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장5(1)2023년 09월 03일 20시 13분 2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결과적으로 아레스는 어떻게든 살았다.
마족이 바로 죽어버린 덕분에 목의 상처도 생각보다 심각하지 않아서, 회복 주문으로 상처가 봉합되었다.
하지만 상처가 막혔다고 해서 완치된 것은 아니었다. 아레스의 왼쪽 목 주변 일대가 보라색으로 변색되어 끔찍한 상태였다. 게다가 아레스는 목의 상처를 치료하는 데 모든 마력을 다 써버렸고, 마력 고갈과 상처의 통증으로 혼자서 서 있기도 힘들었다.
게다가 복부에 입은 상처는 얕은 상처였지만, 상처가 아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천을 감아 응급처치를 하고 있지만 천 표면에 피가 묻어있다. 초급 회복 마법으로 쉽게 치료할 수 있는 정도의 상처지만, 지금의 아레스에게는 그마저도 사용할 수 없다.
(이대로는 아레스가 위험해)
목의 손상도 그렇고, 배의 상처로 인해 목숨이 위태로울 수도 있다. 나는 짐을 최소화하고 아레스에게 어깨를 빌려주며 걷기 시작했다.
버려진 아레스의 검을 찾아내어서 지금은 내가 가지고 있다. 검만이라도 함께 가져가고 싶다고 아레스가 간청했기 때문이다.
"미안."
창백한 얼굴의 아레스가 사과했다.
"신경 쓰지 마. 나는 지금 세상을 구할 용사를 구하려고 하는 거라고? 나도 영웅이지?"
농담으로 얼버무리려 했지만, 발걸음의 무게는 어쩔 수 없었다. 평소 걷는 속도의 절반도 안 되는 속도다. 이러다가는 언제 마을에 도착할지 알 수 없다.
────
아레스의 상태는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되었다.
배의 상처가 심해진 탓인지, 아레스는 고열을 내었고 마침내 걸을 수 없게 되었다.
나는 짐을 거의 버리고서 아레스를 업고 걷기로 했다.
자신과 거의 같은 체격의 사람을 업고 걷는 것은 힘들다. 금방 체력이 고갈된다.
업고 걷다가는 바로 쉬는 것을 반복했다. 이대로라면 한 달이 지나도 인적이 드문 곳은커녕 숲조차 빠져나갈 수 없을 것이다.
쉬는 동안에 아레스를 향해 마을 신부에게 배운 회복 마법을 외쳤다.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었던 탓에, 역시 신의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평생의 부탁입니다! 아레스의 상처를 치유해 주세요!)
간절히 신에게 기도하고 빌어도 그 기도는 신에게 닿지 않았다.
이 정도의 상처로 아레스가 죽는다고 생각하자, 더욱 노력해서 회복 마법을 배울 걸 그랬다며 후회했다. 자신의 무력함에 눈물이 흘렀다.
아레스는 더 이상 눈을 뜰 수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내가 우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
────
아레스를 업고 걷는다. 하지만 전혀 진도가 나아가지 않는다. 어제보다 더 심하다. 내 몸 상태도 좋지 않다. 피로와 배고픔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더 이상 물이 없었다. 마실 물도 없고, 아레스의 배에 난 상처를 씻을 수도 없다.
근처에 강이나 물웅덩이가 있을 기미도 없고, 숲이 너무 험해서 안으로 들어갈 수도 없다. 물의 소중함을 알았어야 했다. 하지만 가지고 있던 물은 어제 아레스의 상처를 씻는 데 거의 다 써버렸기 때문에 더 이상 없다.
"물이여!"
예전에 아레스와 함께 연습했던 물의 마법 주문을 외워보지만,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으니 전혀 반응이 없다. 아레스라면 물 정도는 쉽게 낼 수 있었을 것이다.
왜 내가 상처 입은 게 내가 아니었을까.
왜 나는 간단한 마법 하나도 못 쓰는 것일까.
"우물에서 물을 길어오는 게 더 빠를 거야."
함께 마법을 공부했던 동료들은, 아레스가 처음 시전하는 물 마법을 보고 이렇게 평했다.
그 말이 맞을 것이다. 하지만 항상 근처에 우물이나 강이 있는 것은 아니다. 더군다나 마물과 싸우는 여정 중에 그런 천혜의 환경이 갖추어져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지금의 나는 그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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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되자 주변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짐승인지 괴물인지 알 수 없는 무언가의 울부짖음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무섭다. 불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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