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51 마리 누나와 예상 밖의 마중
    2023년 08월 25일 21시 18분 5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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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가 속도를 줄이고 갑판에서 입항 준비로 분주해질 무렵, 나는 멀리 보이는 항구의 이상함을 발견했다.



     항구가, 출항할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는 것이다.



     활기가 넘친다는 것과는 조금 다르다.



     사람은 많지만, 그에 비해 움직임이 적다.



     엄숙한 의식에 참석하기 위해 줄을 선 참석자들처럼, 왠지 모를 긴장감이 감돈다.



    "무슨 일일까요."



    "환영식치고는 꽤나 호들갑스럽네."



     칸나 씨도 볼에 집게손가락을 대며 의아한 표정을 짓는다.



    "카르디아 사절 분한테서도 특별히 들은 바가 없는데요......"



     예정대로라면, 지난번처럼 마차를 타고 그대로 왕도로 향해야 한다.



     하지만 그곳에서 나는 다음 이상함을 발견했다.



    "앗."



     배가 가까워지면서 보이는 것은, 바로 그 마차.



     다만 지난번과 다르게 마차의 크기가 4배 정도 더 크고, 차체가 금색의 장식으로 덮여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예전에 에덴의 도시에서 왕도로 향할 때 모험가 길드에서 준비해 준 마차보다 더 호화롭다.

      

     이런 마차를 타고 이곳에 나타날 것 같은 사람을, 나는 알고 있다.



     아니, 그 사람밖에 없겠지 .......



     입항 후 배에서 내리자, 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마차 문이 열린다.



     거기에는 예상대로 임금님의 모습이 있었다.



     순간 항구에 모인 사람들로부터 환호성이 터져 나왔고, 임금님은 한 손을 들어 화답하며 천천히 이쪽으로 다가왔다.



     그의 발걸음에 맞춰 사람들이 갈라진다.



     마치 오래된 영화의, 바다를 가르는 한 장면처럼.



    "어째서 임금님이 ......"



     의아해하는 나와는 대조적으로,



    "세상에나! 임금님도 참 한시라도 빨리 나를 만나고 싶었던 거구나!!!"

     

     순식간에 기분이 최고조에 달한 칸나 씨.



     아무것도 듣지 않았는데도 이렇게 강력하게 단언할 수 있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대단한 것 같다.



     그리고 그걸 들었을 임금님이 전혀 반응이 없는 것도 대단하다.



     왕의 사전에는 '질리다'라는 단어가 없을지도 모른다.



     ...... 아니, 애초에 처음 만났을 때부터 '결혼해! 라는 말을 듣고도 태연했으니, 새삼스러운가?



     분명 임금님이 되려면 여러 가지 스킬이 필요하고, 그걸 올리는 것이겠지.



     나도 게임이 설정하지 않았던 몇 가지 스킬을 떠올리며, 무심코 먼 곳을 바라보게 된다.



     이렇게 말하는 쪽에서 이미 그 스킬을 사용하고 있는 것을 보니, 빨리 어떻게든 해야겠어 .......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는 동안, 임금님은 이미 눈앞에 서 있었다.

     

    "짐의 대리인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 줘서 고맙구나, 마리아."



    "그런, 감사는 제가 해야죠."



     첫 바다, 배 여행, 외딴섬에서의 호화로운 시간.



     모두 얻기 힘든 경험이었고, 무엇보다도 즐거운 시간이었다.



    "그럼 더할 나위 없군. 하지만 예정에 없던 일도 있었다지 않은가. 그대들을 애먹일 만한 상대가 리베르타에 있을 줄은."



    "어떻게 그걸 아셨어요?"



    "짐의 부하에게 새를 맡겨서, 그대들이 도착하기 한 발 앞서 소식을 들었지."



     그렇게 말하면서, 임금님은 주머니에서 접힌 작은 종이를 꺼내어 보여줬다.



    "하지만 가신들의 자세한 보고와는 별개로, 직접 말을 주고받으며 그대들의 이야기도 듣고 싶었다."



    "그거라면, 제가!"



     루레트 씨는 기운이 없어서 칸나 씨의 폭주를 막을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대신 움직여 준 것은 길스였다.



     말 그대로 후두부에 "꽝!" 하고 일격을 가하여, 혼수상태에 빠진 채로 그 자리에서 떠나게 했다.



     분위기를 읽은 길스의 행동에 감동한 벨은, 땅바닥에 내려서 루레트 씨의 근처로 걸어갔다.



     고개를 숙인 상태의 루레트 씨가 이를 알아채고 가만히 올려다보는 벨에게 손을 내밀자, 벨은 그 손을 타고 어깨로 이동했다.



     공교롭게도, 이벤트 당시에 네로가 루레트 씨를 정신 차리게 하기 위해 앉았던 바로 그 자리였다. 



     눈이 촉촉해지는 와중에, 뱃멀미로 일어서지 못하는 마레우스 씨를 교단 사람들이 조심조심 옮겨주었다.......



     ............ 내 감동을 돌려줬으면 해.



    "푸하핫, 역시 그대들은 재미있구먼"



    "함께 취급하지 말아 주세요!!"



     진심 어린 호소였지만, 웃는 왕을 멈추게 하지는 못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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