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68화 둘이서, 같이(2)
    2023년 11월 15일 21시 20분 5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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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코요이의 생일에 예정이 없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어. 분명 치카게 씨가 집에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고. 그런데도 나는 코요이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해서, 나한테 유리한 변명을 하며 모른 척하고 있었어. 이렇게 될 거였다면 처음부터 억지로라도 왔으면 좋았을 텐데..."

    "그, 그렇지 않아 ....... 왜냐면 이건 내 문제니까 ......"

    "울고 있는 여자아이를 눈앞에 두고서, 이건 네 문제니까 난 아무것도 모르고 신경 쓰지 않는다고 내게 말하게 하려는 거야?"

    "그건 ......"



     차라리 여기서 밝혀서 편하게 되는 것도 좋을지도 모른다.

     물론, 산타 할아버지가 어쩌고 전생 어쩌고의 이야기는 할 수 없지만.

     지금까지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상대가 없었고, 말할 수 있는 상대가 없었기 때문에 견뎌온 것이니까. 여기서 정산하는 것도 방법일지도.



    "나는, 미소녀야."

    "응. ......뭐?"

    "누구나 인정하는 초절정 미소녀야"

    "잠깐만."

    "그게, 무서워."

    "잠깐만, 설명이 너무 서툴잖아."



     진지하게 내 고민을 털어놓았을 뿐인데, 미나토는 뭐가 불만인지 의미를 부여했다.

     알기 쉽게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는데 .......



    "미소녀라서 행복하고, 무서워."

    "진지한 표정으로 말해봐야 그걸로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네 사고방식이 무서워.."

    "진지한 거니까 장난치지 말아!"

    "그건 이쪽의 대사인걸!?"



     서로에게 소리치며 어깨를 들썩인다.

     그러고 보니 미나토와 이렇게 제대로 대화한 게 언제였을까 .......



    "먼저 순서대로 설명해 줄래?"

    "내가 미소녀."

    "그건 이제 됐으니까."

    "하지만 처음은 이거인걸 ......"



     정확히 말하자면 산타 할아버지를 빼고서.



    "코요이는 지난 며칠 동안, 생일의 뭐가 불안했어?"

    "...... 갑자기 행복이 끝나면 어쩌나 싶어서 무서웠어."

    "음. 그럼 왜 생일에 약속이 있다고 말했어?"

    "...... 혼자 있고 싶었어. 행복을 견디지 못하고 나약해지는 내 모습을 누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그래서 도망쳤다.



    "그렇구나."



     미나토는 마침내 납득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몸을 숙이고 손을 뻗어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깨지기 쉬운 물건을 다루는 것처럼 부드러운 손길로.



    "코요이는 혼자서 싸웠구나"

    "......? 싸우지 않았어. 도망치고 도망쳐서 울기만 했어."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약한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서 혼자 끙끙 앓으며 상처받은 거지? 그렇다면 그건 도망친 게 아니야. 싸웠다는 증거야."

    "......... 읏."



     그, 그런가?

     하지만 설령 이것이 도망이 아니라 싸운 거라 해도, 나는 결국 마지막에 무너져 버렸다. 패배해 버렸다.

     미나토가 오지 않았다면 나는 어떻게 되었을까 .......



    "내가 도와줄게. 코요이가 쓰러질 것 같으면 내가 받쳐줄게. 울고 있으면 내가 위로해 줄게. 맞서 싸운다면 곁에 있어 줄게. 혼자서 못 견디겠으면, 둘이서, 응?"

    "미나토 ......"



     아카츠키 미나토는 쿠로네 코요이의 상황을 완전히 이해한 것은 아니다. 아마 앞으로도 진실을 알게 될 일은 없을 것이다.

     그것은 미나토 자신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내가 내 마음속의 모든 것을 다 털어놓지 않았다는 것을, 미나토 자신도 분명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미나토는 나와 함께 있어 주겠다고, 그렇게 말했다.



     가슴속이 한결 가벼워진 것 같다.

     지난 며칠 동안 가지고 있던 불안감이나 초조함, 그런 것들이 전부는 아니지만 없어진 것 같은 느낌.



     아아....... 나는 이해해 주는 사람이 필요했다.

     비록 모든 것을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그래도 이해하려고 곁에 있어 주는 사람이.

     불안을 공유해 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트위터도 업데이트하지 않고 운영 측에게도 연락을 하지 않아서 무서워."

    "함께 사과해 줄게. 뭣하면 지금 당장 방송해도 괜찮아"

    "자고 일어났더니, 모든 것이 꿈에서 사라져 버린다고 생각하면 무서워."

    "그럼 손잡고 같이 자자. 코요이가 어디에도 가지 않도록."

    "저기, 미나토는 왜 나한테 이렇게 친절하게 대해 주는 거야?"

    "그건....... 약속을 했으니까. 같은 배를 탄 사이이니, 가라앉지 않도록 끝까지 함께 지켜봐 주겠다는."



     현실에서 처음으로 만나기 전, 그런 옛날의 일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구나 .......

     하지만 아아, 그렇기 때문에, 그런 그녀니까.

     나는 아카츠키 미나토를 좋아한다.

     


     

     생일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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