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9장 198화 카난의 영웅(5)
    2023년 07월 19일 21시 58분 3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728x90

     


    "
    검이 오갈 때마다 <비취>의 비늘가루가 흩날리며 가벼워진다는 사실조차도 모르는 겐가 ......"



     노회하기 짝이 없다.



    "
    유미에게는 통하지 않더라도너처럼 계집 한 명에 대의를 잃는 미숙한 자에게는 통하지."



     복음이 건재한 가니메데는 검을 아주 쉽게 쳐내면서,



    "
    ......!? 헉................."

    "......
    혈연도 없으면서, 뭐가 가족이냐?"



     토해내면서, 듀어의 복부에 <비취>를 찔러 넣었다.



    "
    소꿉놀이라면 몰래 해나가면 되었다. 부모도 없는 고아들이 모여 뭐가 가족이냐. 뭐가 복수냐 ......!"

    "............"



     <비취>에서 나오는 신록의 빛에 중독되어, 듀어의 몸이 연약해진다.



    "
    이로스네한테는 찬란한 미래가 있었다. 베네딕트 님의 기치 아래, 종교 탄압의 마수에 맞서 정면으로 대전을 펼쳐야 할 영걸들이었다. 그것을 네놈은 ......"

    "............"

    "
    아아 ...... 네놈을 데려온 게 실패였군"

    "
     ............"



     흘려들을 수 없는 말이었다.



    "
    저승의 선물로 알려주마. ...... 엔제 교단에서는 특정한 조건의 아이들을, 엄선된 정예들이 비밀리에 모으고 있다.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말이지."



     듣고 싶지 않은 말이 이어진다.



    "
    네놈의 부모를 죽이고 갓난아기인 너를 데려온 자는 ...... 나다."



     두 번이나 가족을 빼앗긴 사실을 알게 되었다.



    "
    내가 밉나? 그래, 혈육을 살해당한 증오가 바로 그거다! 비교도 되지 않지! 네놈들은 그저 긁어모은 잡동사니에 불과하다!!!"



     고개를 숙인 채로, 입에서 거친 분노의 고함이 날아온다.



    "
    그런데도 나의 단 하나뿐인 손자를 ---- 커헉!?"

    "
    가니메데."



     다리에서 뽑은 도끼로 가니메데의 무릎을 쪼개고, 검을 든 왼팔과 옷깃을 움켜쥔다.



    "
    크으으...... 으으으으......!"

    "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복음을 펄럭여 이탈을 시도하지만, 한쪽 다리만으로는 좀처럼 움직일 수 없어 극심한 고통을 견딜 수밖에 없다.



    "
    나는 너를 죽인다. 그것도 변함없고."

    "
    아직도 그런 말을!"

    "
    그리고 카난은 가족이었다. 지금 네게서 부모님의 이야기를 듣고 확신했다."



     치밀어 오르는 분노에, 안도했다.



    "
    같은 분노, 같은 슬픔이었다. 나와 카난은, 분명 가족이었다."

    "
    , 무슨......? 애초에 이제부터 어떻게 발버둥 치려고? 방금 도끼로 공격했다면 어느 정도 가능성은 있었을 텐데 ...... 그 선생한테 부탁이라도 할 건가? 설마 흑기사에게 부탁할 건가?"



     그럴 필요는 없다.



    "
    생각해 보니나보다 더 적임자가 있었다."



     폭풍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비조차 불태우는 그 불은 맹렬하게 타오르고 있었다.



    "............ 
    설마!"



     눈치챈 가니메데는 주변을 살피다가, 잔해를 헤치고 올라오는 그 모습을 발견했다.



     공교롭게도 동시에 가니메데의 모습도 포착되었다.



    "
    들리지? 카난의 영웅이 왔다 ......"



     들끓어 오르는 분노에 사로잡힌 구리가, 원수를 보고 포효했다.



     몸에서 피어오르는 불길이 끝없이 터져 나와서, 전에 본 적이 없는 위험한 상태가 되었다.



    [
    쿠오오오오오오!!]

    "
    , 놔라, 놔라 이노오오오오옴!!"



     머리를 찔러보아도, 때려보아도, 힘이 줄지 않는 팔다리와 악력으로 제압당한다.



     지금의 구리를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이 정도로 무서운 모습을 보면, 가니메데도 이해한다.



    "
    얼마나 카난이 소중했는지. 우리들이 얼마나 슬퍼했는지. 깨달아라. 이것이 내가 너에게 주는단죄다 ......."



     사색이 되어 발버둥 치는 가니메데를, 찾아온 구리에게로 밀쳐낸다.



    "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거구에 뒤덮인 가니메데는, 불에 탄 발톱에 피부를 찢겼고,



    "
    끄아악!? 그만그만해 ......!?"



     팔과 다리를 물어뜯기고,



    "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살점을 물어뜯기고 내장을 파 먹히며,



    "
    커헉, 크으...... 으으......!"



     한동안 분노를 표출한 ,



    "
    아아......아아............ㅡㅡㅡㅡㅡ"



     눈물을 흘리며 몽롱해진 가니메데의 머리가, 통째로 씹혀서 산산조각이 났다.



    "............"

    "...... 
    구리 ......"



     충분히 죽여버린 후, 구리는 미동도 하지 않고 말없이 서 있다가 이윽고 비통한 포효를 내뱉기 시작했다.



    "...... 
    그래나도 마찬가지다......"



     흐릿한 눈으로 폭풍우가 몰아치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옛 시절을 추억한다.



     복수를 했음에도, 비는 그치지 않는다.



     복수를 이루었음에도, 마음은 맑아지지 않는다.



     분노는 사라지고, 슬픔만이 커져 간다.



     이곳에는, 네가 없으니까.

     

     

    728x90

    '판타지 > 옛 마왕의 이야기를!' 카테고리의 다른 글

    9장 199화 불운(2)  (0) 2023.07.20
    9장 199화 불운(1)  (0) 2023.07.19
    9장 198화 카난의 영웅(4)  (0) 2023.07.19
    9장 198화 카난의 영웅(3)  (0) 2023.07.19
    9장 198화 카난의 영웅(2)  (0) 2023.07.19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