저의 이름이 되었다고 이전에 딜크가 득의양양하게 알려줬었습니다.

     확실히 다른 곳에선 듣지 못한 단어인데 전 이미 아르세이데스 가문과는 관계없고 미련도 없기 때문에 이제와서 무슨 말을 들으면 곤란합니다.

     

     "그런가. 이상한 말을 물어봐서 미안했네."

     "아니요."

     제가 미묘한 표정을 한 것을 들켰는지, 케니스타가 인족지상주의였다는 걸 떠올린 건지, 왕은 순순히 고개를 숙여주었습니다. 그러자ㅡㅡ

     

     "폐하! 그런 정체모를 소녀에게 고개를 숙일 필요는 없습니다! 그런 자가 '계승자' 라니 전 인정할 수 없습니다!"

     

     방금 전 절 노려보고 있던 아저씨가 갑자기 고함을 쳤습니다.

     "......계승자?"

     "바르바스, 조용히 해라! 미안했네. 여러 의문도 있겠지만, 먼저 이 늙은이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겠나."

     "..........응."

     

     절 여기까지 불러온 이유는 단순히, 마왕이라 소문이 난 절 보는 것만이 아니라, 뭔가 다른 목적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

     

     귀족으로 태어난 아인 영애, '금기의 아이' 캐롤니므아르세이데스가 왕성파괴사건 와중에 행방불명이 된 후 1개월 남짓이 지나려 하고 있었다.

     그 사이에 일어난 일로는, 먼저 아르세이데스 가문에서 죄를 범한 자가 나왔다고 이유로 여태까지 일선에서 물러났던 당주가 책임을 지고 은퇴하였고, 임시 당주였던 딜크가 정식 당주가 된 것이다.

     그리고 그 일의 발단이 된 마족 격퇴전에서의 공로에 의해, 평민이었던 아리스라논이 1대 한정이기는 해도 준작의 지위를 얻고, 많은 귀족들의 추천에 의해 자작가의 양녀가 되었다.

     아리스라논요구르 자작영애. 수십 년 전 마족과의 대전에서 영지와 아들을 잃고, 지금은 귀족연금만으로 생활하고 있는 이름 뿐인 귀족 가문이었지만, 이걸로 아리스는 정식으로 귀족의 일원이 된 것이다.

     

     그 후부터 케니스타 왕국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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