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eforeTheater 꿈=(갈망×극기) opening(1)2023년 08월 15일 19시 48분 2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opening――
ㅡㅡ1973년
철이 든다는 말이 있다.
기억의 시작점. 첫 기억. 오래도록 남는 마음의 기록.
3평 남짓한 방. 현관 왼편에는 작은 샤워실과 일본식 화장실이 있는 아파트.
"방해된다, 비켜!"
"앗."
뺨에 열이 오른다. 확 뜨거워졌다가 따끔따끔하게 아팠다. 뼈와 살갗만 남은 것 같은 내 몸은 쉽게 날아가 다다미 위에 굴러 떨어진다. 썩어가는 다다미는 그 자체로 삐걱거리며 살짝 가라앉았다. 다다미 위에 굴러다니는 맥주병이 내 얼굴을 비춘다. 말라비틀어지고 눈빛이 좋지 않아 귀엽지 않은 소녀. 부스스한 머리와 눈 밑의 다크서클 때문에 마치 유령처럼 보이는 아이.
아버지는 나를 때린 것도 잊고 텔레비전을 보고 있다. 어머니는 처음부터 끝까지 무심한 태도로 작은 화장대 앞에서 몸을 굽혀 분을 치대고 있다. 나는 그런 부모님의 모습을 보면서, 기어가는 것처럼 몸을 움직여 구멍이 난 미닫이문에 등을 맡겼다.
(배고파)
철이 든다는 말이 있다.
첫 기억. 뿌리내린 기억. 마음에 박힌 기록.
저렴한 임대료에 허름한 방. 현관 오른쪽이 싱크대, 가스레인지는 1구.
(오늘은 밥 먹을 수 있으려나)
나의ㅡㅡ키리오 츠구미의 원점은, 폭력과 배고픔 속에서 싹을 틔웠다.
B/e/f/o/r/e/T/h/e/a/t/e/r/――――――단장 키리오 츠구미(1)
ㅡㅡ0ㅡㅡ
ㅡㅡ1980년 봄
신발과 맥주병으로 어지럽혀진 현관에서 빨간 책가방을 짊어지자, 교과서의 무게가 어깨를 짓누른다. 마른 몸을 파고드는 어깨끈이 거슬려 엄지손가락을 슬쩍 밀어 넣었다. 등을 튕기며 다시 짊어지자, 무리한 힘으로 인해 배고픔을 떠올리게 된다. 나는 한숨을 삼키며 그 뒤에 덮쳐올 악순환을 떨쳐버리기 위해 운동화를 신고 문고리에 손을 대었다.
"어이, 츠구미"
낮은 목소리. 문고리에 걸었던 손을 거두며 돌아보니, 짧게 자른 머리에 수염을 기른 남자가 딸꾹질을 하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작게 "왜, 아빠."라고 대답하자, 그 남자는ㅡㅡ나의 아버지는 나를 향해 빈 맥주캔을 던졌다. 그래봐야 술주정뱅이의 폭투인지, 빈 깡통은 나를 피해 굳게 닫힌 알루미늄 문에 부딪혀 튕겨져 나갔다. 날카로운 소리. 익숙한 소리. 나는 벌벌 떨고 있는 내 어깨를 추스르며 아버지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기 위해 계속 기다렸다.
방금 전은 빈 깡통이라 다행이다. 이게 맥주병으로 바뀌면 어떡해. 일어나서 나를 찌르면 어떡해. 딱딱한 주먹은 싫어. 뺨을 때리는 것도 싫어. 조용히 받아들이면 두 방째는 안 올 것이다. 삼킨 침이 싫은 소리를 낸다. 빨리 이 시간이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다녀올게요, 정도는 말하는게 어때."
"...... 다녀올게요"
다녀오라는 말은 없다. 기대도 하지 않았다. 아버지는 자신이 먼저 제안한 일인데도 금방 흥미를 잃고, 야간 근무를 마치고 이불을 뒤집어쓰고 있는 어머니에게 다가갔다.
"어이, 스미레, 술은?"
"음....... ...... 모르겠어........ ......"
"모른다고!?"
"당신 술값을 벌고 와서 자고 있는 거잖아! ...... 깨우지 말아 줘......"
"쳇, 젠장!"
이불을 다시 덮는 어머니. 욕설을 내뱉는 아버지. 그 모습을 끝까지 보지 않고서, 나는 한숨과 함께 이번에야말로 문고리에 손을 걸었다. 이 정도로 끝나서 다행이다 ...... 라는 익숙한 안도감을 숨을 내쉬면서.
봄 햇살은 따뜻하다. 하지만 피부에 닿는 바람은 여전히 차갑다. 반면 내 옷차림은 사계절 내내 입는 낡은 7부 폴로셔츠와, 소녀다움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7부 바지. 똑같은 두 세트의 거적때기를 입고 다니는 단벌 소녀. 이제 주변의 기이한 시선에도 익숙해졌다.
(배고프다~)728x90'연애(현실) > 호러 여배우가 천재 아역으로 전생했습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BeforeTheater 꿈=(갈망×극기) opening(3) (0) 2023.08.15 BeforeTheater 꿈=(갈망×극기) opening(2) (0) 2023.08.15 Theater16 론리×온리×올 ending (0) 2022.05.25 Theater16 론리×온리×올 scene5 (0) 2022.05.25 Theater16 론리×온리×올 scene4 (0) 2022.05.25 다음글이 없습니다.이전글이 없습니다.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