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8화 회복 이벤트(1)

 

　오늘도 사무소에 왔다.

　딱히 미팅이 추가적으로 들어왔다거나 방과 후에 외로워서 누군가를 만날 것을 기대하며 일부러 찾아간 것이 아니라, 스튜디오 사정상 오늘이 아니면 녹음할 수 없는 보이스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주 내내 한가로운 가오와는 달리, 나 자신은 설령 자숙 중인 몸이라 하더라도 내년의 보이스 녹음이나 자숙이 끝난 후의 업무 준비로 바쁘게 지내고 있다.

　지금은 어디까지나 자숙일 뿐이지, 근신은 이미 끝났으니까.

　학생 신분이지만 버튜버 활동 중에는 사회인 취급을 받고, 방송 외의 활동으로 바쁘다는 것은 그만큼 수요가 있다는 증거라서 기쁘지만, 한편으론 집에서 방송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근본이 게으르기 때문에.



　그래도 오늘의 녹음은 금방 끝났기 때문에, 아직 체력적으로나 의욕적으로나 여유가 있다.

　이런 상태라면 오늘 밤에 합방을 해도 별문제 없이 할 수 있었을 것이다. ...... 뭐, 가오가 오늘만 시간이 난다고 말했다면 당연히 거절했겠지만.



　하지만 이렇게 녹음이 끝나고 나면 매번 체력이 남아있다고 생각하지만, 활동을 막 시작했을 때와 비교하면 체력이 많이 붙은 것 같다.

　그땐 밖에 나가기만 해도 헥헥거렸으니까 .......

　낯선 사람과 이야기할 때 눈을 보고 이야기하는 건 아직 서툴지만, 그래도 꽤 괜찮은 대화를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적어도 너무 더듬거리거나 목소리를 쩌렁쩌렁하게 말하는 일은 줄었다. 아마도.

　이제 3개월 후면 고등학교도 졸업하는데, 작년에 내가 기세에 맡겨 오디션에 지원하지 않았다면 지금 이 자리에 서 있지 못했을 거라 생각하니 묘하게 감회가 새롭다.

　그때 충동에 몸을 맡기지 않았다면 과연 어떤 삶을 살고 있었을까 .......



"실례합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방송인 전용 휴게실 문을 열었다.

　누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일단 사무실에 왔으면 얼굴을 내밀고 인사하는 것이 원활한 인간관계라는 것이다. 나는 성숙해~

　그리고 그곳에 있던 사람은,



"응, 시죠 ...... 거기 ......좀 더 ......"

"미나토 씨, 귀여운 목소리나 나오는데요."

"시......끄러."



　스윽.......

　유즈키 린네, 나나세 나나미, 아카츠키 미나토, 카미시로 시죠 ......, 왜 항상 이 녀석들은 휴게실에서 꽁냥대는 걸까.

　여기는 너희들만의 공간이 아니라 공용 공간이라고!?

　왠지 어색해진 나는 아무것도 못 본 척하고 퇴실하려고 했는데, 그보다 먼저 방금 전까지 등을 돌리고 있던 카미시로 시죠가 뒤돌아섰다.



"이게 요즘 유행하는 'NTR'이라는 건가요?"

"무슨!?"



　이 녀석은 갑자기 무슨 말을 하는 걸까.

　나도 모르게 기세 좋게 대답하고 말았는데, 그제야 이쪽을 알아차린 미나토가 당황하면서,



"잠깐, 코요이!　아니, 이건 달라."

"미나토 씨, 미나토 씨. 바람이 들통난 여자친구의 대사잖아요, 그거."

"장난치지 말고!"



　살짝 상기된 뺨은 조바심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인지.

　조금 흐트러진 겉옷을 정돈하며, 미나토는 소파에서 일어섰다.



"그냥 어깨를 주물러 줬을 뿐이야!　3D 촬영은 모션 캡처 슈트 때문에 어깨가 뻐근하잖아?　게다가 그전에 어떤 바보 탓에 업무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서 시죠가 어깨를 주물러 준 것뿐이야!"

"미나토 씨 미나토 씨. 너무 변명 같네요 그거."

"누구 탓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눈앞에서 옥신각신하는 두 사람을 보고 있자니, 왠지 모르게 이쪽이 냉정해졌다.

　그보다 나는 뭘 보고 있는 것일까.

　일단 내가 중재에 나서지 않으면 이야기가 진행되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