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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렸지~"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고서 미나토와 합류한다.
"어라, 카미시로 시죠는?"
"일이 생겨서 돌아간다며 방금 전에 돌아갔어. 저래 뵈어도 바쁜 사람이라서 미안."
"아니, 뭐 괜찮지만 ......"
일단 와줘서 고맙다는 말 정도는 해주고 싶었다.
처음엔 어떤 의도가 있는지 알 수 없는 사람이었는데, 메이드복만 한번 보고 돌아갈 줄이야.
"일단, 배고프지 않아? 돌아다니느라 피곤하지? 어디 가서 쉬면서 점심 먹지 않을래?"
"확실히 배고플지도 몰라. 야키소바 먹고 싶어 야키소바."
노점의 저렴한 맛 좋지. 좋아해.
야키소바 노점이 어디에 있을까 하고, 미리 나눠 받은 간이 지도를 펼쳐보려 했지만,
"아, 위치는 알아. 이쪽."
손을 이끌며 걸어간다.
이곳을 매일 다니는 내가 어정쩡하게 걷는 반면, 오늘 처음 온 미나토는 당당한 발걸음으로 걸어간다.
2시간 만에 너무 익숙해졌잖아 .......
그렇게 일단 학교 건물을 나와 교문 쪽으로 가서 야키소바를 사 먹는다.
그 밖에도 솜사탕과 주스를 사서 식당으로 향한다.
"붐비네."
"뭐, 점심시간이라 어쩔 수 없지. 다른 좋은 곳 알아?"
"알 것 같아?"
"미안 ......"
다행히 금방 자리가 생겨서 앉을 수 있었다.
"냠냠. 맛있어."
"보통 야키소바를 먼저 먹지 않아?"
"방해되잖아."
"그 정도는 들어줄 수 있는데."
이런저런 담소를 나누며 점심을 마쳤다.
미나토는 조금 전에 오므라이스를 먹은 탓인지 오렌지 주스만 마시고 있었다.
"어디 가고 싶은 곳 있어? 대충 둘러봤으니 안내해 줄 수 있어."
"내가 안내해 줄 셈이었는데 ......"
"자자, 그래, 유령의 집 같은 거 재미있을 것 같은데..."
"싫어."
"어라, 코요이는 무서운 거 싫어했었나? 이자요이 씨와 합방했을 때 한 것 같은데 ......"
"그건 무서운 느낌은 아니었어. 게다가 우리 학교의 귀신의 집은 본격적이라고 들었으니 싫어."
단호하게 거부하는 태도를 보이자, 미나토는 한 발 물러섰다.
문화제의 유령의 집 같은 곳에 누가 좋아서 가겠어. 그런 곳에 가는 사람은 그냥 바보다.
"아, 그러고 보니 지금 시간에는 체육관에서 경음악을 한다고 들었어. 가볼래?"
"오~ 재미있을 것 같아. 하지만 시끌벅적할 텐데 괜찮겠어?"
"이거 나를 너무 얕잡아 보는 거 아니야?"
그렇게 해서 음악을 들으러 체육관에 갔는데, 생각보다 귀가 따가워서 10분 만에 퇴장하게 되었다.
밖으로 나와서도 귀가 아직도 조금 지잉거린다.
"괜찮아?"
"으~ 괜찮아. 역시 큰 소리는 잘 못 듣겠어."
"그래서 말했는데 ......"
미나토가 한숨을 내쉬었다.
우연히 나무 그늘의 벤치가 비어 있어서 그곳에 앉았다.
"그러고 보니 오후의 예정 같은 건 있어?"
"아, 응. 마지막 한 시간만이지만."
"그 말은 아직 시간은 남는다는 뜻이네. ......낮잠 잘래?"
"낮잠?"
"응."
그렇게 말하고서, 미나토는 자신의 허벅지를 톡톡 두드렸다.
음, 그러니까 이것은 흔히 말하는 무릎베개 어필이라는 것일까?
"오전에 꽤 바빴지? 눈이 흐리멍덩해졌어. 다음에도 일할 거면 잘 쉬어야지."
"읏."
확실히 좀 졸리다.
오늘 아침은 다시 잠들지 않고 바로 일어난 탓에 약간 수면 부족 상태였다.
미나토와 함께 여러 문화제를 둘러볼 생각이라서 피곤함을 숨기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눈치챈 모양이다.
"자, 시간 아까우니까"
"으, 으으~"
마지못해, 뭐, 본심으로는 두근두근하면서 누워본다.
옆머리에 미나토의 부드러운 허벅지 감촉이 느껴진다.
긴장해서 잠을 잘 수가 없잖아 ......!
"시간이 되면 깨울 테니까, 잘 자."
부드럽게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일정한 리듬으로 쓰다듬어 주니, 마음이 안정되고 점점 졸음이 몰려왔다.
눈꺼풀이 닫히고, 의식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