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48화 문화제 때 친구를 부른 사람들은 어디서 친구를 구입한 거야?
    2023년 11월 12일 23시 03분 2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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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의 고등학교 문화제는 보안 관계상 초대권이 없으면 들어갈 수 없는 곳이 대부분이다.

     보통 학생들은 HR때 2, 3장씩 나눠주고, 추가로 더 받고 싶으면 다른 사람에게서 받거나 선생님에게 부탁해서 지인을 불러온다.

     뭐, 나는 매년 부를 사람도 없고 작년에는 감기에 걸려서 쉬었으니, 사실상 올해가 첫 문화제인 셈이지만.



     그래서 무슨 말을 하고 싶냐면, 작년까지의 나와 올해의 나는 다르다는 것을 전하고 싶다.

     즉, 초대할 수 있는 친구가 지금의 나에게는 있다는 것.

     의기양양하게 초대하고 싶은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서,



    "문화제 오지 않을래?"

    "미안, 그날은 일이 있어서......"



     미나토에게 거절당하고,



    "문화제에 와줬으면 좋겠어."

    "미안해, 그날은 학교에 가는 날이라서 못 가......."



     릿카짱에게 거절당하고,



    "저기, 문화제."

    "그날은 시험.'



     린네 선배에게 거절당한 나는 절망했다.

     어, 친한 사람 전멸인데?

     실화냐, 실화냐고.......



     하지만 생각해 보면, 우리 문화제는 평일인 금요일에 개최되니까 일반인들은 보통 일이나 학교로 바쁜 게 당연하다.

     으으, 그럼 올해도 외톨이라는 것으로.......



     아까부터 어디서 무슨 소리가 들려오는데, 자요이한테서 "문화제 맞죠?"라는 알림이 계속 오고 있지만 그것은 보고도 못 본 척을 한다.

     아무리 외톨이인 나라지만 사람을 고를 권리는 있으니까! 



     그렇게 나는 누구도 초대하지 않고 문화제까지 남은 며칠을 메이드 연습에 몰두하며 보냈다.

     너무 열심히 하다 보니 주변에서 "쿠로네 씨 혹시 화났어?"라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화난 건 아니다.

     단지 주의를 돌리고 싶었을 뿐이다.......



     ◆



    "캬~......"



     그렇게 문화제 당일.

     웬일로 커튼 너머로 보이는 아침 햇살에, 상쾌한 아침을 맞이할 수 있었다.

     엄마는 문화제든 뭐든 상관없이 일이 바빠서 아침부터 집에 안 계신다. 그걸 아쉬워하는 마음은 이미 오래전부터 잊고 살았으니 새삼스럽다.



     자, 오늘 아침은 뭘 먹을까 하고 침대 안에서 디스코드를 확인하다가,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에 어깨가 움찔하였다.

     어, 누구야? 

     엄마는 일 때문에 며칠 동안 집에 오지 않고, 미나토도 일한다고 했으니 우리 집에 오는 사람은 없을 텐데 .......

     혹시 도둑!? 

     갑작스러운 사건에 당황하여 침대 위에서 초조해하며 스마트폰으로 도움을 청하려는데, 방문 앞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렸던 것 같아서 얼어붙었다.



    "끼이이......"



     어쩔 수 없는지라 무심결에 눈물이 났는데, 문의 손잡이가 천천히 돌면서 문이 열렸다.



    "일어날 시간이야 코요이. 어, 무, 무슨 일이야!?"

    "미, 미나토 ......"



     그곳에 있던 것은 아카츠키 미나토였다.

     정장을 입은 미나토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왜, 왜 여기에 ......?"

    "아~ 갑자기 일을 쉬게 되어서."



     왠지 어물쩍 넘어가려는 느낌의 미나토를 의아해하면서도, 수상한 인물이 미나토였다는 안도감에 긴장이 확 풀렸다.

     그러고 보니 미나토는 언제부터인가 인터폰을 울리지 않고 집에 들어오기 시작했었지.



    "그래서, 그, 문화제 말인데 사실 한 명 더 오고 싶다고 하는 사람이 있어서."

    "어, 아는 사람?"

    "뭐, 코요이도 아는 사람인데 ......"



     누구일까 생각하고 있자,



    "미나토 씨~? 저는 도대체 언제까지 밖에서 기다려야 하나요? 이미 들어갔잖아요?"

    "아, 멋대로 들어오지 말라고 했는데."



     방 밖에서 목소리가 들린다.

     열린 문틈으로 슬쩍 들여다보는 얼굴은 ......,



    "카미시로, 시죠 ...... 씨."

    "오랜만이에요, 쿠로네코 씨. 아, 쿠로네 씨였나요."

    "아, 네."



     대체 왜 이 사람이 ......? 

     시선을 미나토에게로 돌리자,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문화제 이야기를 했더니 꼭 따라간다고 해서. 코요이가 싫으면 억지로라도 놓고 갈 텐데, 괜찮을까?"

    "미나토 씨가 안 된다고 해도 그건 쿠로네 씨의 대답이 아니니까요~ 물론 안 되면 물러갈게요."

    "...... 왜 오고 싶어 하는데?"



     얼마 전의 합방에서 못 끝낸 결판을 내러 온 것일까.



    "그냥 쿠로네 씨와 친해지고 싶을 뿐인데요? 뭐, 갑자기 들이닥친 것은 매너 위반이었지만, 오늘 알게 된 이야기라서. 가만히 있을 수도 없던지라 그만."

    "하아..."



     잘 모르겠지만 뭐 대충은 알겠다.

     티켓은 남아있고, 미나토가 일부러 데려왔다는 건 그런 점에서도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겠지.

     그럼 상관없나.



    "이상한 짓 안 할 거지?"

    "안 해요~"

    "갑자기 소리 지르지 않을 거지?"

    "안 해요~"

    "성희롱 안 할 거지?"

    "........."

    "어이!"



     그런 식으로 미나토와 카미시로 시죠가 동료로 합류했다.

     혼자는 외로웠기 때문에 반가운 것이 솔직한 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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