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장 188화 가족을 아는 자로서(1)2023년 07월 15일 19시 48분 5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아이들이 시끌벅적하게 뛰노는 곳에서 벗어나, 담벼락을 따라 늘어선 나무 한 그루의 그늘로 다가간다.
어린 내가 나보다 작은 아이와 새끼 곰에게로 걸어가고 있다.
"...... 카난, 또 여기 있는 거야?"
십여 년 전 ...... 어린 시절의 기억이었다.
교회의 고아원에는 여러 종족의 많은 아이들이 자라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전투에 특화된 능력과 재능을 가진 자들이 많았던 것 같다. 나도 어렸을 때부터 검을 들고 매일 훈련에 매진했었다.
"............"
"...... 또 원장인가."
어린 시절의 나는 짜증으로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언제 떠올려도 화가 난다.
당시 고아원 원장이었던 남자는 수인차별주의자여서, 카난에게 공공연한 학대를 일삼았다. 당시에는 몰랐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때리고 발로 차는 등 믿기 힘든 폭행까지 했다고 한다.
그녀에게 들은 것이니, 어쩌면 그 이상의 행위도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상처를 입힐까 봐 더 이상은 묻지 못했다.
"우리 곁에 있으면 돼. 그래야 보호해 줄 수 있어."
"............"
끌어들일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쉽게 상상할 수 있었다.
사실 다른 아이들은 원장의 표적이 되지 않기 위해 카난을 피하고 있다. 오히려 원장의 마음에 들기 위해 돌을 던지고 괴롭히는 사람까지 있다.
고립된 카난에게 신경을 쓰는 것은 나뿐이었다. 사돈과 아체조차도 위험하다며 멀리서 바라보기만 했다.
"내일 또 훈련시켜주러 오는 대주교 ...... 미티라는 가끔씩 맛탱이가 간 아저씨인데, 그 사람한테 말해볼게. 그 녀석은 원장으로서 실격이라고 해야지."
"...... 또 혼나버려."
떨리는 목소리에, 새겨진 공포가 묻어난다.
조용하고 얌전하고 소심했던 이 시절의 카난은 분노에 대한 강한 트라우마를 지니고 있었다. 자기 자신이든, 타인이든. 잘 들리는 그 귀에 닿으면, 혼자 조용히 떨면서 참는다.
"몰라. 그 녀석은 남이야. 가족을 지키는데 남한테 혼나는 것 따위는 신경 쓰지 않아."
이 무렵부터 실습 등으로 바깥세상을 보기 시작했고, 위화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원장과 직원들은 어쩔 수 없이 아이들을 관리하고 있으며, 엔제 교단 전체를 보아도 양육하는 것이 아닌 맹목적인 신앙심을 심어주고, 결과적으로 목숨도 아끼지 않는 전투원을 양산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어른들은 그것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을 자랑스러워하고, 다른 주장을 악이라며 듣지 않는다.
자신은 종교가 무섭게 느껴졌다.
"...... 나는 여기가 싫어. 하지만 카난과 아체가 이곳을 집이라고 부른다면 내가 지킬 수밖에. 살기 좋은 집으로 만들 수밖에."
초췌해 보이기까지 하는, 너무 우울한 그 모습에 불안해지면서도, 카난과 구리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최선을 다해 친애의 감정을 전한다.
사랑은 우리의 안에만 있다. 함께 자라는 동료들에게만 사랑을 받고, 자신도 사랑을 베푼다.
"가족"인가, 아니면 그 이외인가. 이 무렵에는 자기 안에 분명하게 기틀이 잡혀 있었다.
싫어하는 어른들에 대한 반항심도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카난처럼 부당한 대우를 받는 아이에게 말을 걸지 않을 수 없었다.
"흑............"
"............"
눈물을 흘리는 카난을 가슴 아프게 바라보며, 둘이서 자유시간이 지나가기를 기다린다.
남녀가 분리된 기숙사이며, 같은 방을 쓰는 사람들로부터도 심한 대우를 받았기 때문에, 이때만이 안식처가 될 수 있었다. 잠자리는 젖었으며, 눈앞에서 험담을 당하고, 구리를 껴안고서 잠을 자는 매일.
그쪽에도 몇 번을 주의했음에도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며칠이 지나갔다. 카난도 그렇지만, 자신의 한계가 가까워졌음을 무의식적으로 감지하고 있었다.728x90'판타지 > 옛 마왕의 이야기를!'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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