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둘러 파트너가 열어놓은 문으로 들어가 안쪽 사람에게 말을 건넨다.
"죄송합니다. 그래서, 무슨.................."
다음 순간, 자신의 몸이 얼어붙는다. 강렬한 공포는 얼굴에서 피를 빼앗아가고, 떨림과 함께 체온을 앗아갔다.
책상에는 ............ 삼보가 있았다.
벽을 축으로, 방금 전과 달리 왼쪽을 바라보고 앉아서 똑같은 자세로 벽을 응시하고 있다.
"............저, 저기 ......"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앗 ......!"
당황한 차에 파트너의 절규가 들려온다. 매우 커다랬기 때문에, 심상치 않은 상황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왜, 왜 그래 ......!"
도망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동료가 걱정된다는 핑계를 대고서 옆방으로 달려갔다.
"앗, ............ 이, 이거 ...... 빨리 ......!"
"............"
상대는 방의 반쯤까지 들어와서는, 엉덩방아를 찧은 채 이쪽으로 도망치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었다.
그리고 달려온 파트너를 발견하자마자 책상에 놓인 삼보를 가리켰다.
"앗, ............"
떨리는 양손으로 옷의 가슴팍을 움켜쥐고, 의기양양하게 걸어 나간다.
왼쪽 벽을 따라 놓인 침대에 부딪히지 않도록 조심하며 걸어가면서, 이토록 소란을 피워도 움직이지 않는 삼보의 이상함을 찾아본다.
"..................---- --"
삼보는 머리 꼭대기에서 가랑이 사이까지 세로로 반으로 쪼개져 따로따로 앉혀져 있었다.
.........
......
...
곧 대주교들에게도 소식이 전해져서, 막 돌아온 차인 듀어를 제외한 주요 인물들이 모였다.
미친 듯한 사건이 또다시 시작되었다. 이번엔 모방범이 아닌 진짜 괴물에 의한 것이다.
아침 식사 후, 볼일이 있다며 집무실로 향하는 파소 일행과 헤어진 지 불과 삼십여 분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 방금 전에도 만났었는데."
"진짜 괴물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우리는 여전히 표적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범인이 누구인지 알게 된 사돈과 파소는, 사태의 심각성에 굳은 표정을 더욱 일그러뜨린다.
두 사람의 표정만 봐도 회의실에 심상치 않은 기운이 흐른다.
"...... 파소 씨! 메이드들을 모두 감옥에 집어넣어야 합니다!"
"그것도 어쩔 수 없겠지.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가 죽을 판이니 ......"
과격한 주장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아무도 반대의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
거울처럼 연출된 광기 어린 살인 때문에 모두들 겁에 질려 벌벌 떨고 있는 것이다.
그토록 자랑스러워하고 자신들이 정점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근간. 그 복음 따위는 이제 더 이상 아무런 위안이 되지 않는다.
"...... 하지만 전설의 괴수라고 하지? 만약 폭주한다면 그 피해는 헤아릴 수 없지 않을까."
라이칸슬롭. 이야기 속에 라이칸슬롭이 등장하는 작품은 여러 편이 있다. 그래서인지, 반론을 제기한 챔프뿐만 아니라 메이드를 가두자며 떠들던 사람들까지 생각을 바꾸기 시작했다.
"저는 ............ 그분을 특정하거나, 혹은 이쪽에서 불러서 '협상'이라는 수단을 취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때 파소에게는 세 가지 선택지가 있었다.
첫째, 강제로 선생을 끌어들이는 것. 하지만 듀어는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유미와 함께 최고 전력인 듀어와 더 이상 마찰을 일으키는 것은 꺼려진다.
그렇다면 흑기사와 손을 잡는 것은 어떨까. 파소 개인으로서는 문제가 없다. 듀어에게 도움을 줬다고 하니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행방을 알 수 없다. 연락이 닿지 않는다.
남은 것은, 범인과의 협상.
"이제부터 협상 방법과 내용을 논의합시다. 그것을 빨리 메이드들에게 통보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