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8화 "너는 빨리 행동하는 것은 못하는데 시간 끄는 것은 잘하네." 나는 자조하면서 말했다2023년 11월 17일 21시 27분 5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그날은 한 시간 동안 60번이나 되는 알람을 설정한 덕분에, 늦잠을 자지 않고 약간의 나른함과 함께 일어날 수 있었다.
여전히 일어나고 싶지 않은 마음을 필사적으로 억누르며, 최소한의 저항으로 침대에 누워서 남은 51번의 알람을 하나하나씩 끄기 시작한다. 누구냐 이렇게 멍청하게 설정한 멍청이는 .......
도중에 꾸벅이게 되자, 스마트폰이 스윽 빠져서 얼굴에 떨어졌다. 콧대에 오는 충격은 나를 꿈에서 깨어나게 하기에는 너무나 충분한 알람이 되었다.
으으, 왠지 얼마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마지못해 몸을 일으켜서, 침대 위에서 남은 알람을 해제한다.
그리고서 자고 있는 동안 쌓여있던 트위터의 리플과 새벽에 온 연락 등을 확인하고서야 겨우 침대에서 일어날 결심을 했다.
일어나면 금방이라도 나갈 준비가 되어 있을 것 같지만, 타고난 귀차니스트인 나는 방금 전의 결심은 벌써 어디로 갔는지 모른다. 잠에서 깨어난 뒤 샤워를 우아하고도 길게 한 후, TV를 보면서 상비하고 있는 빵을 먹으며 최근 조금씩 발전하고 있는 화장을 듬뿍 시간을 들여 완성했다.
이제 슬슬 집을 나서지 않으면 집합시간에 늦을 것 같은데, 내 몸은 그것을 거부하는 듯이 무슨 이유를 들며 더 천천히 움직이려고 한다.
응응, 아침부터 서두르면 하루의 체력이 다 떨어지니까. 체력의 보존은 중요해.
그럼 다음은 트위터에서 팬아트 리트윗이라도 해볼까~ 역시 팬과의 교류는 중요하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스마트폰에 알림이 날아왔다.
왠지 모를 불길한 예감을 느끼며 겁을 먹고 들여다보니, 거기에는 매니저의 이름이 있었다.
"히익."
되살아나는 트라우마 LINE들. 아~ 핏기가 가신다.
'좋은 아침입니다'로 시작하는 이번 문장은, 직역하자면 '준비됐으면 얼른 집을 나와'라는 내용이었다.
아니, 왜 이 사람이 내가 아직 집에 있는 걸 알고 있는 거야!? 어, 감시 카메라가 붙어있네!? 사실 어제 방송을 끄는 걸 깜빡해서 다 보고 있었다거나!? 이웃집 아저씨가 사실은 매니저였다거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컴퓨터를 확인해 보니, 역시나 방송은 제대로 꺼져 있었고 감시 카메라 같은 건 없었으며, 이웃집은 신혼부부였다. 한시름 놓았다.
매니저와 만난 지 아직 1년도 안 됐는데 내 행동 패턴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는 것은 매니저가 대단한 건지, 아니면 내가 단순한 건지 .......
의구심은 늘 끊이지 않지만, 이렇게까지 예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짓말을 하고서 도망칠 만큼 뻔뻔하거나 배짱이 있는 것도 아니기에, 순순히 준비를 마친다.
하아, 가기 싫다 .......
ㅡㅡ알테마 퍼스트 애니버서리 페스티벌.
오늘은 1기생의 데뷔일이자 알테마가 본격 출범한 기념비적인 날이다.
기획 방송에는 많이 익숙해졌고, 별로 친하지 않은 방송인들과도 어느 정도 대화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래도 역시 현실의 이벤트는 많이 긴장된다.
무엇보다 이번에는 여름 코미케 이후 처음으로 실시간으로 시청자와 대화할 수 있는 부스가 설치되어 있고, 그 외에도 노래의 라이브 무대와 팬 참여형 무대도 있다.
지난 한 달 동안 나와 다른 방송인들은 오늘을 위해 열심히 연습하고 여러 번 회의를 했다.
그래서 이 이벤트의 성공은 믿지만, 그래도 불안한 것은 불안하다. 밤에도 7시간밖에 못 잘 정도로.
뭐, 이대로 평생 집에서 뒹굴고 있다가는 못 참은 매니저가 화를 내며 볼멘소리를 할지도 모르니, 일단 슬슬 결심하고서 출발해야겠다.
어제 필요한 물건은 핸드백 안에 챙겨두었으니, 준비는 금방 끝났다.
언제든 금방 끝낼 수 있는 준비를 여기까지 질질 끌어온 나의 나태함과 수완에 감탄하게 된다. 다른 곳에 더 활용하라는 의견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여름 코미케 때는 미나토가 차로 마중 나와줘서 이동도 준비도 편했는데, 오늘은 일찍부터 행사장 일을 도와야 한다며 오지 않았다.
그래서 직접 전철을 타고 복잡한 환승을 거쳐 행사장으로 향해야 하는데 ......, 과연 나는 무사히 행사장에 도착할 수 있을까?
지금 와서는 늦었지만, 현장에서 집합하지 말고 누군가와 역에서 만나서 함께 가는 게 더 좋았을 것 같다.
후회보다 먼저, 방금 전과는 다른 불안감이 내게 다가왔다.728x90'인터넷방송(인방) > 미소녀가 되서 치켜세워지면서 인생 이지모드로 살고 싶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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