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36화 12월의 미팅(2)
    2023년 12월 01일 23시 50분 1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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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지하고 농담이 통하지 않는 쿠죠 씨가 일단 수험생이라고 하다니, 나 겉으로 보기에는 전혀 수험생 같지 않다는 것일까.

     시청자들도 내가 정말 수험생인지 의심하는 사람이 대부분이고, 다른 믿는 사람들도 수험에 떨어지거나 니트족이 될 거라 생각하는 사람들뿐이니까 .......

     여기서 놀라게 해 줄 수 있을 만큼 내 수험 공부의 성과를 보여줄 수 있다면 또 다른 이야기지만, 아쉽게도 대놓고 지력을 뽐낼 만큼의 자신감은 아직 없다.

     아무래도 앞으로도 쿠로네 코요이의 반신반의 아슬아슬 수험생활은 계속될 것 같다 .......



     그리고 크리스마스 전후의 계획을 질문받거나 내년에 하고 싶은 일을 질문받고서,



    "── 이상이 되겠군요. 쿠로네 씨로부터는 뭔가 하실 말씀 있나요?"



     왔다! 질문 타임이다!

     사실 오늘 미팅에서, 나는 한 가지 질문을 던지려고 했었다.

     왜냐하면 합방 상대를 찾으려고 해도 초대할 만한 상대는 이미 스케줄이 꽉 찼기 때문에, 매니저 권한을 이용해 알테마 안에 있는 한가해 보이는 사람을 찾아내려고 생각한 것이다.

     매니저라면 다른 방송인들의 스케줄을 공유할 수 있을 테고, 쿠죠 씨라면 모든 사람의 스케줄을 파악하고 있을 테니까.



    "저, 저기, 최근에 한가해 보이는 버튜버 있나요!?"

    "한가해 보이는? ......"

    "아, 아뇨, 그게 아니라."



     그렇게 다른 사람들은 너처럼 일 년 내내 한가하지 않다고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보지 말아 줘!

     하지만 역시 눈치 빠른 쿠죠 씨다.



    "합방 상대를 찾고 계신 거라면, 글쎼요......"



     내 의도를 금방 알아차린 그녀는 태블릿을 조작하며,



    "이자요이 씨라면 내일과 모레에 가능합니다만."

    "아, 그 외로요."



     아무리 상대를 찾고 있는 나라지만 선택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시시바 씨 ......는 아직 합방하기엔 이른 것 같네요"

    "뭐, 네."



     베아트릭스는 비록 휘말린 입장이지만, 그런 일이 있었으니 조금 거리를 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하코니와 씨는 평소처럼 행방불명, 벤데트 씨도 평소처럼 연락두절, 소노자키 씨는 12월에 매일 야근으로 데스마치......"



     이 사무실 괜찮아???



    "그렇다면 이제 남은 건 가오 씨밖에 없겠군요."

    "가오......"

    "네, 가오 씨입니다."



     가오 카미타치, 어찌 보면 나의 두 번째 합방 상대인데, 그때도 이번과 마찬가지로 특훈을 목적으로 한 것이었다.

     그 이후에도 가끔씩은 엮이긴 했지만, 요즘은 사람이 많아졌고 서로가 남녀인 탓에 그렇게까지 겉으로 드러나는 연관이 없는 상대였다.

     무엇보다 본인의 개성이 너무 강해서 한 번 접한 것만으로도 배부르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이자요이와는 다른 의미에서 멀리하고 싶은 상대다.

     하지만 개인적인 감정을 빼면 합방 상대로는 이보다 더 부족함이 없는 상대이기도 하다 .......



    "음, 언제쯤 시간이 되나요?"



     내일이라고 하면 일정이 맞지 않는다며 거절하자.



    "다음 주 내내 어디든 다 비어 있네요"

    "으, 으음."



     이건 거절하려고 해도 거절할 수 없는 분위기.

     아니, 딱히 본인에게 이야기한 게 아니니 여기서 끝내면 되는 이야기지만, 가오만 시간이 비어있는 데다 스케줄까지 물어봤으니 거절할 수 없잖아 이거 .......



    "하아 ......, 그럼 가오로 해주세요."

    "...... 쿠로네 씨가 내키지 않는다면 방금 전의 대화는 듣지 않은 것으로 하겠습니다만."



     으으, 그 친절함에 나도 모르게 기댈 것 같다.

     하지만,



    "제가 먼저 물어보고도 개인적인 감정으로 없었던 일로 하는 것은 왠지 기분 나빠서요 ....... 어려운 것도 도전하는 것이 기업 VTuber라는 직업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그리고 딱히 가오 개인에게 거부감이 있는 것은 아니다.

     피곤해서 싫다, 라는 정도의 느낌이다.

     쿠죠 씨는 내 말에 작은 미소를 짓더니,



    "알겠습니다. 그럼 제가 가오 씨의 담당 매니저에게 연락을 취해 보겠습니다. 회의 시간에 대해서는 다시 정해지는 대로 쿠로네 씨에게 연락드리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그렇게 해서, 가오와의 합방이 결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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