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으으......"
린네 씨는 정말 미인이다.
사석에서는 단아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천연의 느낌이 묻어나는 그녀도, 잠을 잘 때는 무방비 상태의 민낯을 드러낸다. 길고 풍성한 머리카락도 잠잘 때는 침대 시트에 퍼져서 또 다른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이런 사람이 지금 내 옆에서 자고 있어?
"이, 이런"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흥분과 긴장, 무의식적인 졸음, 이 모든 것이 뒤섞여 점점 의식이 사라지는 느낌이 든다.
졸음? 아니, 이건 기절이다.
멀어져 가는 의식 속에서, 이제 오늘은 안전하게 잘 수 있겠다는 안일한 생각을 하며.
나의 의식은 사라졌다.
◆
"으음 ......"
다음날 아침, 무거운 눈꺼풀을 어떻게든 들어 올리고 일어난다.
오늘은 아침부터 방송을 할 예정이니 아무리 졸려도 늦잠을 잘 수는 없다.
"준비, 해야지 ......"
시작 시간은 7시부터다.
그래도 예고는 어제 미리 해놓았고, 마이크 조정 같은 것도 어제의 그대로라서 이제 할 일은 시작 버튼만 누르면 된다.
옆을 보니 린네 씨는 아직 자고 있었다.
잠버릇이 좋은 건지 옷차림도 별로 흐트러지지 않은 채 작은 숨소리만 들린다.
...... 창작물이라면 여기서 잠옷이 반쯤 벗겨져 있거나, 이상하게 껴안고 있거나 하는 식인데, 뭐 그런 판타지는 없는 거지.
기상방송이니까 린네 씨는 이대로 방송 직전 재워도 괜찮을 것 같다고 판단하고서,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트위터를 통해 기상 보고를 하려고 한다.
전원 버튼을 한 번 누르고, 거기에 표시된 글자를 보고 눈을 비빈다.
[알림]
10:46: 나츠나미 유이 잠깐!?
10:46: 쿠죠 토카쿠 일어나세요!
10:46: 가오 카미타치 일어나!
10:46: 키노미야 키린 마츠리짱은 한 번 자면 좀처럼 일어나지 않아......
아, 아니, 10시 46분이라면 .......
7시부터 방송이 시작된다고 예고했었는데, 이건 지각이잖아.
바로 스마트폰을 켜고 여러 가지를 확인한다.
여러 사람들로부터 연락이 많이 왔고, 그리고 트위터의 트렌드 상단에 [#일어나 마츠네코]라는 글자가 당당하게 빛나고 있었다.
아~ 핏기가 가신다. 막 일어났는데도 식은땀이 멈추지 않았고, 그러면서도 머리는 초스피드로 돌아가기 시작하면서 이것저것 생각하게 되었다.
...... 이런, 어쩔 방법이 없어.
일단 마츠리 선배를 깨워야겠다!
아직도 옆에서 곤히 잠들어 있는 마츠리 선배의 어깨를 가감 없이 마음껏 흔든다.
"일어나세요! 큰일 났다고요! 늦잠 잤어요!
"응?"
"마츠리 선배! 3시간 이상 늦었어요! 위험해요!"
"2시간만 더 ......"
"더 자려하지 마시고!"
그래도 일어나려고 하지 않는 마츠리 선배는 그냥 방치하고, 급하게 방송 화면을 열었다.
그제야 현재 방송을 하고 있는 채널이 눈에 들어왔는데, 특이하게도 하코니와 선배가 방송을 하고 있었고, 제목이 [잠꾸러기를 기다리는 시청자 대기방, 3시간 안에 일어나면 한 달간 진지하게 방송한다]라는 완전히 우리를 얕보는 내용이었다. 아니 뭐, 3시간 안에 일어나지 못했지만!!
"에엥!? 대기 인원이 왜 이렇게 많아!?"
평소보다 사람이 많아! 그리고 채팅의 속도도 방송하지 않았는데도 빨라!
이, 이게 뭐야!
당황하면서도 침착하게 방송 시작 버튼을 누른다.
"스읍, 하아." 하고 심호흡을 하고서,
"아, 안녕하다냥!!!!!"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소리를 지르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이렇게 합숙 합방 다음의 아침 방송은 힘들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참고로 마츠리 선배는 방송 시작 5분 후에야 겨우 일어나서, 나는 시청자들에게 어젯밤은 즐거웠냐며 놀림을 받은 반면, 마츠리 선배는 어제 피곤했나 보네 혹은 많이 자야 미인이라는 식으로 부드럽게 넘어갔다.
어째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