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곤란한데요. 왕족에게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잘 몰라서요."
나는 예의범절에 대해 잘 모른다. 귀족 등 위인들에 대한 대응은 주로 레온과 마리아에게 맡기고 있기 때문에 잘 모른다.
"그냥 평범하게 해도 괜찮아. 용사에게 그런 것은 기대하지 않는걸."
그녀는 예의에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성격인 것 같다. 고마우며, 매우 호감이 간다.
"저는 별로 강하지 않아. 그래서, 볼품없어도 이기는 것만을 목표로 삼고 있어."
"용사인데 강하지 않다니? 그럼 어떻게 마왕을 이기려고?"
나를 비하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호기심에 물어보는 것 같다.
"어떻게라, 그야 여러 가지 방법을 써서?"
"예를 들면?"
"글쎄. 예를 들어, 마왕의 성이 탈 것 같으면 불을 질러서 성을 다 태워버린다든가."
"성에 불을 질러!?"
알렉시아 공주는 입을 가리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기름을 사용하거나, 바람의 세기나 방향 같은 걸 고려해서 말이야. 그렇게 할 수 있다면 편할 텐데........"
"그건 용사가 하는 일이 아니야. 비겁하다구? 나도 용사는 암살자와 조금 닮았다고 생각한 적은 있지만, 정말 그런 짓을 할 줄은......"
알렉시아 공주는 조금 당황한 듯했다.
"나는 용사라 해도 약하니까.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마왕을 쓰러뜨릴 거야.
왜냐면, 마왕을 쓰러뜨리지 않으면 모두가 곤란해지겠지? 그러니 독이 통한다면 독을 쓸 것이고, 우리 편이 되어준다면 마물과 협상도 할 거야. 누가 뭐라 하든, 나는 해내야만 하는 거니까."
나는 용사답지 않고, 사실 용사도 아니다. 그래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싸워나갈 생각이다.
"당신은 외모만이 아니라 마음도 용사답지 않구나. 그럼, 왜 그렇게까지 해? 여기 돌아오지 않는다는 말은, 왕이 되고 싶다는 게 아니잖아? 도대체 목적이 뭐야?"
그녀는 이상한 것을 보는 듯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내 목적은 마왕을 쓰러뜨리는 거야. 그 이후는 생각하고 있지 않아. 마왕을 쓰러뜨릴 수만 있다면 목숨을 걸어도 괜찮아....... 아니, 사실 그렇게 되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르고."
내가 마왕과 함께 목숨을 잃는다면 아무도 아레스가 용사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을 것이다. 어쩌면 그것이 내가 원하는 미래일지도 모른다.
"안 돼."
알렉시아 공주는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며 나를 가리켰다.
"아레스 슈미트. 당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용사가 마왕이랑 같이 죽는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어. 그런 어두운 용사의 모험담은 있을 수 없는 일이야! 잘 들어? 용사는 마왕을 쓰러뜨리고 성으로 돌아오는 게 임무야."
왠지 그 말투가 12살 소녀다워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내가 돌아오면 넌 나랑 결혼을 해야 하는 거잖아? 그러면 곤란하지 않을까?"
그렇게 말하면서도, 성으로 돌아와 이 아이가 아름답게 성장한 모습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그건 곤란하지만 ...... 괜찮아! 내가 어떻게든 할게! 그러니 약속해! 마왕을 꼭 쓰러뜨리고 살아서 돌아간다고! 이건 왕녀의 명령이야!"
조금 곤란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그녀는 왕족답게 나에게 명령했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알았어. 약속할게, 나는 마왕을 쓰러뜨릴게. 그리고 나 자신도 잘 살아남을 테고."
나는 일부러 '살아서 돌아간다'는 말을 '살아남는다'로 바꾸었다.
"그러니까 알렉시아 공주도 좋아하는 사람과 결혼해야 한다? 나는 모두가 행복해지기 위해 싸우러 가는 거니까, 모처럼 마왕이 사라졌는데 네가 원하지 않는 결혼 같은 건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 알았어. 당신이 약속을 지킨다면, 나도 그 약속을 지킬게."
그녀는 얼굴을 돌려 표정을 감추고는, 그렇게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