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단장4(2)
    2023년 09월 03일 19시 57분 3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728x90



     그것은 진심이었다. 적어도 한 가지 정도는 같은 또래의 조카를 따라잡고 싶어서 필사적으로 노력했지만, 항상 잘 되지 않았다.



    "나도 잘 못하는 일은 ......"



     그렇게 말하려던 아레스는 멈칫했다. 나도 무슨 일인지 짐작하고는 멈춰 서서 주변을 살폈다.

     너무 조용하다. 숲 속 동물들의 울음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 



    "오, 눈치챘군. 역시 용사라는 말을 들을 만하구나."



     슬그머니, 앞쪽의 큰 나무 그늘에서 누군가가 나타났다. 사람 ...... 이지만 보라색 피부와 탄탄한 육체, 사람보다 두 배는 더 길어 보이는 귀, 그리고 새빨간 눈동자.



    "도망쳐! 마족이다!"



     아레스가 외쳤다. 그 말을 듣고, 나는 바로 뒤쪽으로 달려갔다.

     마족. 마왕의 권속인 그들은 사람에 가까운 모습을 하고 있지만, 힘도 마력도 사람보다 압도적으로 강하다.



     내가 빨리 도망친 것은 마족에 대한 두려움도 있지만, 아레스의 발목을 잡고 싶지 않은 마음도 컸다.



     곧이어 검과 검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아레스가 마족과 싸우기 시작한 것이다.

     나는 숲 속으로 뛰어들어 충분한 거리를 두고 나무 그늘에서 그 싸움을 지켜보았다.



     마족은 한 번도 본 적 없는 거대한 대검을 양손으로 휘두르고 있었다. 그것도 맹렬한 바람과 같은 기세로.



    "후훗, 선지자가 용사를 찾아냈다고 들었지만, 아직 어린애일 뿐이군. 성장하기 전에 죽여버리면 별 수 없겠지."



     여유 있는 마족의 공격 앞에서, 아레스는 방어를 할 수밖에 없었다.

     맞으면 다치기는커녕 죽을 수도 있는 공격을 아레스는 침착하게 피하고, 피하지 못한 것은 검으로 받아냈다.



     아레스는 계속 견뎌냈고, 그대로 시간만이 흘러갔다.

     공격하지 않는 아레스에게 처음에는 여유를 보였던 마족이지만, 이내 귀찮아진 모양이다.



    "방어만은 꽤 하는 모양인데? 하지만 마법은 어떨까?"



     좀처럼 공격이 맞지 않자 초조해진 마족은, 검의 공격을 멈추고 왼손을 앞으로 내밀어 마법을 발동시키려 했다.



     그 틈을 아레스는 놓치지 않았다.



    "하앗!"



     그동안 쌓아두었던 힘을 내뿜듯, 화살처럼 빠른 속도로 달려들어 앞으로 뻗은 마족의 손에 빠른 베기를 가했다.



     마족의 손가락 몇 개가 허공에 날아올랐다.



    "크아아아아아악! 이 녀석!"



     손상을 입은 마족은 곧바로 양손으로 대검을 다시 들어 올려 아레스에게 반격을 시도했다.



     하지만 방금 전까지의 검의 날카로움이 없다.



    (손가락을 잃어서 검을 제대로 잡을 수 없는 거야!)



     아레스는 이것을 노린 것일까? 노리고 있었다면 정말 대단하다!



     그때부터 아레스가 공격에 나섰고, 마족은 방어에 급급했다.

     아레스는 결코 큰 일격을 노리지 않고, 상대의 빈틈을 노려 미세한 대미지를 입혔다.



    "큭, 이놈이!"



     수많은 상처를 입은 마족은 옆에서 보기에도 서서히 약해지기 시작했다.

     승리가 눈앞에 다가왔지만, 아레스는 여전히 꿋꿋하게 싸움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날카로운 아레스의 일격을 피하지 못한 마족은, 마침내 검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쿠웅'하는 소리와 함께 땅에 떨어지는 마족의 검.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아레스는 마족의 목을 향해 검을 휘두른다.



     하지만 마족은 아무것도 없는 왼손으로 그 일격을 막아냈다. 칼날이 팔을 파고들지만, 완전히 양단하지는 못했다. 오히려 마족은 팔의 근육을 부풀려 검을 집어넣은 것처럼 보였다.



    "뺄 수 없어!?"



     이 싸움에서 처음으로 아레스는 목소리를 냈다.



    "왼손은 주마."



     마족은 싱긋 웃더니 오른손에 거대한 발톱을 만들어 아레스를 향해 달려들었다.



     아레스는 검을 내려놓고 이 일격을 피하려 했지만 배를 살짝 베였다.



     계속 다가오는 마물에 맞서 아레스는 주문을 외웠다.



    "바람이여!"



     바람의 마법을 마족의 눈을 겨냥해 발동했다.



    "쳇!"



     마법은 마족이 피했지만, 그 사이 아레스는 뒤로 물러나 간격을 벌렸다.



     마족은 왼손에 꽂혀 있던 검을 빼내어 뒤쪽 숲 속으로 던져버렸다. 왼손은 축 늘어져 있다. 역시나 만족스럽게 움직일 수 없는 모양이다.



     아레스는 무언가를 중얼거리고 있다. 아마도 마법의 주문을 외우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레스가 알고 있는 마법은 기본적인 것들뿐이라서, 마족에게 통할 것 같지 않다.



    (큰일이야!)



     그렇게 생각한 나는 숲 속에서 아레스에게 달려갔다. 손에는 자신의 검을 들고 있다.



     마족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레스는 충분히 오기를 기다렸다가 불의 주문을 발동했다.

     불은 마족의 머리를 뒤덮는 것처럼 달라붙었지만, 마족은 아랑곳하지 않고 돌진했다.

     아레스는 간신히 피했지만 움직임이 둔했다. 아까의 복부 상처가 발목을 잡고 있는 걸까?



    "아레스, 받아!"



     나는 자신의 검을 아레스를 향해 던졌다.



     마족이 오른손의 발톱을 휘두른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검을 아레스는 능숙하게 받아내었고, 발톱을 휘두르는 마족의 품에 뛰어들어 배를 꿰뚫었다.



    "해냈다!"



     나는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 목숨도 주마 ...... 하지만 너도 같이 가자 ......"



     마족은 칼에 찔린 상태에서, 입에서 삐져나온 커다란 송곳니로 아레스의 목을 물어뜯었다.

     아레스의 목에서 피가 힘차게 뿜어져 나온다.



    "아레스!"



     나의 절규가 숲 속에 울려 퍼졌다.

     

    728x90

    '판타지 > 누가 용사를 죽였는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단장5(2)  (0) 2023.09.03
    단장5(1)  (0) 2023.09.03
    단장4(1)  (0) 2023.09.03
    4(3)  (0) 2023.09.03
    4(2)  (0) 2023.09.03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