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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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01월 05일 08시 14분 1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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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제프의 몸에 호전되는 기미가 보이기 시작함과 동시에 샬롯의 몸 상태는 점점 나빠졌다. 그의 병이 옮은 것이 아니냐는 셸나 백작가의 하인들의 소문 속에서, 고통스러웠던 병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병세가 나타나기 시작한 샬롯에게서 조제프는 조금씩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의 마음도 샬롯에게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한동안 입을 다물고 있던 조제프는 다시 샬롯을 바라보았다.



    "나에 대해서는 오늘 부로 잊어주었으면 좋겠어. 남작에게는 내가 말을 해두지."

    "...... 알겠습니다."



     샬롯은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조제프가 샬롯의 아버지인 남작에게 약혼 파기를 제안하자 남작도 담담하게 약혼 파기를 받아들였다.

     해방감에 가득 찬 그는, 애나벨을 데리고 찾아간 야회를 마음껏 즐겼다.



    ***



     야회가 끝나고 애나벨을 집에 데려다준 다음 귀가한 조제프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그의 아버지였다.



    "조제프, 너 제멋대로 무슨 짓을 한 거냐......! 노르트 남작가의 당주로부터 네가 샬롯 양과의 약혼을 파기하러 왔다는 연락이 왔다!"

    "...... 그 이야기입니까."



     조제프는 한숨을 내쉬며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아버지가 그녀를 마음에 
    들어 하는 것은 알지만, 중병을 앓고 있는 그녀는 앞으로 제 아내로서 백작부인의 임무를 감당할 수 없습니다. ...... 그리고 안심하세요. 그녀보다 더 적합한 약혼자를 이미 정해 놓았으니, 아버지께도 다음 기회에 소개를......"

    "이 멍청한 놈이! 작작 좀 해라!!"



     아버지가 격분하자, 조제프는 얼굴이 창백해졌다.



    "내가 얼마나 남작에게 머리를 조아려서 샬롯 양을 네 약혼녀로 삼아달라고 부탁했는지 몰랐던 거냐! 게다가 몸이 불편했던 너에게 그토록 많은 도움을 준 은인에게, 다른 아가씨를 데리고 와서 약혼 파기를 통보하다니 그야말로 무례하기 짝이 없는 짓이다. 무신경한 것도 정도가 있지."

    "그건 ......"

    "네가 이렇게 멍청한 자식일 줄은 몰랐어."

     

     차가운 눈빛의 아버지 앞에서 입을 다물고 있는 조제프의 귀에, 다가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한 살 터울의 동생인 루카가 아버지의 화난 소리를 듣고 달려온 것이다.



     아직 학생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루카는, 졸린 눈을 비비며 입을 열었다.



    "형, 샬롯 님과의 약혼을 파기했어?"

    "그래."

    "그거 아쉽네. 더 소중히 여기는 게 좋다고 그렇게나 말했었는데........"



     슬픈 표정으로 눈썹을 내린 루카를, 조제프는 짜증스럽게 노려보았다.

     조제프가 샬롯과의 약혼을 파기하고 새로운 약혼자를 찾는 것을 서둘렀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동생 루카의 존재였다.

     루카는 이 나라에서 극소수만이 가지고 태어나는 특별한 능력이 있는 것 같다. 아주 드물게 그는 미래의 장면을 볼 수 있는 것 같았고, 어릴 때부터 가끔씩 예언 같은 말을 중얼거려서 주위를 놀라게 했다.

     장남인 조제프가 셸나 백작 가문을 물려받을 예정이었지만, 루카가 성장하여 그 능력을 인정받아 가문을 이어받기 전에 조제프는 가문의 격에 걸맞은 영애를 찾아 자신의 지위를 확고히 하고 싶었던 것이다.

     비록 샬롯과의 약혼은 아버지가 주선한 것이지만, 그것이 오히려 자신이 가문을 계승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것은 아닐까, 조제프는 그렇게 상상한 것이었다.



    "난, 샬롯 님을 정말 좋아했는데. 그렇게 멋진 분은 흔치 않은 것 같아. 시종인 에반도 괜찮은 
    사람이었고 ......"



     샬롯이 조제프를 병문안하러 올 때마다, 그녀와 함께 루카의 놀이 상대가 되어주던 에반도 그는 자주 그리워했다.

     최근 들어서는 몸이 좋지 않아 셸나 백작가의 저택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샬롯을 걱정하고 있다.

     루카의 말에, 백작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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