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 보니, 당신은 레스투르라는 성을 가지고 있었네요. 그럼 한 가지 더 물어봐도 될까요?""
"뭔가요?"
"당신은 와인을 입에 넣자마자 바로 펠모아의 독이라는 걸 알아차렸지? 그리고 해독제도 가지고 다녔고. 그건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아멜리아의 표정이 날카로워졌다. 틀림없이 그녀의 본론은 이것이다. 아리아드네가 해독제를 가지고 나타난 것을 의심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질문은 아리아드네도 예상했던 질문이다.
그래서 그 대답도 준비해 놓았다.
"...... 사실, 어머니도 같은 독약을 먹었답니다."
"ㅡㅡ아리아 황녀 전하가? 레스투르 황녀궁에 분주한 움직임이 있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설마 그런 일이 있었을 줄은."
아무래도 그쪽 일은 몰랐던 모양이다.
(정보망의 문제가 아니라, 레스퇴르의 황족에 관심이 없었던 것 같아)
그녀에게 있어 자신은 중요한 인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곤란하다. 조금 더 그녀들의 관심을 끌 필요가 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아르놀트가 입을 열었다.
"아리아 황녀 전하께서는 무사하십니까?"
"네, 어떻게든 목숨은 건졌어요. 다만 후유증이 심해서 회복할 수 있을지는......"
"그, 그건, 뭐라 말해야 할지......"
아리아드네가 쓸쓸하게 웃자, 아르놀트는 쓸데없는 질문을 했다는 것처럼 고개를 떨구었다. 이를 지켜보던 아멜리아가 닫힌 부채를 손바닥에 치면서 '펑'하고 소리를 냈다.
"아들이 실례를 했어."
"아뇨, 아멜리아 전 왕비께서 신경 쓰실 필요는 없어요. 어쨌든 그런 일이 있은 후라서 해독제를 가지고 다녔어요."
가슴에서 여러 개의 약병을 꺼내자 아르놀트는 온 힘을 다해 얼굴을 돌렸다.
그걸 지켜본 아멜리아가 웃음을 터뜨린다.
"해독제를 가지고 다닌 이유는 알겠어. 하지만 그런 일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왜 내 야회에 참석하기로 결정한 것은 왜일까."
아멜리아가 이 야회에서 독을 먹일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더군다나 지크벨트가 노리고 있기 때문에 제1왕자파에게 은혜를 베풀고 보호해 달라는 생각이었다고는 입이 찢어질 정도로 말할 수 없다.
아리아드네는 미리 준비한 변명을 늘어놓았다.
"...... 사실, 어머니께서 늘 말씀하셨어요. 만약 자신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아멜리아 전 왕비를 찾아가라고........"
"아리아 황녀 전하가 그런 말을?"
"네. 이유까지는 말씀해주시지 않았지만 ......"
여기서 괜한 변명을 늘어놓을 필요는 없다.
여걸로 유명한 아멜리아라면 반드시 아리아가 제2왕자파를 경계하고 있었다는, 아리아드네가 준비한 대답에 도달할 것이기 때문이다.
"...... 그래. 사정은 알았어. 그리고 당신의 어머니한테 감사해야겠네. 그 말 덕분에 나는 목숨을 구할 수 있었으니까. 물론 그 말에 따랐던 당신에게도."
아멜리아는 차분한 눈빛으로 아리아드네를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내가 준비한 대답에 도달한 것 같아. 그리고 나에 대해서도 어머니가 시킨 일을 잘 해내는 정도로는 우수하다는 인상을 주었으려나.......?)
아리아드네가 이것저것 계획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여러 가지로 의심을 받게 될 것이다. 하지만 명령받은 일을 정확하게 해내는 정도라는 인식이라면, 아리아드네 자신이 의심받을 일은 없다.
다음으로 의심을 받는 것은 아리아지만, 그 아리아는 침상에 누워있기 때문에 경계하지 않는다.
바로 이것이 아리아드네가 원했던 상황이었다.
"그럼, 아리아드네 황녀 전하. 뭔가 내게 부탁할 일은 없니?"
"해 주었으면 하는 것이요?"
부탁이야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지만, 아리아드네는 모르는 척했다.
"내 아들의 아내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해도 상관없어."
아르놀트가 황급히 말한다.
"어, 어머님! 무슨 말씀이십니까! 갑자기 그런 말씀을 하시면 아리아드네 황녀 전하한테 폐를 끼치지 않겠습니까!"
"아르놀트, 진정해. 농담도 못하니?"
"노, 농담? 아, 아아, 그렇군요. 농담...... 그랬군요."
"하지만 당신은 생각이 있는 듯하네?"
아리아드네에게로 시선을 돌린 아멜리아가 눈을 가늘게 떴다.
"...... 그런 계약을 생각하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에요."
"ㅡㅡ아, 아, 아리아드네 황녀 전하!?"
아르놀트가 동요한다. 하지만 아멜리아는 침착한 태도를 잃지 않았다. 그러면서 계속하라고 말없이 재촉한다.
"아까 말씀드렸지만, 어머니께서 누워 계세요. 그 틈을 노린 것처럼 제2왕자파의 개입이 있었답니다. 그 개입을 막아주셨으면 해서요."
"그럼 결혼을 통한 거래를 원하신다는 뜻이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