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부 첫사랑의 행방 1(2)2023년 09월 22일 19시 34분 5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그것들은 마치 엘세를 노리고 있던 것처럼, 그녀에게로 곧장 달려들었다.
[어, 어째서? 여기서, 못 나가겠어 ......!]
"...... 서, 설마......."
그리고 나와 엘세, 마물들을 둘러싸듯이 결계 같은 것이 쳐져 있어서 도망칠 수도 없었다.
엘세는 결계를 풀려고 했지만 연이어 공격해오는 마물들 때문에 불가능했고, 결국 그녀는 혼자서 모든 마물을 쓰러뜨렸다. 수많은 상처를 입으면서.
아무 힘도 없었던 나는, 그녀의 뒤에서 그저 보호받고 있을 뿐이었다.
[...... 아얏 ...... 당해버렸어 ......]
어느새 그 자리에 쓰러지듯 누워버린 엘세의 새하얀 성녀복은, 그녀의 피로 새빨갛게 물들어 있다.
[어서, 치유 마법을 ......!]
[...... 더 이상, 쓸 수 없게, 되었어]
급히 달려온 나를 보고 곤란하다는 웃는 그녀의 표정은, 내가 보아도 살 수 없을 것 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치유 마법을 사용하기 위한 마법 회로가 망가져 버렸는지, 엘세는 "실수했어"라고 말하며 웃었다.
(──엘세가, 죽어?)
그것은 나에게 죽음과 다름없었다. 엘세가 있었기 때문에, 태어나서 다행이라고 처음으로 생각한 것이다.
머리가 하얗게 되고, 무서워서 울고 싶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눈물만 흘러내렸다.
[금방 사람을 불러올 테니까........]
[펠릭스, 이리 오렴]
마물들이 모두 죽는 것과 동시에 결계는 풀렸다.
마을로 가서 도움을 청하려는 나를 붙들고, 엘세는 바닥에 누워 있는 채로 나를 끌어안았다. 분명 그녀는 이제 늦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안기는 것과 동시에 천천히 몸에서 마력이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어쩌면 마력만 있으면 치료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왜냐면 엘세는 대단한 마법사니까.
그런 기대를 가슴에 품고, 내 마력 따위는 다 비워질 때까지 엘세에게 다 주려고 생각했는데.
[어, 어째서 ......]
이윽고 고개를 들자, 새하얗던 그녀의 피부에는 화상 같은 흔적이 퍼져 있었다. 팔다리에도, 예쁜 얼굴에도.
분명 이 몸에 깃들어 있던 것과 같은 것이어서, 나는 숨을 쉬는 것도 잊고 그 모습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내 몸에서는 저주의 흔적이 완전히 없어졌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왜, 이런 ......!]
ㅡㅡ이제야 비로소 이해했다. 그날에도 엘세는 내 저주를 치료한 것이 아니라 흡수한 것이었음을.
누구보다 이 저주에 대해 잘 알고 있던 나는, 그녀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쉽게 상상할 수 있었다.
말문이 막힌 나에게, 엘세는 고통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펠릭스의 고통은 내가 다 짊어지고 갈게]
그 순간, 나는 어린아이처럼 울음을 터뜨렸다.
죽음을 깨달은 엘세는, 최후의 힘을 사용해 내 저주를 모두 자신의 몸으로 옮긴 것이다.
왜 엘세는 이렇게까지 나를 구해주는 것일까. 나는 아직 그녀에게 아무것도 돌려주지 못했는데.
[싫어, 싫어, 엘세 ...... 죽지 마 ......!]
엘세의 주변에는 피가 고였으며, 그녀를 안고 있던 내 몸도 새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울 수밖에 없는 나의 왼쪽 뺨을, 엘세는 차갑게 식어버린 손바닥으로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었다.
[나는, 행복했었어. 이렇게나 특별한 힘을 받아서 ...... 많은 사람들을 구할 수 있었고 ...... 마지막으로 이렇게 귀여운 제자까지 얻었는걸. 이제, 충분해]
제1부 첫사랑의 행방 1
413
피가 묻은 입술이 작은 호를 그린다. 떨리는 목소리로, 엘세는 "그러니."라고 말했다.
[...... 이제부터는, 펠릭스의 미래가 수많은 기쁜 일, 행복한 일로 가득 하기를........]
그것이 그녀의 마지막 말이었다.728x90'연애(판타지) > 텅 빈 성녀라며 버려졌지만, 결혼한 황제에게 총애받습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1부 첫사랑의 행방 3 (0) 2023.09.22 제1부 첫사랑의 행방 2 (0) 2023.09.22 제1부 첫사랑의 행방 1(1) (0) 2023.09.22 제1부 붉은 동굴 5 (0) 2023.09.22 제1부 붉은 동굴 4 (0) 2023.09.22 다음글이 없습니다.이전글이 없습니다.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